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도민들의 녹색생활을 유도하기 위해 10일부터 17일까지 오산 물향기수목원에서 ‘내가 그린(Green) 경기도’ 행사를 마련했다. 11일 수목원을 찾은 한 시민과 아이가 ‘토마토 유치원’을 둘러보고 있다. ⓒ G뉴스플러스
때 이른 한여름 무더위가 찾아온 11일, 오산 물향기수목원에는 오전부터 초록빛 자연을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연인, 산책 겸 운동을 하러 나오신 노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수목원을 찾았다.
이곳에는 10일부터 17일까지 ‘내가 그린(Green) 경기도’ 행사가 열리고 있다. 행사 이틀째인 이날 수목원 초입에 위치한 관리사무소 앞 광장에는 다양한 체험행사와 전시가 펼쳐져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광장 오른편으로 DMZ 곤충 전시와 옥상농원, 상자텃밭, 실내수경재배기 등의 전시부스가 자리했다. 폐타이어로 만든 작은 꽃밭, 단호박·오이 등 넝쿨 식물을 심어놓은 터널형 채소농원, 쌈채소를 심어놓은 작은 상자텃밭 등 집안 베란다나 정원, 옥상에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정원 형태가 전시됐다.
화성시 수영초등학교 교사 이혜영(42)씨는 “자연과 정원 관련 전시가 열린다고 해서 과학반 학생들과 식물 탐구를 주제로 이곳을 방문했다”며 “석부작 만들기, 압화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있어서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영초등학교 6학년 허예빈(13)양은 “호박이나 방울토마토가 실제 자라나는 과정을 사진으로만 보다가 직접 보니까 친근감이 생기고, 더 잘 알게 됐다”고 전시를 본 소감을 말했다.
같은 학교 6학년 송지혜(13)양도 “타이어에 만들어 놓은 꽃밭이 예쁘고 좋은 아이디어 같다. 길앞잡이 같은 곤충도 책에서만 봤는데 여기 와서 실제로 처음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전시부스의 행사 관계자는 “도시 내에서 농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보여주기 위해 쌈채소 상자텃밭과 화단 등을 전시하게 됐다”며 “가족단위 관람객이나 유치원생, 학생들도 많이 와서 전시를 보고 간다”고 설명했다.
미니화분 만들기 체험행사장에서 한 가족이 직접 작은 화분에 흙을 담아 식물을 심어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 G뉴스플러스
광장 왼편에는 미니화분·도자기화분·석부작 만들기 등 참가자들이 직접 화분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부스가 마련됐다. 말린 꽃을 이용한 압화 만들기, 나무솟대·가족 명패 만들기 등 나무를 이용하는 목공교실도 열렸다.
체험행사에 참가하려면 각 1천원에서 5천원까지의 재료비를 내야 하지만 직접 화분이나 작품을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행사 진행요원의 설명에 따라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화분을 만들며 정겨운 대화도 나누고, 직접 만든 화분은 봉지에 담아 집으로 가져갔다. 화단을 꾸민다며 큰 이동식 수레에 직접 만든 화분을 여러 개 실어가는 가족도 있었다.
미니화분 만들기 체험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화분을 만든 김 은(35·수원시 정자동)씨는 “집에서 화초를 많이 기르고 화분이나 원예에 관심이 많은데, 아이들 교육을 위해 체험행사도 하고 정원박람회도 구경하러 왔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김 씨의 아들 송용환(11)군은 “화분 심는 법을 처음으로 배웠는데, 재미있다”며 “오늘 직접 심은 화분을 집에 가서 물도 주고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광장 안쪽 잔디밭 쉼터에는 토마토를 심어놓은 상자텃밭을 이용해 미로 모양의 ‘토마토 유치원’이 자리했다. 아이들이 미로를 따라 돌면서 상자에서 자라고 있는 토마토를 만져보고 “우와~신기하다”며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행사도우미들이 토마토에 대한 설명을 하며 빨갛게 잘 익은 토마토를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광장 입구 종합안내소에서는 적상추, 치커리, 오크 등 집에서 키울 수 있는 채소 모종을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모종을 받기 위한 방문객들의 행렬이 길을 따라 주욱 이어지기도 했다.
산림전시관 앞 메인 무대에서는 ‘내가 그린(Green) 경기도’ 기념행사가 열렸다. 녹색 경기 실현에 힘쓴 도민들에 대한 수상과 더불어 녹색 경기를 더욱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기념 퍼포먼스 등이 진행됐다. 김문수 지사와 도 농업기술원·도 농림진흥재단 관계자, 조경가든대학 학생, 도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1일 ‘내가 그린(Green) 경기도’ 기념행사장에서 경기정원문화대상 시상자들과 화분에 꽃을 담는 퍼포먼스를 한 후 밝게 웃고 있다. ⓒ G뉴스플러스
김 지사는 기념사를 통해 “경기도가 세계 선인장의 70%를 생산하고 있는데 사막의 선인장보다 더 아름답고 오래간다. 이런 뛰어난 농업 기술력을 발전시켜서 미래의 경기도를 이끌어나갈 최첨단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소수의 사람들이 즐기는 텃밭과 정원 문화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기정원문화대상 시상식도 개최됐다. 경기정원문화대상은 정원문화 확산을 위해 도와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진행하는 공모전으로 올해 2회째다. 송주호 씨의 ‘뜰안의 풍경’, 김연옥 씨의 ‘죽전 건영캐스빌 녹색마을 꽃동산’이 각각 개인정원·공동정원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산림전시관 1층 로비와 2층 전시실, 주변 길목에는 정원문화대상 수상작과 생활원예콘테스트 출품작, 조경가든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이 만든 실내·외 정원 모형이 전시됐다.
이번 ‘내가 그린(Green) 경기도’는 정원꾸미기와 아름다운 정원모델 전시·체험행사·생활원예 강좌 등을 통해 도민들이 생활 속에서 화분과 채소 등을 직접 키우며 자연을 체험하고, 아름다운 정원 가꾸기 문화 등 녹색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도 농업기술원 원선이 연구사는 “주말농장은 시간을 내서 가야하지만 도시민들이 집 안이나 주변에서 텃밭과 화단을 이용해 채소를 키우게 되면 일상에서도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며 “아름다우면서도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고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텃밭이나 화단 만들기 등 녹색문화가 이번 행사를 통해 도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경기방송 오픈스튜디오와 숲속 작은 음악회, 생활원예 공개강좌 등이 진행됐다. 주요행사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물향기수목원 사진촬영대회 등이 이어졌다. 전시행사는 17일까지 열린다.
‘내가 그린(Green) 경기도’ 행사는 도시형 텃밭, 정원가꾸기 문화 등을 알리고 도민들이 직접 체험을 통해 녹색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다. 도민들이 옥상농원과 상자텃밭 등이 전시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G뉴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