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임진년(壬辰年) 흑룡의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돌아보면 아쉬움도 많이 남는 한 해였지만 2013년 계사년(癸巳年) 뱀의 새해가 기대된다.
새해 아침 담아 두었던 희망찬 포부들이 아쉬움에 밀려나는 12월이면 으레 일몰과 일출 여행지를 떠올리게 된다. 사진 마니아들에게도 일몰과 일출은 피해갈 수 없는 매력적인 촬영지다. 일몰과 일출 전후 30분은 최고의 하늘을 담을 수 있는 매직 아워다.
카메라 앵글과 함께라면 더 좋은, 경기도 일몰·일출 명소를 소개한다.
경기도 일몰
작은 숲 위로 펼쳐진 노을이 부드럽게 호수에 반영된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 G뉴스플러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은은한 커피향을 닮은 왕송호수의 노을
전철이나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의왕을 지나면서 아담한 호수 하나가 눈에 띈다. 인근에서 노을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로 소문이 나면서 작은 주차장 자리잡기 경쟁이 벌어진다.
조류과학관주차장과 바로 앞의 호수변 주차장이 일몰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위치이다. 호수 건너편 작은 숲 위로 펼쳐진 노을이 부드럽게 호수에 반영된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겨울철 꽁꽁 언 호수 위에 눈이 쌓이면 더욱 감동적이다.
여러 종류의 조류가 서식하며 겨울철새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가까운 곳에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인근의 의왕자연학습공원과 철도박물관을 연계한 하루 여행에 알맞은 곳이다. 겨울에는 얼음 썰매장이 운영된다.
탄도항은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서해 일몰의 명소다. ⓒ G뉴스플러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붉은빛 바다 일몰 탄도항의 유혹
탄도항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서해 일몰의 명소이다. 그 빛이 더욱 선명해지는 겨울에는 일몰 때마다 감동적인 장면을 담아내려는 수많은 사진가들로 북적인다. 일몰 사진을 남기기 좋은 지점은 안산시 어촌박물관 앞의 바닷가로 넓게 드러난 갯벌과 세개의 커다란 풍력 발전기, 누에섬과 등대전망대 옆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일몰 장면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일몰까지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드러난 바닷길을 따라 맞은편 누에섬까지 걷는 것이 좋다. 겨울 갯벌의 모습을 담으며 거대한 풍력 발전기를 지나 도착한 누에섬의 등대전망대에 오르면, 장엄한 서해의 일몰을 바다 한가운데에서 마주하며 스스로 일몰의 한 부분이 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짧은 일몰의 아쉬움이 남는다면 하늘이 짙은 파란색으로 변하는 일몰 후 30분 가량의 매직 아워에 멀리 반짝이는 제부도의 야경을 담거나 인근 음식점의 따뜻한 바지락칼국수로 언 몸을 녹이는 것이 좋겠다.
갈매기와 함께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감동적인 낙조를 바다 한가운데에서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 G뉴스플러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명불허전 궁평 낙조!
일몰 여행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화성시 궁평항이다. 화성의 팔경 중에도 으뜸이라는 궁평 낙조를 보기 위한 관광객으로 궁평항은 늘 붐빈다. 낙조를 감상하기 가장 좋은 위치는 방조제 끝에 설치한 바다 위 낚시터인 피싱피어다.
한적하게 정박한 어선과 날아오르는 갈매기와 함께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감동적인 낙조를 바다 한가운데에서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피싱피어 끝의 난간에 기대어 붉은 낙조를 함께 바라보는 연인의 뒷모습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주차장 앞 궁평항 수산물직판장에서는 제철을 맞아 기름진 방어와 조개 등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시흥 갯골 갈대 위로 내려앉는 금빛 일몰
오래된 소금창고를 지나 드넓은 갈대밭 사이의 나무 데크를 따라 걷는다. 갈대 사이로 바람이 지나며 사각사각 부산한 소리를 낸다. 일몰 시간이 되자 갈대와 갯골의 조화로운 풍경 위로 하늘이 금빛으로 물든다. 커다란 금빛 해는 바닥을 드러낸 갯골에 반짝이는 긴 빛을 드리우며 갈대 위로 내려앉는다. 드넓은 갈대밭과 구불구불 휘어진 수로 위로 펼쳐지는 금빛 일몰은 웅장하다.
갯골은 갯고랑의 준말이다. 갯골생태공원은 도심과 가장 가까운 일몰 여행지 중 하나이다. 넓은 면적에 추위와 바람을 견딜 든든한 옷차림이 필요하며 매점이 없어 간식과 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남한산성 서문 근처의 성벽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일몰은 가히 환상적이다. ⓒ G뉴스플러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남한산성 노을에 아쉬움을 실어 보내다!
남한산성은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역사의 아픔과 민족의 한이 서려 있는 남한산성에서 보내는 마지막 해넘이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산성 서문 근처의 성벽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일몰은 가히 환상적이다. 짧은 순간이지만 긴 정적이 흐르며 환상과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바다를 그리워하는 암자’에서 본 해넘이 . ⓒ G뉴스플러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바다를 꿈꾸는 망해암의 일몰
망해암은 ‘바다를 그리워하는 암자’라는 분위기 있는 이름이다. 서쪽을 향해 자리잡고 있어 해질 무렵 일몰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안양 시민들은 안양 8경 중 으뜸인 안양 제1경으로 망해암 일몰을 꼽는다. 주차장에서 잠시 걸어 도착한 경내는 산정상의 절벽을 적절히 이용해 전각을 세우고 넓은 마당을 확보한 배치가 인상적이다.
가장 전면에 위치해 종무소를 겸한 요사의 돌난간을 따라 돌면 안양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경내 뒤편의 오래된 고목과 그 옆에 가지런히 정돈된 장독대를 지나 망해암 일몰 전망대에 오른다.
전망대에서 안양 시내는 물론 맑은 날에는 멀리 서해 바다까지 볼 수 있어 많은 일몰 감상객과 사진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다. 일몰 후에는 멀리 희미하게 중첩되는 산을 배경으로 환하게 불이 켜진 시내의 야경도 아름답다. 인근 대림대학교에서 망해암까지 오르는 길은 MTB 동호인들의 업힐 코스로도 인기다.
경기도 일출
심학산 정상에 세워진 정자에서 바라보는 일출,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가슴이 벅차다. ⓒ G뉴스플러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작은 산에 올라 큰 희망 품다! 파주 심학산
해발 194m. 산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하다. 어쩌면 언덕이라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듯하다. 실제로 정상까지 20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지만 정상에 오르면 얘기는 달라진다.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북한산이나 관악산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한 풍경에 숨이 막힐 정도다. 바로 이것이 심학산의 매력이다. 해발 500~600m 이상 높이의 산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조망을 가지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의 물줄기와 임진강이 만나는 너른 하구와 철새들이 어우러진 풍광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경기 서북부의 대표적인 일출 산행지로 각광을 받는 이유다.
정상에 세워진 정자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일출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가슴이 벅차다. 옷 사이로 스며드는 강바람도 장엄한 일출 앞에서는 초라해지고 만다. 심학산 주변으로는 건축미가 흐르는 파주출판단지, 다양한 재미를 품은 파주영어마을과 헤이리예술마을 등이 있다.
고요히 피어나는 물안개 속에서 맞이하는 황홀한 일출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 G뉴스플러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감동과 희망이 어우러진 두물머리 일출
감동을 함께 나누며 즐거운 새해 아침을 열고 싶다면 양평 두물머리 해돋이를 추천한다. 두물머리에서는 ‘2013년 계사년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양평군 양서면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되는 행사는 1월 1일 아침 6시 30분에 시작된다. 당제와 축시낭송을 시작으로 난타 및 사물놀이, 두물머리합창단 등의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두물머리 일출을 보러온 관광객들을 위해 5천여 명이 먹을 수 있는 떡국도 준비된다.
고요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 속에서 맞이하는 황홀한 일출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하나로 합쳐져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2013년 우리의 삶이 평온하고 찬연하게 펼쳐지기를 소망한다.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 그 정상에서 맞는 일출을 어떻게 말로 형용할 수 있을까. ⓒ G뉴스플러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 천마산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 바로 천마산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해발 812.4m의 천마산에서 맞이하는 장쾌한 일출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물한다. 여명이 서서히 비추기 시작하면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유장한 능선이 드러나고 축령산 너머의 첩첩의 산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라만 봐도 가슴 벅차오르는 눈 덮인 겨울 산, 그 정상에서 맞는 일출을 어떻게 말로 형용할 수 있을까. 고요함 속에 떠오르는 그 몇 분의 감동은 일년 내내 가슴속에 기억될 것이다.
검단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절경과 장대한 아침햇살은 평생의 기억으로 소중하게 간직될 것이다. ⓒ G뉴스플러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검단산에 올라 세상을 품다!
하남시 동쪽 한강변에 솟아 있는 검단산은 새해 아침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다. 팔당호가 발 아래로 펼쳐져 있는 검단산은 새로운 소망을 품고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기에 매우 좋은 장소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절경과 일출의 장대한 풍경은 아름답고 신비롭다.
오르기에도 좋다. 넓고 평평한 정상에 서서 둘러보면 북쪽으로 예봉산과 운길산 너머로 축령산과 계관산이 이어지고, 도봉산과 북한산은 물론 서울을 둘러싼 명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북쪽의 팔당댐과 두물머리 풍경, 그리고 유명산·용문산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동남쪽으로 정암산과 해협산 그리고 양자산까지 펼쳐지는 찬란한 광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검단산 정상의 장대한 경치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을 가진 듯한 기분이다. 빼어난 풍광과 더불어 느끼는 아침 햇살은 평생의 기억으로 소중하게 간직될 것이다.
낮게 깔린 구름 사이로 멀리 동쪽하늘이 붉게 물들며 감동적인 일출이 시작된다. ⓒ G뉴스플러스 경기관광공사 제공
수암봉에 올라 벅찬 새해를 만나다
수리산은 경기도의 세번째 도립공원으로 군포, 안양, 안산에 걸친 경기 서남부의 진산이다. 평지에서 솟아오른 듯한 산세와 늘어선 봉우리의 자태가 빼어나며, 산본과 군포 쪽에서 보면 산의 모양이 독수리를 닮아 수리산으로 불린다.
그 중 높이 395m의 수암봉은 골짜기와 능선이 조화롭게 변화하는 아기자기한 산행 코스로 사계절 많은 등산객이 찾는다. 정상에 오르면 서해 인천과 수원까지 볼 수 있을 만큼 트인 전망이 일출 명소로 안성맞춤이다. 낮게 깔린 구름 사이로 새벽이 밝아오고 노란 가로등불이 반짝이는 외곽순환도로의 궤적을 따라 멀리 동쪽하늘이 붉게 물들며 감동적인 일출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