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아트센터 전경. ⓒ 백남준 아트센터 제공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 백남준 아트센터에서는 1984년 백남준이 선보였던 ‘굿모닝 미스터 오웰’ 작품을 되새기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특별전 ‘굿모닝 미스터오웰 2014’가 개막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경기도 문화인들과 백남준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이 참석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경기문화재단 홍기헌 이사장은 축사에서 “전 세계인과 소통을 꿈꿨던 백남준은 비디오 아티스트의 선구자이며 사후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라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백남준 아트센터가 백남준을 대표하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남준의 작품 주인공이 된 조지 오웰은 원거리 통신을 이용한 감시와 통제가 일상이 된 암울한 미래를 그린 소설 ‘1984’를 발표하면서 매스미디어가 인류를 지배하리라는 비관적인 예언을 했다.
이에 백남준은 조지 오웰의 주장은 절반만 맞았다고 반박하면서 예술을 통한 매스미디어의 긍정적인 사용을 보여주기 위한 위성 TV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기획했다. 뉴욕과 파리가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연결되었고 베를린, 서울 등지에 생중계 되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백남준의 생각했던 미래는 현실이 되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는 백남준이 기획했던 것을 당시 자료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거기에 다른 작가들의 참여를 통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에 빗대서 의미를 되새긴다. 백남준이 생각한 미래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비교하며 흥과 멋을 즐기라고 이 전시는 말하고 있다.
엑소네모의 작품 <수퍼내츄럴>. ⓒ 박현태 기자
이번 전시에는 국내 작가뿐만 아니라 해외 작가들의 활발한 참여도 눈에 띄었다.
일본작가 엑소네모는 ‘수퍼내츄럴’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였다. 하나의 숟가락이 2개의 장소이자 2개의 화면에 걸쳐 있는 이 작품은 공적 장소인 박물관과 사적 장소인 작가의 집에서 각각 숟가락 반쪽씩을 카메라에 담아 하나의 숟가락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실시간 연결하여 디지털과 아날로그, 가상공간과 실제공간, 새로운 기술과 오래된 기술, 무의식과 의식의 관계를 실험적이고 유머러스하게 재조명 하는 작품이다.
이날 개막 행사 후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회를 둘러본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던 마지막 순서는 개막 기념 공연이었다.
개막 기념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 박현태 기자
진행자들이 서로의 이름을 크게 부르면서 시작된 퍼포먼스는 돌을 마주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다음 공연에서는 빅데이터가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을 SNS와 전시 중에 수집한 관람객들의 자료를 통해서 보여주었다. 작가가 기기들을 작동하는 것을 여과 없이 큰 스크린에 담아, 관람객들이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백남준, 로렌조 비안다, 엑소네모 등 작가 17명의 작품 30여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14’는 11월 16일까지 계속되며 입장료는 성인 4000원, 청소년 2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