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시흥시 대야동에서 열린 ‘서로 좋은 가게’ 1호점 개장식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날 홍보대사로 위촉된 탤런트 최불암 씨, 김윤식 시흥시장이 함께 일일 판매원을 하고 있다. ⓒ G뉴스플러스
자활·자립 참여자, 노인, 장애인 등이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서로 좋은 가게’ 1호점이 31일 시흥시 대야동에 개장했다. 이로써 그동안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던 취약계층 생산품의 판로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착한 소비’를 모토로 하는 ‘서로 좋은 가게’는 경기광역자활센터, 지역자활센터, 노인일자리지원센터,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사회적기업 등에서 생산된 제품의 판매 활성화를 목적으로 이번에 문을 열었다.
지난 3월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시흥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가 매장을 운영·관리하고, 경기광역자활센터가 물류유통을 맡는다. 매장규모는 72㎡(22평)이며, 경기도 1500만원, 시흥시 3000만원, 지역자활센터 1천만원 등 총 5500만원의 초기투자비용을 들여 개장했다.
사회적기업 생산품을 비롯해 자활·자립 참여자,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만든 지역특산품, 친환경생산품,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인증 받은 국내산 농축산물, 공정무역상품 등 먹거리와 생활용품 등을 판매한다.
그동안 장애인, 노인, 자활대상자가 생산한 상품은 규모가 영세하고 시장 경쟁력이 약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에 ‘서로 좋은 가게’ 가 개장함으로써 취약계층 고용창출과 시장경쟁력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나아가 각종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센터들과 사회적기업이 ‘서로 좋은 가게’에 동참하면서 단순하고 투명한 유통구조를 만들어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사회와 연대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흥작은자리지역자활센터 최정은 관장은 “자활생산품은 우수한 품질에도 디자인과 포장기술의 취약, 높은 재료비, 낮은 인지도, 상설판매시설 부족 등으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정직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폐업하고 다시 수급자로 전락하는 회귀현상을 막으려면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와 상호간 내부거래 활성화를 통한 비용절감, 매출신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기광역자활센터 박기홍 센터장권한대행은 “취약계층 생산품 간 네트워크 활성화와 공동판매 체계구축을 위해 2014년까지 복지·친환경 생산품 매장인 ‘서로 좋은 가게’ 55개소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1호점 개장을 시작으로 향후 사회적기업으로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주민들도 ‘서로 좋은 가게’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날 매장에서 흑미와 비누를 산 조모(여·51·시흥시 신천동) 씨는 “가게 이윤이 남으면 어려운 사람에게 돌아가니까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 자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야채를 구매한 양명숙(여·51·시흥시 은행동) 씨도 “생협을 자주 이용하는데 ‘서로 좋은 가게’ 물건도 그에 못지않게 신선한 것 같다. 가게를 이용하면 남도 도울 수 있다고 하니 여러모로 뜻 깊다”고 밝혔다.
현재 취약계층 생산품은 주로 주변 소개와 연고 등을 통해 지역사회 내에서 소규모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다. 일반 소비자가 찾는 온·오프라인 상설매장, 물류센터 등 전국 규모의 유통 인프라는 의무구매제도가 정착한 장애인생산품을 제외하고는 미흡한 실정이다.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 또한 부족하다.
도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서로 좋은 가게’ BI 개발을 필두로 ‘㈜서로 좋은 가게 늘담 유통센터’ 광역유통법인 설립, 올해 온라인쇼핑몰 ‘소굿스토아(sogoodstore.co.kr)’ 운영 등 취약계층 생산품 유통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으로도 도는 경기광역자활센터를 중심으로 서로 좋은 가게 매장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서로 좋은 가게’ 개장식에 참석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전국에 ‘서로 좋은 가게’가 보급될 것으로 확신한다. 좋은 물건뿐만 아니라 믿을 수 있는 물건으로 내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가치가 넘치는 가게가 될 것”이라며 “경기도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서로 좋은 가게’ 홍보대사로 위촉된 탤런트 최불암 씨, 김윤식 시흥시장과 함께 일일 판매원으로 깜짝 변신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에 걸쳐 자활공동체 1246곳에서 1930여종, 중증장애인 생산품시설 222곳에서 1308종, 노인시장형사업단 664곳에서 558종의 제품이 각각 생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