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내빈과 경기체육고등학교 학생들. ⓒ 허필은 기자
지난 9일 인도 뉴델리에서 출발한 성화가 국내에서 채화된 성화와 13일 합화식을 가졌다. 9월 19일 개막 예정인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의 성화가 완성된 것.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의 합화식을 통해 완성된 인천아시안게임의 성화는 국내에서 차례대로 봉송됐다. 성화가 완성된 지 일주일이 지난 날, 성화는 경기도에 도착했다.
지난 20일, 경기도청에서는 인천아시안게임 성화안치 및 출발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도민들과 더불어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정기철 경기도체육인회장, 박선규 성화봉송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경기도에서 거행된 스포츠 종교의식
성화가 안치된 재단에서 춤을 추는 경기도립무용단. ⓒ 허필은 기자
성화안치식은 일종의 신성한 종교의식을 연상케 했다. 선녀 복장을 하고 연꽃을 든 경기도립무용단 무용수들이 성화봉송로를 따라 자리해 성화가 갈 길을 밝혔다. 성화봉송로 양옆으로는 내빈과 도민들이 앉아 성화가 경기도청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경기도청에서 성화를 건네받은 박 부지사와 강 의장은 성화를 재단에 안치하기 위해 성화봉송로를 따라 걸어갔다. 재단 위에 올라선 박 부지사와 강 의장은 성화를 봉송했으며, 성화를 안치한 후에는 경기도립무용단의 기원무용이 펼쳐졌다.
신성한 불꽃이 경기도청에 마련된 재단 위에서 타오르는 모습과 재단 앞에서 춤을 추는 선녀들의 모습은 인천아시안게임이 또 하나의 종교와 같다는 것을 암시한다. 말하자면, 스포츠 종교인 것이다. 이에 더하여 경기도에서 진행된 인천아시안게임 성화안치 및 출발행사는 스포츠 종교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평화, 평화, 또 평화
성화봉송식을 거행하는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 ⓒ 허필은 기자
경기도립무용단의 기원무용 후에는 박 부지사의 환영사와 강 의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또한 이에 대한 박 단장의 답사도 마련됐다. 박 부지사는 환영사에서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우리나라의 분단 상황은 아시아가 평화롭지 않은 상태인 것을 나타낸다”며 아시아 정세를 언급한 뒤 “북한에서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내는 것은 의의가 있다. 아시안게임을 통한 평화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축사를 전한 강 의장 또한 박 부지사와 같이 평화라는 단어를 꺼냈다.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는 인천아시안게임 슬로건을 가리키며 강 의장은 “스포츠를 통해 화합하고 우정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더불어 이를 통한 아시아의 평화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단장은 “성화는 45억 아시아인을 하나로 화합하는 상징물”이라고 답사를 전하며 성화안치 및 출발행사의 의의를 전달했다.
박 부지사와 강 의장, 박 단장은 공통적으로 평화와 화합을 강조한 것이다. 스포츠는 국가와 인종을 초월하여 인류를 공통적으로 묶을 수 있는 매개체임에 따라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혼란한 정세 속의 아시아인들이 화합하길 바라는 경기도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세계로 전달될 평화의 의식, 미래를 위한 기도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타오르는 인천아시안게임 성화. ⓒ 허필은 기자
20일 경기도청에 안치된 성화는 다음날 오전 경기도청을 출발, 안성시와 평택시를 거쳐 충청남도를 향하게 된다. 충청남도와 남부지역을 순회한 성화는 강원도를 향한 후 경기북부지역을 통해 서울에 봉송될 예정이다. 19일에는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 도착해 본격적인 아시안게임 개막을 준비하게 된다.
경기도에서 거행된 스포츠 종교의식은 평화의 의식이다. 또한 그 평화의 의식은 미래를 위한 기도와 염원이 담겨 있다. 이러한 평화의 염원이 인천까지 전달된다면 평화의 의식, 미래를 위한 기도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간다. 인천아시안게임이라는 촉매제가 아시아 평화, 더 나아가 세계 평화까지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