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4일, 남한산성행궁 외행전은 아름다운 불빛으로 물들었다. ‘400년의 천작지성(天作之城), 천년(千年)의 세계유산’이라는 주제로 남한산성 세계유산 등재 기념식이 열린 것이다.
남한산성 행궁 외행전 앞에서 아리랑을 연주하는 남한산성취고수악대 ⓒ 최윤호 기자
우리나라의 유적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은 지난 2010년 ‘양동․하회 역사마을’ 이후로 4년 만이다. 이번 남한산성 세계유산 등재의 쾌거를 이루며 한국은 11건에 이르는 세계유산을 보유한 문화강국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이코모스(ICOMOS,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남한산성이 동아시아 지역의 축성술의 시대별 발달단계와 교류를 보여주는 군사유산이라는 점과 역사적 요소가 삼국사기 등 다양한 사료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으며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이라는 전담기구를 통해 보존 ․ 관리 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남한산성은 ‘인간적 가치의 중요한 교류를 보여야 한다’는 등재기준 2와 ‘인류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잘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여야 한다’는 등재기준 4를 충족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다.
이러한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기념식은 24일 7시 30분 조선시대 남한산성 수어청을 지켰던 ‘무예십팔기보존회의 수어청 무예’ 시범과 경기도립국악단의 ‘수제천(壽齊天)’, 거문고 연주로 시작되었다. 공식행사로 지난 5년간 남한산성 세계유산 등재 노력과 과정을 담아낸 영상물이 상영되었고, 이어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기념사와 국내외 저명인사들의 축사가 있었다.
다음으로 경기도립무용단의 ‘무고(舞鼓)’와 ‘가인전(佳人剪)’의 축하공연과 남한산성 세계유산 등재 공로패 수여가 진행되었다. 남한산성 현절사 도유사의 축문 낭송이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풍등 날리기’행사가 기념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수어청 무예 시범, 대취타 연주, 풍등 날리기 행사,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기념사 ⓒ 최윤호 기자
기념식에 이어 25일에는 수원 라마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남한산성 국제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외 세계유산 전문가가 참가하는 가운데 세계유산 우수 보존관리 및 사례연구를 주제로 하여 각국의 세계유산 보존 사례를 소개하고 남한산성의 유지관리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행사였다.
국내 세계유산은 그동안 중앙정부가 주도했지만, 이번 남한산성 세계유산 등재는 경기도와 민간전문기구인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이 힘을 합쳐 주도하였다.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로 경기도는 수원화성, 조선왕릉(40기 중 31기), 남한산성까지 총 3건의 세계 유산을 보유한 지자체가 되었다. 또한 이번 사례를 통해 경기도가 문화유산 보존과 계승에 있어 타 자지체에도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