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의정부시에서 열린 ‘아이사랑 육아사랑방’ 개소식에 참석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허선량
“개미는 작아.”
“괜찮아! 영차영차 나는 힘이 세.”
“고슴도치는 가시가 많아.”
“괜찮아! 뾰족뾰족 나는 무섭지 않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엄마’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영유아들을 품에 안고 ‘괜찮아’라는 동화책을 읽어주는가 하면, 아기 앞에서 보자기로 얼굴을 가렸다 보였다 하는 ‘보자기 놀이’, 다른 엄마들과 함께 낙하산 모양의 천을 힘껏 펼치는 ‘낙하산 놀이’로 아이들을 까르르 웃게 만들기도 했다. 18일 의정부시 의정부2동에서 열린 ‘아이사랑 육아사랑방’ 개소식에서다.
이날 경기도에 처음 문을 연 ‘아이사랑 육아사랑방’은 출산 전후 산모와 영유아의 쉼터이자 다양한 육아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목적 보육시설이다.
금박 터트리기로 시작된 ‘아이사랑 육아사랑방’ 개소식에는 김문수 지사, 예창근 행정2부지사, 이재용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장, 김경호 경기도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영유아들과 부모 등 80여명이 자리했다. 물 만난 고기처럼 신이 난 아이들 때문에 행사는 시종일관 왁자지껄하게 진행됐다.
이날 동화 구연,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오감발달 양육놀이’ 등을 체험한 김 지사는 “아이 키우기 가장 좋은 곳이 경기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이사랑 육아사랑방’과 같이 아이와 부모에게 모두 필요한 시설을 도 전역으로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육아사랑방의 개소를 반겼다.
영유아 부모들과 함께 ‘낙하산 놀이’를 하는 김 지사. ⓒ G뉴스플러스 유제훈
육아사랑방은 경기도가 리모델링비, 인건비, 운영비 등 사업비 전액(1억5천만원)을 부담했고, 경기도북부보육정보센터가 운영 주체다.
경기도북부보육교사교육원(3층)과 경기도북부보육정보센터(4층)가 들어서있는 의정부시 보육센터빌딩 5층에 396㎡ 규모로 마련됐다.
보육교사 1명과 관리요원 2명이 상주하며, 시간제 보육실, 놀이실, 소강당, 맘카페, 수유실, 아이사랑 장난감나라 등의 시설을 갖췄다. 하루 최대 30명을 수용해 3번 운영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도내 거주하는 만 5세 이하 영유아와 부모면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놀이실은 2시간씩 타임제로 운영된다.
아기를 돌봐주는 시간제 보육실은 오전 9시에서 12시까지, 오후 1시에서 4시까지 하루 두 차례 18개월 이상 아동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1주일에 1회만 이용 가능하다.
이용료는 놀이실이 1타임(2시간)에 1천원(유아 1인), 시간제 보육실은 3천원이다.
육아사랑방 개소 이벤트로 박 터트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허선량
‘회전 야자수’로 불리는 놀이기구를 아이들이 타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허선량
장난감과 영유아도서를 빌릴 수 있는 ‘장난감나라’ 모습. ⓒ G뉴스플러스 허선량
육아사랑방에 들어서면 연두색, 하늘색, 상아색 등 친근하고 따스한 색깔로 뒤덮인 새로운 세상이 나온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야자수 모양의 회전 그네다. ‘회전 야자수’로 불리는 이 놀이기구는 천 재질로 돼 있고 바닥에 매트를 깔아 안전하게 설치돼 있다.
한쪽에는 미끄럼틀도 있고 엄마와 아이가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맞은편에는 블록과 퍼즐이 아이들을 기다린다.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 쉴 수 있도록 맘카페도 설치했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노는 소강당도 있다. 장난감과 영유아 도서를 빌릴 수 있는 ‘장난감나라’도 아이와 엄마의 발길을 잡아끈다.
5살 된 딸을 키우는 이옥희(41) 씨는 “키즈카페나 어린이집보다 시설 면에서 훨씬 쾌적하고 좋다. 아이와 함께 자주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네 살배기 딸을 둔 공수경(37) 씨는 “이런 시설이 좀 더 일찍 생기지 못한 게 안타깝다. 앞으로 안전성 면에 신경을 써서 시설을 잘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육아사랑방 운영을 총괄하는 박은미 경기도북부보육센터장은 “육아사랑방은 어린이집과 키즈카페 기능을 합친 공간으로서 엄마에겐 쉼터이자 아이에겐 놀이터”라며 “의정부뿐만 아니라 보육환경이 열악한 포천, 양주 등 경기북부의 다른 시군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는 저출산 극복과 출산 친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올해 안에 육아사랑방 12곳을 개소하고 오는 2015년까지 7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육아사랑방 개소식에서 이어 같은 빌딩 1층에서 김문수 지사 주재로 찾아가는 실국장회의가 열리고 있다. ⓒ G뉴스플러스 허선량
이날 개소식에 이어 김 지사는 보육정보센터 직원과 보육교사양성과정 수강생들을 격려한 후 같은 건물 1층으로 이동해 찾아가는 현장 실국장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 도는 ‘아이 키우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6개 핵심 과제로 ▶산업단지 등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24시간 3교대 어린이집 확충 ▶시설 미이용 아동을 위한 ‘아이랑 카페’ 운영 ▶가정보육교사제도 활성화 ▶보육교직원 처우개선 및 역량강화 ▶안심보육 환경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영유아 부모 대표 11명도 배석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찾아가는 육아상담서비스를 지속해서 실시할 것과 경기북부지역에 어린이도서관 설치, 아이사랑 육아사랑방의 확대 설치 및 주말 운영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국가정책 1순위가 아이 많이 낳도록 돕고, 아이를 잘 키우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머니들 발언을 들어야 한다”며 이날 나온 의견들을 최대한 수렴토록 도 실무자들에게 지시했다.
“육아사랑방 많이들 찾아오세요~” |
아이사랑 육아사랑방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 손미진 씨. ⓒ G뉴스플러스 허선량
‘아이사랑 육아사랑방’은 일반 키즈카페와 달리 보육교사 1명, 맘카페와 장난감 세척실 등을 관리하는 요원 2명이 운영시간에 늘 자리를 지킨다. 부모로서는 아이의 안전에 대한 신뢰가 생기는 대목이다.
보육교사, 관리요원 등 육아사랑방 직원들은 육아사랑방 개소와 함께 현장에 투입된 게 아니다. 개소 준비부터 불철주야 함께 해왔다. 누구보다 개소식 날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들 중 한 사람을 현장에서 만났다. 보육교사 손미진(26) 씨다.
-개소 준비는 힘들지 않았는지.
“경기도가 많은 지원을 해준 덕분에 진행이 잘 됐다.”
-실내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하고 예쁜데.
“직원들 손길이 닿은 데가 많다. 디자인을 어떻게 할지 구상하고, 실내 꾸미는 것도 우리가 다 만들었다. 특히 아이들이 노는 공간이니까 안전과 위생, 교육적 측면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
-오늘 개소식에 대해 감회가 남다르겠다.
“아이들이 재밌게 노니까 뿌듯하고 보람차다.”
-육아사랑방 이용방법은.
“예약은 필수다. 놀이실은 이용료가 1타임(2시간)에 1천원이다. 소강당에서 진행하는 체험프로그램도 별도로 예약한 후 방문해야 한다. 놀이실과 소강당 이용자라면 맘카페와 수유실도 다 이용할 수 있다.”
-육아사랑방을 홍보한다면.
“어머니들이 아이들이랑 맘 편하게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이다. 많이들 오시라. 육아사랑방에 온 아이들은 내 아이처럼 잘 돌봐드리겠다.”
-현장에서 볼 때 보육정책이 개선될 부분이 있다면.
“일시적인 보육정책이 많은데, 아이 부모들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해주고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지원정책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아이사랑 육아사랑방’의 경우 경기북부지역 한 곳에만 있으니까 타 지역에서 오기 어렵다. 지역별로 한 곳씩은 있어야 접근성이 좋아져 어머니들이 이용하기 편리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