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DMZ국제심포지엄에 앞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경기도가 23일 오전 10시 킨텍스 제1전시장 그랜드볼룸에서 ‘DMZ의 미래 : 정전에서 공존·공영으로’를 주제로 DMZ국제심포지엄과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DMZ국제심포지엄에 앞서 열린 토크콘서트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경기도 홍보대사인 탤런트 최불암 씨를 비롯해 국내외 저명인사, 고등학생 및 대학생 등 450명이 참석했다.
백승주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된 토크콘서트는 DMZ 60년을 회고하고 미래의 남북 공존·공영을 모색하기 위해 DMZ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4개 발표 청취 후 발표자와 객석이 함께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곁에 있는 행복’을 주제로 발표한 탈북자매인 신은희·신은하 씨는 북한생활을 하며 힘들었던 이야기와 학창시절, 탈북을 결심하게 된 계기 등을 발표했다. 그들은 1998년 탈북 후 2002년 북송됐다가 재탈북해 2003년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자매는 “한국에 오자마자 먹었던 떡이 송편이었다. 뭔가 가슴이 뭉클했다. 그간 쌓였던 설움이 모두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며 “현재 <이제 만나러 갑니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데, 남한사람들이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고, 탈북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자매는 이어 “북에서 살 때 몰랐던 것들을 남한에서 살면서 많이 느낀다. 항상 감사하게 하고 또 행복하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보면 작은 것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에 대한, 항상 곁에 있는 것에 대한 행복이 나온다. 여러분들도 이런 행복을 누리면서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함제도라는 한국이름을 가진 제랄드 하몬드 신부는 유진벨재단 이사로 의료, 약품, 식량조달 증 대북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는 1960년 한국의 인천 월미도에 부임해 올해 54번째 방북했으며 한국시민권(F~5)을 취득했다.
하몬드 신부는 이날 ‘북한결핵 지원사업의 현주소’를 주제로 북한 결핵환자들을 위한 방북활동을 동영상으로 발표했다.
함 신부는 “우리는 같은 인간이고 같은 생명”이라며 “남한 의약품과 기술을 가지고 북한에 가지고 가서 치료해줬다. 통일을 위해선 먼저 민족과 화해,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승주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토크콘서트에는 김문수 지사, 탤런트 최불암 씨, 함제도(제랄드 하몬드) 신부, 탈북남매인 신은희·신은하 씨, 최병관 사진작가가 패널로 자리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최병관 사진작가는 민간인 최초로 유엔본부에서 <한국의 DMZ, 평화와 생명을 찾아서> 개인 사진전을 개최하고, 저서 <휴전선 155마일 450일간의 일기>를 출간했다.
그는 “경기도가 참 앞서가는 곳”이라고 말문을 열며 유엔본부에서 사진전을 열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최병관 작가는 “6.25전쟁 때 유엔 16개국이 참전해 한국을 위해 싸웠다. 나는 한시도 그 은혜를 잊고 살아온 적이 없다”며 “유엔본부에서 사진전을 개최하려면 준비서류가 어마어마하다. 사진전을 열게 된 계기는 전쟁 때 희생한 군인들을 기리고, 남북이 화해해 잘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DMZ는 현재까지 군사지역으로 규제돼 자연생태가 잘 보존돼 있다. 촬영할 때 지뢰 때문에 자필유서까지 써가며 사진을 찍고 다녔다. 통일됐을 경우 DMZ를 개발하려 한다면 일단 그 역사와 문화, 생태가 공존한 박물관을 봐야 한다. DMZ는 거대한 전시박물관”이라고 말하며, 유엔 사진전에서 전시됐던 82점의 사진과 설명을 덧붙였다.
객석과의 대화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홍보대사인 탤런트 최불암 씨, 토크콘서트 발표자들이 패널로 참석해 현장문자 참여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현장문자 질의는 북한의 실생활과 DMZ생태공원 조성, 임진각 평화누리 생태평화공원 조성, 경기도의 계획 및 구성안 등이 가장 많았다.
함제도 신부는 “같은 문화에 같은 역사, 같은 민족인데 참 가슴 아픈 일이다. 1945년 하루 아침에 한 나라가 상의 없이 둘이 됐다. 언젠가는 꼭 하나가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 “DMZ는 가까이 있는 우리 역사이지만 그간 너무 무관심했다. 특히 경기도는 DMZ가 가까이 있지만 관심이 부족하다. 독일의 경우 23년 전 통일이 돼 그린벨트로 관리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까지 통일이 되지 않았다”며 “과거에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고, 약하단 이유로 한 나라가 전쟁을 겪고 아직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기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지사는 “경기도는 DMZ와 인접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특히 JSA, 임진각 평화누리, 통일전망대 등 DMZ와 관련해 관광객이 많아 나름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나 DMZ와 관련된 일은 지자체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DMZ생태공원 조성은 북한, 유엔과 합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DMZ는 보존돼야 하고, 제한적으로는 접근 가능해야 한다. 독일의 조언도 많이 받고, 또 다른 점이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DMZ는 경기도에 있다고 해서 경기도만의 것이 아니다. 인류 유산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크콘서트 후에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개발연구원이 주관한 ‘DMZ광고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오후에는국내외 저명인사들이 연사로 나선 DMZ국제심포지엄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DMZ 생태와 지역발전’ 등 두 개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토크콘서트 후 열린 DMZ광고공모전 시상식 모습. ⓒ 경기G뉴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