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점심을 먹고 난 뒤 생각나는 ‘이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커피’이다. ‘아메~ 아메~ 아메리카노~ 좋아~ 좋아~’라는 노래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사무실마다, 학교마다 점심시간 이후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다니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쌉싸름하면서도 구수한 커피향이 코끝을 지나 입 안 가득 퍼지면 스트레스는 날아가고 행복한 여유가 찾아온다.
그러나 그간 시화산업단지 근로자들에게는 이러한 커피 한 잔의 여유도 허락되지 않았다.
시흥에 위치한 시화산업단지 내에는 카페는 물론 공단 근로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려면 7km에 달하는 거리를 나서야만 했기 때문이다.
시화공단 내 희망공원에 문을 연 커피전문점 ‘칸티에’. ⓒ 성지훈 기자
이러한 시화산단 근로자들의 불편함을 해소시켜줄 카페가 14일 시화산단 내 희망공원에 문을 열었다.
카페 개소식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윤식 시흥시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시화산단 최초의 카페 개소를 축하했다.
“이 건물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카페가 들어서기 전과 후의 모습을 비교해볼 수 있는 사진이 전시됐다. ⓒ 성지훈 기자
이날 현장을 방문한 김 지사는 시화산단 기업 대표들과 예정에 없던 즉석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김 지사는 “그동안 편의시설이 없어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았을 기업 대표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며 즉석 간담회를 주선했다.
불리한 입지와 부적절한 수요 예측 아쉬워… 그러나!
김 지사와 기업 대표들이 서로 명함을 주고받으며 훈훈한 분위기로 시작된 간담회는 카페 운영방안을 놓고 금세 진지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 카페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까요?” 간담회 중인 김 지사와 기업 대표들. ⓒ 성지훈 기자
김 지사는 “카페가 문을 열긴 했으나, 누가 언제 오는지에 대한 수요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또 공원에 위치해있어 입지조건이 좋지 않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에 한 기업 대표는 오이도의 모 카페를 예로 들며 “오이도의 카페도 입지가 좋지 않지만 맛있는 커피로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고 있다. 시화산단 카페도 이곳만의 맛있는 커피와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시장도 기업 대표의 말에 동의하며 “경기도의 지원으로 이렇게 멋진 카페가 문 열게 됐다. 개선할 부분이 많지만 카페가 생기면서 점차 희망공원이 활기를 띄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대표들은 대부분 그동안 공단에 없던 편의시설이 들어섰다는 것 자체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김 지사가 카페 주위를 둘러보며, 개선사항을 이야기하고 있다. ⓒ 성지훈 기자
그러나 김 지사의 지적처럼 카페의 입지 문제와 적절한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점은 앞으로 개선하야 할 과제이다.
시화산단 근로자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휴식과 문화가 적절히 조화된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원 내 축구장이 있는 특징을 살려 축구카페로 운영하거나 사회적기업과 협력해 근로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취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칸티에 대박나세요~” 김 지사와 기업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성지훈 기자
제조업 하기 좋은 환경, 경기도가 만든다
간담회와 카페 개소식이 끝난 뒤 김 지사와 김 시장 등은 시화산단 내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인 ㈜서울정밀을 방문했다.
서울정밀은 28년 동안 GM대우, 쌍용자동차 등의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제조업체로 지난 해 GM SOY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지사 일행은 서울정밀 김용세 상무와 김은희 부사장 등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서울정밀 공장 내부를 둘러보는 김 지사. ⓒ 성지훈 기자
이 자리에서 서울정밀 관계자들은 용역업자 고용에 관한 규제와 청년취업인턴제의 고용보험 가입유무에 따른 제한, 외국인 노동자 재고용시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러야 하는 규정 등을 이야기하며 도 차원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김 지사는 “제도적 문제가 많은데, 법 차원이 아닌 시행령이나 법규라면 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겠다”고 답했다.
㈜서울정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 중인 김 지사 일행. ⓒ 성지훈 기자
시화산업단지는 단지 내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경기도의 대표적인 산업단지이다.
제조업이 살아나야 경기도의 경제가 살아나고, 청년실업도 해결될 수 있다.
이번 편의시설 개소와 제조업체 현장 방문은 시화산업단지의 문제점과 제조업의 현실을 살피고 개선하려는 경기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발로 뛰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기도, 제조업 하기 좋은 경기도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