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행궁 외행전 앞에서 흥겨운 국악이 울러퍼져 참가자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 신형준 기자
경기도는 지난 24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까지 남한산성행궁 외행전에서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선정을 자축하기 위한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번 선정으로 남한산성은 대한민국에서 11번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재가 됐다.
‘400년의 천작지성(天作之城,) 천년(千年)의 세계유산’을 주제로 한 이날의 기념식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문화재청 김종진 차장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세계유산 학계 전문가와 남한산성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여했다. ‘천작지성’은 천혜의 요새라는 의미로 반계 유형원이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에서 남한산성을 일컬어 표현한 말이다.
무예 18기 보존회의 무예 시범과 경기도립국악단의 거문고 독주. 눈과 귀가 즐거운 축하공연으로 기념식의 막이 올랐다. ⓒ 신형준 기자
행사는 무예 18기 보존회의 무예 시범과 경기도립국악단의 거문고 독주로 막이 오르고 남한산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까지의 경과를 담은 영상물을 상영한 후 도지사의 기념사, 도의회 의장과 문화재청 차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기념사. 남 지사는 이번 등재를 축하하며 앞으로 문화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선도하는데 있어 경기도의 역할을 강조했다. ⓒ 신형준 기자
남 지사는 “남한산성은 우리의 역사이고 문화이며 우리의 아픔도 같이 가지고 있다”며 “이번 11번째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문화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더욱더 문화를 향유하고 역사를 기억하는 데 경기도가 중심이 돼서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립무용단의 오고무와 가인전. 무용단의 고아한 자태와 춤사위를 보고 있자니 옛 궁중무용을 감상하던 조상들의 기분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 신형준 기자
기념사와 축사 후에는 경기도립무용단이 오고무와 가인전으로 축하무대를 꾸며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이어 남 지사는 동국대 이혜은 교수를 비롯한 ICOMOS KOREA(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지부) 위원 3명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이 교수는 “남한산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으로 끝이 난 것이 아니고 이제부터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남한산성을 가꾸고 보존해나가는 것은 경기도, 성남시, 하남시, 산성 주민, 방문객 등 여러분의 몫이고 우리는 그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따름이다. 부디 여러분의 뜻이 합쳐져 남한산성이 천년 그 이상 보존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비온 후 별 한 점 없이 캄캄했던 밤하늘을 풍등이 예쁘게 수를 놓았다. ⓒ 신형준 기자
뒤이어 한낙교 현절사 도유사의 축문 낭송이 이어지고 행사 참가자들이 풍등을 날리며 행사가 마무리됐다.
한편 남한산성은 서기 672년 통일신라가 당나라에 항쟁하기 위해 쌓은 주장성의 옛터를 활용해 1624년(인조2)에 축성한 성으로, 이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병자호란과 같은 수많은 외침 속에 전략적 필요에 의해 부분적으로 개수축이 이루어진 우리나라 국방의 산 역사이다.
국내 최초의 문화유산 민간 전문관리기구인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이하 사업단)의 노력으로 2010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공식 등재되었고, 2년 후인 2013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문화유산 등재신청서’를 공식 제출, 같은 해 9월 ICOMOS의 현장실사를 성공리에 끝냈다. 이후 올해 4월 ‘등재권고’ 판정을 받고 평가보고서를 제출한 뒤 지난 6월 22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최종 등재됐다.
이는 세계문화유산 등재기준 중에 ‘장기간 또는 어떤 문화지역 내에서의 인간적 가치의 중요한 교류를 반영한 것’이여야 한다는 두 번째 항목과 ‘인류 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입증하는 탁월한 사례’여야 한다는 네 번째 항목을 충족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