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중국어 등 5개 외국어 서비스 확대, 도내 외국인들의 생활 편의 도모.
경기도 콜센터 홈페이지. 6개 국어가 서비스된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 120 경기도콜센터
이제 경기도 내 외국인들은 생활 속의 어려움을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경기도120콜센터(이하 경기도콜센터)가 지난 5월 초, 외국인 도민들의 생활 편의와 원활한 적응을 위해 외국어 상담 서비스를 확대 실시하였다. 기존에 운영되던 한국어와 영어 서비스 외에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여 콜센터가 지원하는 언어수는 총 6개로 늘어났다.
콜센터 한쪽에 위치한 외국어 전담 상담원들. 영어와 중국어, 그리고 그 외 언어 담당 표식이 보인다. ⓒ 윤선훈 기자
외국인들이 처음 타국에 정착해서 살다 보면 타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동안 경기도 내 외국인들은 한국에서의 생활 도중 번번이 벽에 부딪혀야 했다. 한국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통로가 마땅히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이미 2007년에 콜센터를 만들어 도민들의 도정 관련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민원접수 및 생활안내를 해왔지만, 정작 그러한 서비스가 영어권 외 언어를 사용하는 (또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지않는) 외국인들에게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콜센터 한쪽에 위치한 외국어 전담 상담원들. 몽골어 담당 표식이 보인다. ⓒ 윤선훈 기자
경기도는 전국 지자체 중 외국인의 거주 비율이 가장 높다. 2009년 (5월 1일 현재)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외국인 주민 현황 조사에 따르면, 도내에서 가장 외국인이 많이 사는 곳은 안산시이며, 총 41,785명의 외국인이 거주하여 시 전체 인구의 약 6%를 차지했다. 수원시(30,139명), 화성시(24,914명), 성남시(22,604명) 등도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자체이다. 한편 포천시는 시 인구의 6.4%가 외국인으로 경기도내에서 외국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로 꼽혔다. 또한 외국인 인구가 1만 명이 넘는 32개의 시군구 중 무려 12개가 경기도 관할이다. 그러나 이는 주민번호 또는 외국인등록번호가 부여된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로서 실제 외국인의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최근 다문화가정과 외국인노동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외국인 수 역시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발맞춰 경기도콜센터는 한국어, 영어 외에 언어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상위 4개 외국어를 선정해 도내 외국인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전화 및 홈페이지 상담뿐 아니라 트위터(@ggsmart120), 페이스북 등 SNS 상담서비스도 각 언어별로 운영되며, 별도의 스마트폰 앱에 게시글을 올림으로서 상담을 할 수도 있다. 올 6월부터는 기존의 문자메시지 서비스 외에 MMS 양방향 문자서비스도 함께 도입할 예정이다.
상담원들이 사용하는 전화기. ⓒ 윤선훈 기자
다만 아직까지는 외국인들의 실질적인 사용 빈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경기도콜센터 유원영 센터장은 “영어의 경우 하루 1건 정도의 문의가 들어오고, 나머지 언어권들은 아직 그 이하 수준이다” 며, “외국인들에게 경기도콜센터를 알리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해 나갈 계획이다” 라고 전했다.
다음은 유원영 센터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5개 국어로 콜센터 서비스를 확충한 이유가 무엇인가?
A: 경기도는 전국에서 외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자체다. 여기에 외국인 노동자들과 다문화가정의 증가 추세로 인해 외국인들은 점차 많아지고 있다. 공단이 밀집한 안산, 수원 등에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다문화 가정이 특히 많다. 이들은 다른 외국인들에 비해 보다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한국 생활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조치가 필요했고, 이에 서비스 가능한 언어를 더욱 확충하였다.
Q: 외국어 서비스의 확충 및 정착을 위해 콜센터 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A: 상담원들의 채용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아무래도 현지인들과 소통이 되어야 하기에 이들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상담원을 뽑기 위한 주의를 기울였다. 사실 외국어 전담 상담원 채용을 위해 기존의 외국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던 서울시 다산콜센터에 조언을 구했다. 이에 따라 당장의 인원에만 급급해서 뽑지 않고, 각 국가별로 현지 출신 외국인, 혹은 그 국가에 자주 드나든 사람들 중에서 엄선하여 뽑았다. 자칫 잘못 뽑으면 외국어 전담 상담원의 특성상 윗선의 통제도 힘들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중국, 베트남의 경우 현지 출신이며 한국에 오래 살아 한국에 익숙한 외국인을 뽑았고, 일본, 몽골은 현지에 자주 드나든 한국인을 뽑았다. 굳이 중국과 베트남에만 현지인을 뽑은 것은 전반적으로 현지인들이 이들과 좀 더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각 언어별로 조금씩 채용 전형을 다르게 하고 있다. 다만 한국인들의 지원에 비해 외국인들의 지원이 적다는 점은 아쉽다.
Q: 외국인들은 주로 어떤 민원을 많이 제기하고, 어떤 질문을 많이 하나?
A: 민원 제기보다는 생활 정보에 대한 질문이 압도적으로 많다. 예를 들면 은행 ATM 이용 방법이나, 출입국 관련 절차 관련 정보 등이다. 다문화 가정의 경우 자녀의 진학 문제로 상담을 요청하기도 한다. 지난번 한 일본인 부인이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 몰라 전화를 한 적이 있었다. 직접 진학 예정인 학교에 찾아갔지만,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없어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콜센터 상담을 통해 적절한 정보를 얻고 자녀를 무사히 초등학교에 보낼 수 있었다. 한편 외국인 노동자들은 근무 문제 및 산업재해 보상문제에 대한 요청을 많이 한다. 지난번 한 몽골인 노동자가 퇴직금 문제로 전화를 했었다. 회사에서 본래 약속한 퇴직금의 절반밖에 줄 수 없다고 해서, 이것이 노동법에 저촉되는 건 아닌지 노동부에 전화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 문제로 콜센터 측에서 직접 노동사무소에 전화를 걸었고, 사무소에서 알려준 조치를 몽골어로 통역하여 알려 주었다.
Q: 외국어 서비스 확충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
A: 우선 외국인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하나로 통일되었다는 점에서, 이들이 보다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생활 편의를 빠르게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기에 이를 통해 외국인들의 한국 적응이 빨라질 것을 기대한다.
Q: 아직까진 외국인들의 실제 이용 횟수가 적은 편이다. 앞으로의 홍보 방안은?
A: 우선 경기도 콜센터 홍보 동영상 등이 포함된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는 등 온라인을 통해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외국인 관련 기관 등에 직접 찾아가 콜센터 관련 설명을 하고, 팸플릿도 배부함으로써 도내 외국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콜센터를 알릴 것이다.
열심히 상담하고 있는 한 상담원. ⓒ 윤선훈 기자
2007년에 신설된 경기도콜센터는 그 동안 거듭된 발전을 통해 경기도민들의 정보 및 민원의 창구로서 서서히 자리를 잡았다. 이번 외국어 서비스 확충을 통해, 그 동안 다소 소홀했던 외국인들의 생활 편의 제고와 국내 적응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콜센터 내부 벽면 게시판. 상담원들의 여가활동과 사진 등의 내용이 게재되어 있다. ⓒ 윤선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