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라는 단어는 결코 어려운 말이 아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봤을 때,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기란 어렵다. 자신에게만 없는 듯 느껴지는 행복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방황한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이들을 위해 작은 콘서트가 열렸다.
강연을 하고 있는 이외수 작가의 모습. ⓒ 한수린 기자
지난 26일 부천시 원미구청 진달래홀에서 이외수 작가와 부천해밀도서관이 함께하는 ‘2014 경기마스터락커 워크숍 온통 콘서트’가 열렸다. ‘행복한 삶’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는 경기소셜락커를 비롯하여 부천해밀도서관에서 초청한 시각장애인과 그 가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외수 작가는 ‘행복한 삶’을 주제로 행복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박초롱 작곡가와 빠알간문 프로덕션. ⓒ 한수린 기자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강연에 앞서 작곡가 박초롱, 뮤지컬 배우 유성재, 조선명의 공연이 시작됐다. 황지우 시인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의 시구에 맞춰 작곡된 박초롱 작곡가의 곡이 맑은 피아노 선율로 울려 퍼졌다. 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불리어진 그 시구는 단순히 시로 접할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또한 이외수 작가의 소설 ‘완전변태’의 ‘꿈꾸는 자에게 무슨 죄가 있는가’의 한 구절이 낭독됐다. 이외수 작가의 독특한 묘사와 감정의 표현이 관객들을 집중하게 했다. 이 외에도 ‘지금 이순간’(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중), ‘빨래’(창작 뮤지컬 ‘빨래’ 중) 공연이 펼쳐져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강연을 하고 있는 이외수 작가의 모습. ⓒ 한수린 기자
본격적으로 이외수 작가의 강연이 이어졌다. “화천에서 왔습니다. 소설 쓰는 이외수입니다.”
소탈한 인사말로 그의 강연은 시작됐다. 이외수 작가는 “나에게는 세 명의 스승이 있다. 첫 번째는 아버지이고, 두 번째는 학장님 그리고 세 번째는 지렁이”라고 말했다.
그의 독특한 유머에 관객들은 웃음 지었고, 그 유머는 행복에 대한 깊은 강의로 이어졌다.
이 작가는 “어떤 박토라도 지렁이가 있으면 기름진 옥토로 변한다”, “지렁이는 이빨도, 발톱도, 독침도 없다. 이를 무능하다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렁이는 새, 물고기, 개미 등 육해공을 불문하고 모든 것에게 먹힌다.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작은 미물을 통해 교훈을 얻고 스승이라 말하는 그의 모습은 관중들로 하여금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이외수 작가의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이외수 작가의 2004년 작 ‘뼈’를 들어 보이며 한 관객이 질문했다. “살아가면서 어떤 ‘뼈’를 가져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해 이외수 작가는 “내 몸만을 지탱하는 뼈가 아닌, 남이 곤경에 처했을 때 손을 내밀고 어깨를 빌려줄 수 있는 뼈가 되어야겠지요”라며 덧붙여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이라고 자신의 시 ‘날마다 하늘이 열리나니’를 인용해 답했다.
독후감을 발표하고 있는 이성환 씨. ⓒ 한수린 기자
이어 부천해밀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개최한 이외수 작가의 신간 ‘완전변태’ 독후감 공모전 수상작 두 편이 발표됐다. 부천해밀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서관으로 올해 초 이외수 작가가 신간 ‘완전변태’ 원본파일을 도서관측에 무료로 기증, 점자도서를 만들어 시각장애인에게 배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공모전에서 당선된 이성환 씨는 독후감 낭독을 통해 “이 책을 접했을 때 시공간을 초월해 지금의 나를 위해 준비된 작품인 것 같았다”며 “어떤 사람은 몸이 1000냥이면 눈이 900냥이라 말했다. 그러나 사랑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900냥의 900배보다 더 소중하다. 우리 내면의 변태를 통해 마음의 성장을 이루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은 본다는 것 이상”이라고 말했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시각장애인들과 이외수 작가. ⓒ 한수린 기자
이번 콘서트에 참석한 한 관객은 “온통 콘서트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 평소 좋아하던 이외수 선생님의 강의를 듣게 되어 기쁘고 강연을 통해 행복한 삶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배우게 되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