12월 28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백호(白虎) 사파리’에서 백호와 벵갈호랑이가 포효하고 있다. 2010년은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백호 해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새해 새아침입니다. 새해 아침은 우렁찬 호랑이의 포효(咆哮)로 시작되었습니다. 백수(百獸)의 제왕으로 불리는 호랑이는 단연 용맹의 상징이지요. 하지만 민화에서는 해학과 풍자의 대상으로 익살스럽고 다정하기까지 합니다.
호랑이는 우리와 매우 친근한 동물입니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도 있고,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하던 동화 속 호랑이는 세 살 아이도 잘 알고 있지요. 조선을 호담국(虎談國)이라 부른 것이나 수많은 예술품이나 유적에 호랑이가 함께 합니다.
경인년(庚寅年)은 더욱 새롭습니다. 호랑이가 전해주는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살아가는 일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지금이 절망의 늪에
서 허우적거릴 때는 아닌 듯합니다. 우리에겐 지금보다도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고 그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온 저력이 있습니다.
백호의 포효 ⓒ G뉴스플러스 황진환
그동안 많은 것을 누리던 우리들이 형편이 좀 어려워졌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사치에 불과할 뿐입니다. 마음을 비워야지요. 욕심으로만 가득 찼으니 현실이 암울하게만 느껴질 것입니다. 비워야 채워진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세상엔 일등 인생만 있는 것이 아니지요.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소중한 법입니다.
돈이 많고 권력이 있다고 일등 인생이 아닙니다.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어도 삼류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세상이지요. 오히려 돈이 많거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행태를 걱정하는 국민이 많은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가진 사람들이 가진 만큼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지요.
가진 것은 작지만 이웃을 배려하고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돈이 많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도 이웃을 위해 국민을 위해 노력할 때 그 가치는 빛나고 존경을 받게 되는 법입니다. 삶의 격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금빛보다 별빛이나 달빛이, 다이아몬드 광채보다 햇살이 소중하다는 걸 말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새로운 것을 찾지만 새로움은 마음속에 있습니다. 모두가 꿈을 찾아 나서지만 꿈 또한 마음속에 있지요. 누구나 크고 넓은 길을 찾아 떠나지만 세상 모든 길은 마음속에 있는 법입니다. 마음의 빛이야말로 삶을 밝혀주는 등불이 됩니다. 가진 것은 작아도 이웃을 배려하고 나누며 사는 크고 넓은 마음을 지녔다면 누구보다도 넉넉한 사람입니다.
ⓒ G뉴스플러스 황진환
돈이나 권력으로 안 되는 일이 없다고들 하지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돈이나 권력으로 안 되는 일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공평하고 누구나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배려하고 나누며 베풀 줄 알아야 합니다. 무조건 지키려고만 하다간 더 큰 것을 잃는 법입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모두에게 노력하는 만큼 삶이 풍요로워지는 호랑이해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무엇이 정말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인생인가를 곰곰이 곱씹어 보며 경건하게 새해를 맞이했으면 합니다.
◆홍승표는.
홍승표 파주부시장(시인) ⓒ G뉴스플러스
경기도 광주의 평범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고교시절 연세대학 주최 전국남녀고교생 문예작품 공모에 당선되었고 1988년 경인일보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1991년 시조문학의 추천을 받았으며 1992년 한국시조 신인상과 2004년 팔달 문학상을 받았다.
만학으로 야간대학을 졸업 후 경기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경기도청에서 일하는 동안 직원들이 뽑는 “함께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공무원”으로 3회 연속 선정돼 공무원노조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한국문인 협회와 한국 시조시인협회회원으로 두 권의 개인시집과 다수의 공동시집이 있으며 현재 파주부시장으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