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수원시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렉처콘서트’가 열렸다.
‘명화와 함께하는 봄맞이 시낭송 콘서트–꽃’을 주제로 한 ‘렉처콘서트’는 공무원의 문화적 욕구 해소와 인문학적 소양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지난 16일 오후 1시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명화와 함께하는 봄맞이 시낭송 콘서트–꽃’ 렉처콘서트가 열렸다. ⓒ 권지원 기자
경기도인재개발원의 박연경 리더십팀장은 “경기도인재개발원은 공무원들의 따뜻한 공직문화를 위해 렉처콘서트를 준비했다. 렉처콘서트란 기존의 단순 공연에서 벗어나 강연과 연주가 함께 어우러지는 콘서트를 말한다”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이 ‘문화의 날’이다. 오늘을 시작으로 5월부터 매달 문화의 날에 렉처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상연 해설사가 귀스타브 클림트의 ‘키스’를 설명하고 있다. ⓒ 권지원 기자
공연은 봄과 관련된 시낭송, 명화해설 그리고 음악이 조화롭게 버무려져 진행됐다.
정상연 국립현대미술관 전시해설사가 명화와 관련한 해설을 맡았으며, 박초롱 음악감독이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공연을 진행했다.
공연은 시인 김춘수의 ‘꽃’을 가사로 입힌 음악을 시작으로 명화해설과 음악을 번갈아가며 진행해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공연이 끝난 뒤엔 관객들이 앵콜을 요청해 추가 공연이 이어지기도 했다.
관객들이 시인 오세영의 ‘봄’을 가사로 만들어진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 권지원 기자
명화를 해설한 정상연 국립현대미술관 전시해설사는 “매일 폐쇄된 미술관 안에서만 작품해설을 하다 무대에 서서 해설을 하니 더욱 작품에 감정을 실어서 하게 되어 좋았다”며 “박초롱 감독님과도 손이 잘 맞아서 공연이 잘 마무리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초롱 음악감독은 “어릴 적 시화전을 감상하며 그림에 어울리는 시 구절을 보았다. 이 점에서 착안해 이 같은 콘서트를 만들게 됐다. 그래서 경기도로부터 명화의 해설과 함께하는 공연을 요청 받았을 때 좋았고, 그만큼 공연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며 “처음 뵙게 된 해설사분과 음악팀이었지만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관객들이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 권지원 기자
관객들은 하나같이 별 기대 없이 왔다가 뜻밖의 선물을 받은 듯한 반응이었다.
제13기 핵심리더 과정을 밟고 있는 박노영(화성시)씨는 공연을 관람한 뒤 “시를 읊어주고, 음악도 들려주면서 그림까지 설명해주니 색다르고 정말 재미있다. 이 세 가지를 연관 지어서 공연하는 것이 지루하지도 않고 좋았다”고 평하며 “앞으로도 매달 이런 공연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 조선명(왼쪽), 유성재(오른쪽)씨가 시인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음악을 통해 읊고 있다. ⓒ 권지원 기자
공연 엔딩에는 시인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가사로 담은 곡이 울려 퍼졌다. 다음은 시인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