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양공 이일 장군이 16세기 후반 여진족을 토벌하며 공을 세운 내용을 19세기에 후손인 화가 이재관이 그린 전투 그림. ⓒ G뉴스플러스
경기도 대표박물관인 경기도박물관에서 3월 27일부터 6월 16일까지 2013년 첫 번째 특별전시회로 「경기명가(京畿名家) 기증유물 특별전; 천년의 뿌리, 용인이씨」를 개최한다. 이는 2014년 ‘경기 명칭 천년’의 해를 맞아 경기도의 뿌리 찾기를 위한 작업의 첫 번째 출발이다.
경기도 수원·광주·죽산·양주 등 각지에는 그곳을 본관으로 하는 오래된 명문가들이 있다. 용인 역시 그 지역이 본관인 성씨 중 용인이씨(龍仁李氏)는 고려 초부터 1천년 넘게 전통을 이어온 명문가다.
용인이씨는 태조 왕건을 도와 고려 건국에 공을 세운 개국공신인 이길권(李吉卷)이 시조인 토착 성씨로 조선시대에 수많은 정승과 판서, 경기도관찰사 등을 배출했다. 특히 11명의 경기관찰사를 배출해 경기도의 역사와 전통을 대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용인이씨 후손들이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소중히 보존해 온 875점의 유물을 경기도박물관에 기증함으로써 시작됐다. 용인이씨 부사공파의 판관공 종손인 이태한 선생과 형제인 이경한·이봉한 선생, 그리고 충정공파 종회의 종손인 이홍규 선생이 그들이다.
기증 유물은 초상화·고문서·서화·민속유물 등으로 문화재급의 이세백 초상(관복본), 이의현 초상(시복본), 이돈상 초상 유지초본 등 수준 높은 초상화가 있다. 또한 충정공 시호교지(이세백) 등 시대별 각종 교지 106점, 유기제기, 패옥, 아얌 등 조선후기 경기도에서 활동했던 사대부들인 경화사족(京華士族)의 역사와 문화를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귀한 자료들이다.
전시와 함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자칫 어렵게 느껴질 전시를 쉽고 즐겁게 경험할 수 있다. 개인이 왕에게 하사받는 교지(敎旨)를 스스로 만들어 보는 ‘내 이름으로 교지 만들기’, 이일 장군의 여진족 토벌 작전 그림을 맞추는 ‘퍼즐 맞추기’, ‘영의정과 함께하는 포토 존’, ‘승경도 놀이’가 무료로 진행된다. 또한 전시기간 동안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엄마는 큐레이터’가 3회 실시될 예정으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4월 23일 오후 2시 이원명 교수(서울여자대학교 사학과)가 ‘조선시대 경기도 경화사족(京華士族) 고찰’이라는 주제로 학술강연회를 개최한다. 이를 통해 경기도에서 주로 활동했던 경화사족들의 구체적인 모습을 살펴볼 예정이다.
「경기명가(京畿名家) 기증유물 특별전; 천년의 뿌리, 용인이씨」는 천년 경기도의 뿌리를 찾기 위한 과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경기도의 대표적인 문화코드 중 하나인 조선시대 사대부 문화를 살펴보고 경기도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기증문화가 척박한 우리 문화계에 단비를 만난 듯 뿌듯하고 훈훈한 감동도 받을 수 있다.
이돈상(1815~1884)이 종5품인 판관으로 있으면서 고종 1년(1864) 증광별시문과에서 갑과 제2인으로 급제한 교지. ⓒ G뉴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