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태 경기도 경제투자실장. ⓒ 경기G뉴스 허선량
경기도에는 전국 자치단체 기업애로처리의 롤 모델이 있다. 경기도가 민선 4·5기 대표적 중소기업 지원정책으로 추진해 온 ‘기업 SOS(Speed One-stop Solution)’가 바로 그것이다.
‘기업 SOS’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도 자금, 수출판로, 기술인증 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는다. 공무원이 현장을 방문해 기업 입장의 애로 사항을 파악해 기관간 협력으로 문제점을 신속하게 처리한다.
특히 최근에는 박근혜정부 출범에 맞춰 ‘기업 SOS 시스템’ 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존폐를 좌우하는 각종 규제를 찾아 해소하는 ‘손톱 밑 가시 뽑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심에 황성태 도 경제투자실장이 앞장서고 있다.
지난 4월 취임한 황성태 실장은 5월 27일부터 도내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청취와 정책 발굴을 위해 수원상공회의소를 필두로 11개 상공회의소를 찾아 지역경제인,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등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는 기업의 ‘손톱 밑 가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현장에서 듣고 해결해 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황 실장은 6월 12일 경기동부상공회의소에서 남양주시의 한 중소기업으로부터 회사 정문 앞 좁은 도로 전신주가 물품·자재 등 운반차량 통행에 불편을 주고, 교통사고 위험도 있다는 애로 사항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황 실장의 즉각 검토 요구에 따라 기업 SOS팀은 현장조사 후 한전 구리·남양주지사에 이설 협조를 요청해 한전의 비용 부담으로 전신주를 옮기기로 했다. 그동안 애만 태운 애물단지 전신주가 기업 SOS를 통해 곪기 직전의 ‘손톱 밑 가시’를 뽑은 셈이다.
현장·소통 중시하는 소신 있는 행정가
행정고시 출신으로 24년째 공직생활 중인 황 실장은 이 같은 현장 행정·소통을 중시한다. 또한 기존의 틀이나 한계를 뛰어넘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소신으로 업무에 임한다.
그의 이런 뚝심은 도 문화관광국장 시절 경기항공전과 DMZ 영화제 등 굵직한 행사들을 유치하고, 문화의 전당 원장과 도자재단 이사장의 외부인사 도입도 관철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담보 없이 콘텐츠기업의 아이디어·시장성 등 프로젝트만으로도 자금을 지원하는 기업특례보증제도도 중앙정부의 반대를 설득해 관철시켰다. 또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주에 특1급 호텔을 유치하는 등 그의 뚝심 행정철학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소신으로 무장한 황 실장이 이끄는 경기도 기업 SOS팀의 땀방울은 기업들에게 더없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간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다. 경기도 황성태 경제투자실장을 만나 기업 SOS 전반에 대한 얘기를 나눠 본다.
황 실장이 경제투자실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그는 지난 17~18일 이틀간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보좌해 경기도 투자유치단으로 일본 투자유치 출장을 다녀왔다. 바로 다음날인 이날도 쌓여 있는 결제, 직원들과의 회의, 중기센터 상공인과의 간담회, 용인·광주 현장 방문 등 일정이 빼곡하다.
황 실장은 기업 관련 얘기가 나오자 다소 피곤해 보이던 표정이 달라졌다. 그의 목소리는 강했고, 일에 대한 열정의 뚜렷함이 배어 있다.
개인의 삶이 ‘행’이고 기업이 ‘복’
“개인과 기업의 삶은 맞물려 있는 것입니다. 개인의 삶은 ‘행’이고 기업은 ‘복’입니다.”
“기업은 일자리를 만들고, 개인은 일자리를 통해 소득을 얻어 생활해 가는 것이지요. 결국 기업은 국민 삶의 토대가 되는데, 그것이 무너져 내리면 개인의 삶은 황폐화되고 맙니다.”
황 실장은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개인과 기업의 ‘행복론’을 화두로 꺼낸다. 기업의 애로 사항 해결과 일자리 창출로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그의 발빠른 행보가 설득력을 더하는 대목이다.
◨ 먼저 아직까지 기업 SOS에 대해 잘 모르시는 도민들을 위해 어떤 시스템인지 설명 부탁드린다.
기업 SOS는 한마디로 기업 애로를 빠르게 한 번에 해결책을 찾는 시스템이다. 경기도는 도와 시·군, 중앙부처, 공공기관 등 94개 기관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기업 SOS 지원단’ 운영으로 어떤 기업 애로 사항도 원스톱 처리하고 있다. 특히 도와 시·군,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현장기동반을 주 4~5회 운영해 기업애로를 현장에서 해결하고 있다.
2009년부터 기업 애로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온라인시스템인 ‘기업 SOS 넷’을 개발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스템을 모두 합해 기업 SOS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기업인들이 전화나 팩스, 기업 SOS 넷, 도와 시·군 기업 SOS팀에 기업의 자금·판로·구인·기업규제 등 애로점을 알려주면 즉각 기업 SOS 기동반이 찾아가 해결해 드린다.
94개 기관 네트워크 구축, 어떤 기업 애로도 원스톱 처리
◨ 기업 SOS를 도입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기업 SOS 도입 이전에는 기업애로 지원이 서류중심, 기업인의 공무원 방문, 다단계 행정 처리, 개별 이첩처리 등으로 진행됐다. 요컨대 기업인을 위한 수요자 행정이 아닌 공무원 위주 공급자 행정 시스템으로 운영하다 보니 기업인에게 많은 불편을 주었다.
특히 기업 관련 공무원의 칸막이 행정의 편의적인 행태를 과감히 개선하고, 기업의 자금·입지·기술·인력·규제 등 기업의 애로 현장을 직접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는 수요자 중심의 원스톱 맞춤형 기업애로 해소책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정의 핵심정책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인에게 만족을 주는 새로운 방식의 시스템이 요구돼 2007년 4월 기업 SOS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황 실장은 “올해부터는 중소기업 ‘손톱 밑 가시 뽑기’ 사업으로 추진, 새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중소기업 살리기’와 궤를 함께하는 경기도 특수시책으로서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 조성 및 기업애로 제로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G뉴스 허선량
◨ 기업 SOS 시스템의 처리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기업 애로 현장방문, 간담회 개최 등으로 기업 애로 사항을 찾아 해결해 주고 있다. 발굴된 애로점 중 타기관 관련 복합애로 등은 기업 SOS 지원단이 참여하는 원스톱회의 등을 통해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
장기검토, 법령규제 등 제도개선이 필요한 기업 애로도 지속적인 사후관리로 누수 없는 기업애로 관리를 지향하고 있다. 또 처리된 기업 애로는 정기적으로 우수사례를 선정해 기업 SOS 넷에 공표, 도·시·군간 정보 공유 및 벤치마킹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기업 SOS의 성공적인 운영은 시·군, 유관기관의 협조를 적극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 SOS 대상, 기업 SOS 지원단 선진지 벤치마킹, 우수 SOS 지원단 우수사례발표대회 등을 개최해 경기도 기업 SOS 시책 소개 및 우수사례를 발굴 시상하고 있습니다.
4만5399개사의 7만3818건 애로 처리
◨ 그동안 기업 SOS의 성과와 실적은?
도가 전국 최초로 기업애로 SOS 시스템을 구축해 2007년부터 올 6월까지 4만5399개사 7만3818건의 애로 처리 등 기업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주된 애로 사항은 자금(25%), 공장설립(18%), 판로와 수출(12%) 등 순이었다.
이는 주 4~5회 기업 SOS 현장기동반 운영과 월 2회 기업인 대표 간담회로 기업애로를 적극 발굴 해결한 결과로 현장행정 강화에 따른 기업인들의 호응 또한 뜨겁다.
또한 공장지역 기반시설 정비,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소규모 기업환경 개선사업 추진으로 중소기업 8101개사의 종업원 12만 9510명이 수혜를 입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특히 올해부터 경기 중소기업 ‘손톱 밑 가시 뽑기’ 사업 추진으로 기업 애로 43건을 발굴해 14건을 해결했다. 이를 통해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중소기업 살리기’와 궤를 함께하는 경기도 특수시책 추진으로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 조성 및 기업 애로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기업 SOS는 이 같은 기업애로 해소 및 불합리한 공장 입지제한 규제개선 등 성과를 인정받아 2012년 대통령 섬김이 기관 표창, 정부 합동평가 3년 연속(2010~2012) ‘가’ 등급 100점, 201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2013 국가브랜드 대상을 받는 등 전국 자치단체 기업애로 처리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경기도 ‘기업 SOS’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도 자금, 수출판로, 기술인증 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는다. ‘기업 SOS’팀의 회의하는 모습. ⓒ 경기G뉴스 허선량
◨ 기업 SOS의 대표적인 기업 애로 해결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면?
먼저 계획관리지역 내 입지 규제완화 법령 개정을 들 수 있다. 건폐율을 현행 40%에서 50% 이내로, 용적률을 현행 100%에서 125% 이내까지 완화하는 국토계획·이용에 관한 법률개정이 지난 6월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개업 애로 해소를 위해 국토부에 건폐율 완화를 꾸준히 건의해 온 것으로 도내 2만 2030업체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도는 교체·보수에 따른 유지비용, 비·눈·햇빛에 의한 생산제품 파손 등 손실 때문에 천막을 투명 플라스틱으로 변경하자는 기업의 애로 해결 차원에서 법령개정안 의견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경기도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5월 31일 가설건축물 재질 확대 건축법 시행령이 일부 개정, 천막 가설시설물을 설치해 사용해 온 도내 2만5326개 업체가 6만3407동에 달하는 천막 유지비용과 제품 훼손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습니다.
‘손톱 밑 가시 뽑기’ 적극 추진으로 기업 애로 제로화
기재부는 최근 17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역투자 활성화를 위한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이 가운데 10건을 수용했다. 그 가운데 경기도가 ‘손톱 밑 가시 뽑기’ 차원에서 추진한 기업규제 2건이 포함됐는데, 공장 증축 행정절차 간소화와 개발제한구역 내 가설건축물 건축규제 완화가 그것이다.
기업인과의 간담회를 통해서도 기업애로를 해결하고 있다. 지하수를 사용하는 원곡산단의 경우 지하수 고갈에 따라 기업인들이 수차례 안성시 상수도사업소에 상수도 설치를 요구했으나 사업비 2억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요구로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안 기업 SOS팀은 소규모 기업환경 개선사업으로 이를 해결, 지난 5월 상수도가 설치돼 6개사 445명이 혜택을 보게 됐다.
대형 납품처 확보를 위한 추가 설비확충이 필요한 양평의 한 업체는 공장이전과 건물신축 투자로 담보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던 중 지난해 3월 군 특례자금 추천으로 자금지원을 받아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게 됐다.
◨ 앞으로 기업 SOS 추진계획과 각오는?
기업 애로를 말로 듣는 것보다 현장에 직접 가서 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기업인 간담회, 기업지원시책 설명회, 현장기동반 수시 운영 등 현장행정을 강화해 나가겠다.
특히 기업 ‘손톱 밑 가시 뽑기’ 적극 추진으로 경기도 기업 애로 제로를 위해 노력하겠다.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은 거창한 정책보다 고통스럽고 성가신 손톱 밑 가시처럼 사소해 보이지만, 무엇보다 먼저 제거해야 할 기업규제가 아직도 도내에 많이 있다고 생각된다. 향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해결책을 찾겠다.
정부도 제2단계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규제 개선을 국정 최고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 만큼 경기도도 정부 정책을 적극 활용해 손톱 밑 가시 뽑기를 집중 추진하고, 10월 중 사례 발표 대회 개최 등을 통해 시·군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평가에 반영토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