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기도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회장 김기호)는 지난 18일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서 ‘제34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도내 장애인복지단체가 한 자리에 모여 경기도 장애인의 위상을 높이고 이를 위해 힘써 온 도민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여느 해처럼 마음껏 축하하고 기뻐할 수만은 없는 자리였다.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진 가운데 이번 행사 역시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식전 예정돼 있던 축하행사도 전면 취소했으며 수상자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박수는 수화로 대신했다.
남충희 경제부지사로부터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여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는 수상자들. ⓒ 신형준 기자
행사는 장애극복상 시상과 더불어 모범장애인 및 장애인복지유공자에 대한 표창을 수여하고 기타 공로자에게 연합회장 감사패를 전달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강욱(시각 및 지체장애 1급), 정기영(지체장애 1급), 김종판(지체장애 1급)씨 등 3명이 장애극복상을 수상하고, 배영식(지체장애 3급), 염세완(지체장애 2급)씨 등 14명은 모범장애인 및 장애인복지유공자로 선정돼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장애극복상 수상자. 왼쪽부터 이강욱, 정기영, 김종판 씨. 장애극복상은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고 비장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한다는 취지 아래 지난 2001년부터 선정하고 있으며 그동안 총 36명이 수상했다. ⓒ 신형준 기자
이 중 장애극복상 수상자인 이강욱 씨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시행하는 ‘2015년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 후보자’로도 추천될 예정이다.
이 씨는 공인중개사 테이프 교재를 독학해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고,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 공인중개사반을 운영하며 시각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도와왔다.
그는 장애극복상을 수상한 뒤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환경 및 제도가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점이 많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도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경기도의 장애인복지정책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도 정책들이 장애인 유형별로 세분화된다면 보다 많은 장애인이 자신에게 적합한 복지 혜택을 편하게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최한 도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는 장애관련 조례 2건을 대표 발의해 제정한 류재구 경기도의원과 장애관련 조례 1건을 제정한 강관희 경기도의회 교육의원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어진 기념사에서 김기호 연합회장은 “장애인들이 자신을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며 6월 4일 지방선거에 꼭 투표할 것을 당부했다.
남충희 경제부지사는 경기도에 전국 장애인의 40% 가량인 20만 명이 분포하고 있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 신형준 기자
이 날 행사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대신해 남충희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참석했으며, ‘장애인이 살기 좋은 경기도’를 주제로 축사를 전했다.
남 경제부지사는 연금, 취업, 인권, 복지정책과 관련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장애인들이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는 경기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남 경제부지사는 “장애인은 신의 피조물로서 인간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얼마나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산 증인이 될 수 있다”고 밝히며 “경기도가 좌절을 희망으로, 역경을 성공의 스토리로 만들어가는 그들을 위해 든든한 연출자이자 조력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애인의 날 기념식’은 올해로 34회째를 맞이했으며,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하고 권리를 증진해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해 온 대표적인 행사로 그 의의가 있다.
정상인에 대치되는 의미에서 은연 중 장애인을 지칭했던 ‘비정상인’이라는 단어와 또 보다 완곡한 표현의 일환으로 새롭게 도입된 ‘장애우’라는 호칭을 그들이 원래부터 불리길 원했던 ‘장애인’으로 대체하기 위한 피땀 어린 노력의 과정이 이 행사의 역사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섣불리 상상할 수 없는 그들의 노고에 대해, 그들의 언어인 수화로 소리 없는 우렁찬 갈채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