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2일 수해 취약지역인 광주시 경안천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2일 광주·포천·동두천시를 방문해 ‘태풍·국지성호우 등 재난대비 현장점검’을 주제로 현장 실국장회의를 진행했다.
이 지역들은 장마철마다 피해를 입는 수해 취약지역들로, 이날 김 지사는 광주하수처리장, 포천 영평천 일원, 동두천 중앙2빗물펌프장 증설공사 현장 및 캠프님블 이전지역 수변공원 등을 점검했다.
오전 10시 30분경 도청 버스가 광주시 경안천 일대에 다다르자, 밤새 내린 비에 불어난 물을 본 김 지사가 버스를 세웠다. 버스에서 하차한 김 지사는 첫 목적지인 광주하수처리장까지 30여분을 도보로 이동하며, 주민들의 피해상황을 살폈다.
광주하수처리장에서 김 지사를 만난 한 주민은 “지월리 스위트빌라에 살고 있는데 지금 물이 넘칠 것 같아 불안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빌라에 차수벽을 150cm 정도 쌓아야 하는데 높이가 낮아 주차장에 물이 많이 찼다. 차수벽을 쌓아놓으니 물이 밖으로 빠지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지금도 펌프를 사용해 물을 퍼내는 중”이라며 “지난해 빌라 수용을 요청했으나 18가구 중 1가구가 반대해 수용되지 못했다. 비가 올 때마다 너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김 지사는 조억동 광주시장 등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그 지역이 재난위험지역이라고 판단된다면 강제이주 등의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공무원이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규정에 따라야 한다. 빌라를 철거하는 것이 맞는지 옹벽 공사를 하는 것이 맞는지 현장을 봐야 한다. 잠시 후 함께 빌라를 찾아가 보자”며 주민을 안심시켰다.
김 지사가 광주시 초월읍의 스위트빌라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김 지사는 광주하수처리장에서 지월지구 개선복구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한 뒤 곧바로 초월읍 지월리에 소재한 스위트빌라를 찾았다.
주민들은 “예전에 물이 집으로 들어와서 침대와 가재도구가 다 훼손됐었다. 지금도 물이 주차장으로 들어와 임시방편으로 펌프로 물을 퍼내고 있다. 광주시에 수용을 요청했으나 한 가구가 이사를 원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주민들 간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나머지 한 가구를 잘 설득해 주길 바란다. 시·도에서도 하천 주변의 저류지를 적정 규모로 넓히고, 더 큰 펌프를 지원하는 등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며 담당자에게 지원대책을 지시했다.
이어 포천시 내 영평천으로 이동한 김 지사는 장암교 등 영평천 통수단면사업 현장과 영평천 개선복구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포천시는 지난 6월 장암교에서 4km 거리의 이동면 연곡리 일대에 사방댐 2개소를 조성해 수해를 크게 줄었다. 사방댐은 하천바닥의 경사가 심한 계곡 급류가 산사태를 유발하는 것과 토사가 흘러 내려가는 것을 막아 하천·농경지·주택의 매몰 등 재해 방지 효과가 크다.
김 지사가 포천시 영평천 일대를 방문, 통수단면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서장원 포천시장은 “사방댐이 조성된 연곡리 인근에는 풀무원 생수공장이 위치해 큰 트럭들이 지나다니며 토사가 흘러내리곤 했다. 사방댐 설치로 인해 수해 방지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사방댐 설치로 수해 방지 효과는 크지만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관광지와 산업지역을 구분해 환경 친화적인 공사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평천 개선복구공사 현장에서는 “장마철 전인 6월까지 공사를 완료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영평천 개선복구공사는 영평천 주변 식당의 철거 지연 등으로 인해 올 8월 말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김 지사는 동두천 중앙2빗물펌프장 증설공사 현장에서도 “도민들이 수해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빠른 공사 진행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동두천시는 생연동 일원의 수해 방지를 위해 중앙2빗물펌프장을 현 90㎥/min에서 370㎥/min로 증설하는 공사를 진행 중으로, 올 12월 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은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고칠 만큼 ‘안전’을 국정철학으로 삼고 있다. 증설사업에 지원되는 국비에 관해서도 이 점을 강조해 관계처와 협의해야 한다”며 “설계가 제대로 된 이상 빠르게 사업을 진행시켜 더 이상 도민들이 물난리를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포천시 야미천의 군사보호시설인 용치를 둘러보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