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일 남양주시 슬로푸드 국제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2년 전 유기농대회를 성공 개최한 남양주시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아시아·오세아니아 43개국의 음식 향연을 즐겼다.
김 지사는 1일 오후 남양주시 이패동 체육문화센터에서 열린 ‘2013 남양주 슬로푸드 국제대회(아시오 구스토, Asio Gusto)’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석우 남양주시장, 파올로 디 크로체 슬로푸드국제본부 사무총장, 박기춘‧최재성‧정병국 국회의원, 최불암 홍보대사, 김익호 도 농정국장, 세계 각국 대표자와 참가자, 남양주시민 등 3천여 명이 자리해 처음 열린 대회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개막 행사는 팝핀 현준과 국악인 박애리 씨가 함께하는 퍼포먼스, 미스코리아들의 대장금 진설 의식, 참가국의 전통의상 및 국기 입장 등으로 진행됐다.
김문수 지사는 축사에서 “남양주는 2년 전 아시아 최초로 유기농 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번에도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최초의 훌륭한 슬로푸드 국제대회를 치른다”며 “남양주가 우리 대한민국 식품농업의 최선두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최선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또 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의 남양주로 발돋움하는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한 “슬로푸드는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남양주 시민의 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다”며 “단순히 현대적 도시로 발전할 뿐 아니라 전통농업과 함께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고자 하는 남양주 시민의 훌륭한 철학이 녹아 있는 대회가 바로 슬로푸드국제대회다”라고 전했다.
이어 “남양주 시민은 인간 승리를 가장 중시하고 믿음을 통해 생명을 사랑한다. 정직한 정신과 과학적 자세로 이 식품을 통해 모든 인류를 건강하게 하는 위대한 철학이 녹아 있는 대회”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슬로푸드 운동은 생활 속에 뿌리내려야 한다. 국적 없는 음식, 유전자 변형 음식은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준다. 아시오 구스토에 방문해 1천 가지 맛을 즐기고 체험하면서 올바른 식습관을 경험하고 추억도 가져가길 바란다”며 “남양주를 유기농과 슬로푸드가 어우러진 세계적인 슬로라이프 도시를 만들겠다”고 아시오 구스토의 성공을 자신했다.
축사에 이어 아시오 권역별 7개국 대표가 ‘음식은 생명’이란 주제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슬로푸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한국 전통음악인 「아리랑」은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감동시켰다. 국악인 박애리 씨의 민요는 물론 개막식 말미에 330명의 남양주종합합창단이 부른 합창 역시 「아리랑」으로 외국인에게 진한 한류 바람을 전했다.
KBS에서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하는 최불암 홍보대사는 “슬로푸드를 진즉 알았더라면 「한국인의 밥상」 팀과 함께 오는건데 나중에 알아 아쉬웠다”며 “우리의 음식문화 보존을 위해, 도민과 함께 슬로푸드의 성공을 위해 구경꾼이 아닌 리더로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개막행사 마지막에는 대회 성공 기원을 위해 인제에서 185㎞ 거리를 걸어온 남양주시 걷기연맹 회원들이 남사당패와 함께 등장했다. 이들은 흥겨운 대동놀이를 신명나게 펼쳐 또 한번 외국인들을 감동시켰다. 김문수 지사도 무대에 올라 직접 접시돌리기 시연을 하면서 함께 어울려 ‘한류 농심(農心)’을 전하고 대회 성공을 기원했다.
미스코리아들이 대장금 진설 의식 전통무용을 선보이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대한민국 대표단이 입장하고 있는 모습. ⓒ 경기G뉴스 허선량
‘음식은 생명이다’란 주제로 6일까지 열리는 슬로푸드 국제대회는 종주국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 개최국이다. 향후 2년마다 남양주에서 열린다.
아시오 구스토는 38억 아시아·오세아니아인의 유일한 맛·문화축제로 ‘구스토’는 이탈리아어로 맛을 뜻한다. 이 대회는 같은 성격의 이탈리아 ‘살로네 델 구스토’(Salone del Gusto), 유럽 대회인 프랑스의 ‘유로 구스토’(Euro Gusto)와 함께 세계 3대 음식 박람회다.
슬로푸드 운동은 패스트푸드에 반대해 이탈리아에서 처음 태동했다.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Good), 깨끗하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음식(Clean), 제값을 주고받는 공정한 음식(Fair)을 추구한다. 올바른 먹거리에 대한 기반과 지구환경까지 생각하는 포괄적인 음식문화 운동이다.
이탈리아의 슬로푸드국제본부는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오래된 음식문화를 지키기 위해 지난해 아시오 구스토를 신설했다.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를 치른 남양주는 세계적인 슬로라이프 도시로 만들기 위해 이 대회를 적극 유치했다.
파올로 디 크로체(Paolo Di Croce) 슬로푸드 국제본부 사무총장은 “이탈리아, 프랑스 첫 대회 때보다 훨씬 큰 규모에 놀랐고 이렇게 조직화될 줄 몰랐다”며 “2009년 이 시장을 처음 만나 오늘에 이르렀는데 열정과 믿음은 물론 함께하는 마음가짐과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파올로 사무총장은 슬로푸드의 인기에 대해 “음식을 가공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고 상업적인 음식이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당뇨 등 건강과 관련해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지난 60년간 식물 시스템과 안전 파괴로 15억의 인구가 잘못된 음식으로 고통받고 있어 더욱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국제본부는 이탈리아 토리노 인근 브라에 있으며 160여 개국이 참가, 전 세계 슬로푸드 운동을 이끌고 있다.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 회장은 건강문제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최불암 홍보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김 지사가 외국인 참가자와 함께 접시돌리기를 시연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대회조직위원회는 세계 43개국의 다양한 맛과 멋을 느껴볼 수 있는 슬로푸드국제대회만의 특별한 12가지 볼거리를 제공한다.
주제관은 맛의 방주, 사찰 음식, 한 살림, 요리경연대회, 미각교육 & 슬로푸드 에듀존 등 5가지 존으로 운영된다.
주제관인 ‘맛의 방주’에서는 사라질 위기인 76개국 음식 1179개 품목을 맛볼 수 있다. 한국 음식은 태안 ‘자염’, 장흥 ‘돈차’, 제주 ‘흑우·푸른콩장’, 경남 진주 ‘앉은뱅이밀’, 충남 논산 ‘연산 오계’, 경북 울릉 ‘칡소·섬말나리’ 등이 처음으로 등재됐다.
국제관은 아시아·오세아니아 35개국 현지인이 제공하는 대표 음식을 시식하고, 시연도 펼쳐진다. 국내관은 수도권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전국 대표음식들을 한자리에 모아 놨으며, 30여 개 부스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이들 3개관은 유료(1인당 5천원)로 이용할 수 있으며, 체험 참가비는 별도다.
‘세계의 거리 음식’에는 스위스 퐁듀, 스페인 샹그리아, 엘살바도르 뿌뿌샤, 콩고 소고기 꼬치 등 5대륙 25가지의 음식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외국 요리사들의 요리 강연과 시연·시식을 음악 공연과 함께 곁들이는 것이 재미있다.
또한 만화 캐릭터 코코몽과 함께하는 어린이체험관, 흠집과 벌레 자국으로 B급인 농산물로 요리를 만들어 먹는 ‘요리 가무’, 국제 레스토랑, 한국인의 밥상, 맛 워크숍, 요리가무 등이 운영된다.
이 밖에 아이들이 올바른 식습관을 배우는 ‘키즈 구스토’, 세계 슬로푸드 흐름을 교류하는 컨퍼런스와 워크숍도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대회 조직위는 외국인 1만5천 명을 포함한 30만 명 방문, 지역경제 유발효과 370억원, 국가경제 파급효과 1천억원 이상의 실적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민건강 식생활 습관 사회적 비용절감 효과가 2500억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회장 안팎 13곳에 1300대, 좀 떨어진 7곳에 2천여 대의 주차 공간이 마련됐다. 또 셔틀버스도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중앙선 도농역에서 셔틀버스가 운행되며, 대회장까지 도보로 10분 거리다.
대회는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슬로푸드국제대회 홈페이지(www.asiogusto.org)를 참조하거나 슬로푸드 조직위원회(031-590-8861∼3)로 문의하면 된다.
김 지사가 참석자들과 함께 대회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김 지사가 파올로 디 크로체 사무총장 등 참가자들과 함께 전통 가락에 맞춰 노를 젓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