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김문수 경기도지사 주재로 파주 소재 주한미군반환기지인 캠프 그리브스에서 실국장회의가 열리고 있다. ⓒ G뉴스플러스 유제훈
국내 유일의 민통선 북쪽 반환 공여지인 ‘캠프 그리브스’가 국민 안보체험시설로 탈바꿈한다.
경기도는 13일 오전 파주에 위치한 미군 반환기지인 캠프 그리브스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 주재로 실국장회의를 열고 캠프 그리브스를 ‘체험형 안보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체화했다.
김 지사와 황진하 국회의원, 이인재 파주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기지 내 장교클럽에서 실국장회의를 열고 캠프 그리브스의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최대한 캠프 건물의 원형을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리모델링을 통해 판문점을 찾는 내·외국인들을 위한 숙박시설 개발과 관광지화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점검했다.
캠프 그리브스는 반환된 주한미군 시설 중 유일하게 민통선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60여 년 동안 판문점 JSA 경비를 지원한 주한미군의 전투시설로, 주한미군들이 사용하던 숙소와 위락시설 등의 생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김 지사가 캠프 그리브스의 지도를 보며 브리핑을 듣고 있다. ⓒ G뉴스플러스 유제훈
캠프그리브스를 둘러본 김 지사는 미군이 떠난 지 10년이 됐음에도 특별한 활용계획이 없었다는 말에 “이 좋은 건물들을 10년 동안 비워 놨다니 안타깝다”며 “리모델링만 한다면 훌륭한 숙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판문점을 찾는 외국인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전사한 6.25 참전 중공군을 위해 만든 묘지를 찾는 중국인이 많아 캠프 그리브스의 건물을 숙소로 리모델링한다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관광공사 황준기 사장은 ‘캠프 그리브스 일원의 경기북부 관광 거점화 전략’이라는 주제로 대표적 안보관광지인 임진각, 평화누리의 콘텐츠 보강과 함께 캠프그리브스, 도라산 평화공원과의 연계를 통한 세계적인 관광지로의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캠프 그리브스 지역이 고구려 시대부터 문화적 가치가 있었던 지역임을 강조하며, 캠프그리브스의 환경·생태적 가치와 근대유산적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캠프 그리브스 내 여러 시설 중 상당 부분은 50년이 넘은 것들이며 막사, 체육관, 강당 등은 지은 지 60년이 다 돼 간다. 국가 근대문화재의 등재 기준이 50년 이상 된 것임을 고려하면 이 건물들도 미국이 냉전시대에 건축한 건물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희귀한 문화재다.
황 소장은 캠프 그리브스의 활용에 앞서 고고학, 역사적, 환경생태적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DMZ 역사 생태 에코뮤지엄 조성’과 같은 역사, 문화, 생태를 우선으로 하는 활용원칙을 통한 지속적 개발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캠프 그리브스의 일부 건물을 주한미군의 역사에 관한 전시관, 박물관 등으로 꾸미는 내용과 설치미술 등의 예술작품의 전시장으로의 활용도 논의됐다.
김 지사가 캠프 주변 경관을 둘러보고 있다. ⓒ G뉴스플러스 유제훈
육군 1사단 정훈참모 김이호 중령은 “우리 모든 국민이 다 자녀를 군인으로 두고 있는 만큼 안보는 국민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캠프 그리브스가 안보체험의 장으로 잘 활용된다면 아주 모범적인 민·관·군의 협력 사업이 될 것이며 세계적인 안보체험관광지로 각광 받을 것”이라 말했다.
김 지사는 “내년이 정전협정 맺어진 지 6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임에도 중앙정부는 현재 대선과 관련한 불안정한 상황에서 관심이 크지 않은 것 같다”며 “경기도가 60주년 기념을 맞이하여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캠프 그리브스는 반환공여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조망을 가지고 민통선 북쪽의 최전방에 위치한다는 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다른 반환공여지에 대해서도 지역에 특성에 맞는 활용방안을 주민과 함께 찾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는 정전과 DMZ 60주년을 기념하고자 2013년 7월 27일을 전후로 판문점 일대에서 4개 분야 28개 사업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