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전곡선사박물관`은 한반도 구석기 문화의 대표적인 유적지로서, 생생한 구석기 여행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지난 7월 13일 방문한 전곡선사박물관에는 상설전시 외에도 `구석기 발굴전`과 `인간은 사냥꾼인가?`와 같은 다양한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연천 전곡선사박물관 전경 ⓒ 신재현 기자
지난 1978년, 한탄강변에서 전기구석기 유적이 발견되면서 전곡리 선사유적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후 사적 제 286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구석기 문화연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는 전곡리 구석기유적의 영구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하여 전곡선사박물관을 건립하고 2011년 개관하였다.
■ 동아시아 구석기 역사를 다시 쓰게 한 전곡리 주먹도끼
전곡리 선사박물관 전체 전시의 주제는 ‘시간여행’이며, 관람객들은 바닥에 표시된 ‘시간의 선’을 따라 전시실로 들어서게 된다. 입구에는 1978년과 1979년에 전곡리에서 발견된, 동아시아 최초의 아슐리안 석기 형태를 갖춘 주먹도끼가 전시되어 있다.
동아시아 최초로 발견된 아슐리안 주먹도끼(왼쪽), 박물관 내부 모습(오른쪽) ⓒ 신재현 기자
관람안내와 해설을 담당한 임지선 학예사는 "아슐리안 형 주먹도끼가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연천 전곡리에서 발견되면서 그 전까지 고고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모비우스의 학설을 무너뜨리고, 동아시아에도 발달된 지능의 호모 에렉투스가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며 "전곡리 선사유적은 고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곳"이라고 설명하였다.
모비우스의 학설은 양면이 가공된 주먹도끼는 당시까지만 해도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만 발견되었기 때문에 주먹도끼를 사용할 만큼 지능이 발달된 인류는 유럽과 아프리카에만 존재하였고 동아시아는 찍개 문화권에 속하였다고 주장하는 학설이다. 그런데 전곡리에서 발견된 아슐리안 주먹도끼는 이 학설을 무너뜨리고 구석기 문화연구의 흐름을 바꿔놓은 것이다.
화석인류를 진화 순서에 따라 복원한 모습(왼쪽), 구석기 동굴 벽화(오른쪽) ⓒ 신재현 기자
전시관 내부로 더 들어가면 약 700만 년 전의 `투마이`로부터 약 1만 년 전의 `만달인`까지 총 14개체의 전 세계 화석인류들이 과학적인 방법으로 복원되어 진화 순서대로 전시되어 있다. 이를 통해 인류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또 전시장에는 전 세계 구석기 유적의 동굴벽화와 매머드 뼈로 지은 막집 등을 재현해 놓아 마치 구석기 시대를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구석기 문화 체험할 수 있어
고고학 체험실에서는 관찰일지, 고인류 스크래치, 고인류 판화 등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적 체험 순서가 마련되어 있다. 이와 함께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야외에서는 자연생태 체험교실, 석기 체험교실, 인체과학 체험교실 등의 야외특성화 교실이 갖춰져 있다. 막집 짓기, 사냥체험, 발굴체험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다목적 홀에서는 `전곡리 사람들`이라는 3D 영상을 상영한다. 아프리카에서 한반도까지 이주해 온 구석기 인류의 생활을 다루고 있으며 구석기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 전시실 관람 전에 시청하면 전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기획전시 `인간은 사냥꾼인가?`에서는 인류가 고기를 먹어야 했던 이유와 사냥의 등장, 사냥기술의 발전과정, 사람들의 생활상을 다루고 있다. 야외 기획전시인 `구석기 발굴전`은 구석기 유적의 발굴에서 전시까지의 과정을 담은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고고학 체험교실(왼쪽), 기획전시 구석기 발굴전(오른쪽) ⓒ 신재현 기자
연천 전곡선사박물관은 매월 2번째와 4번째 월요일, 공휴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입장료는 초등학생과 청소년, 군인 2,000원, 성인은 4,000원이다. 7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경기도민은 25% 할인이 적용되므로 신분증을 가져가는 게 좋다. 3D 영상과 전시 가이드 투어는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