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향기푸른숲에 들어서면 목공방과 길 안내 표지판을 볼 수 있다. ⓒ 이다솔 기자
경기도 가평의 ‘잣향기푸른숲’은 서리산과 이성계가 고사를 지낸 전설로 유명한 축령산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80년 이상 된 잣나무림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잣나무림이지만 80여 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지난 5월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었으며, 오는 10월 10일 정식으로 개장할 예정이다.
우리 몸에 좋다고 알려진 피톤치드는 편백나무 다음으로 잣나무에서 가장 많이 방출되기 때문에 잣나무가 많은 잣향기푸른숲은 산림욕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해소, 면역기능 향상 등의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휘발성 물질이라 햇빛이 없는 오전 시간대에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다. 또한 숲은 신체적, 정신적 치유 기능을 가지고 있어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효과를 가지고 있다.
잣향기푸른숲에는 잣나무를 비롯해 고로쇠, 헛개, 신갈 등의 나무가 있으며, 다양한 종의 야생화와 한때 멸종위기에 처했던 까막딱다구리까지 서식하고 있다. 이에 피톤치드 가득한 숲의 신선한 공기는 물론 개울물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등 자연이 선물하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잣향기푸른숲 근방에는 숲 속의 호수라고 불리는 사방댐이 자리잡고 있다. 사방댐은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홍수의 피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산불발생시 취수원으로 활용된다.
축령백림관 내부에 있는 잣 출하과정과 잣으로 만든 제품 사진. ⓒ 이다솔 기자
잣향기푸른숲의 축령백림관은 국내 최초 잣 특성화 전시관으로 잣에 관한 다양한 볼거리를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 내부에는 축령산에 서식하는 나무와 특징부터 축령산에 살고 있는 다양한 동물 모형들을 전시해 놓기도 했으며, 잣 박물관은 잣의 수확시기와 잣 이름의 유래, 잣의 포장 및 출하과정 등을 보여주고 있다.
축령백림관에 소개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잣나무 숲은 1930년대부터 조성되었으며 100년 이상 된 잣나무를 보기 어렵다고 한다. 수확시기는 9월에서 11월경이며 ‘어른들만 자시는 음식’이라고 해서 잣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화전민 마을을 재현해 놓은 모습으로 너와집이 보인다. ⓒ 이다솔 기자
잣향기푸른숲의 산림치유 프로그램 중 하나인 힐링센터는 혈압, 스트레스지수, 체지방 검사 기구가 마련되어 있어 잣향기푸른숲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기초건강을 체크하고 상담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힐링센터 외에도 명상의 시간, 기체조, 풍욕 등 자연 속에서 휴식을 즐기는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있다.
힐링센터를 지나 내려가면 화전민 마을이 꾸며져 있는데 화전민 마을은 70년대부터 80년대 실제 축령산에 살았던 화전민 마을 터에 너와집, 귀틀집, 숯가마 등 전통가옥을 재현해 놓았다.
화전민 마을을 거쳐 숲길로 들어서면 숲 속 탐방로를 따라 잣나무들이 빽빽하게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며 숲을 걷다 보면 ‘침묵의 숲’이라는 곳이 나온다.
침묵의 숲은 같이 온 일행들과의 대화를 잠시 멈추고 숲이 내는 다양한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으로 새소리, 나뭇가지 밟는 소리,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등 소음이 가득한 도시에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 또한 숲 길은 노약자나 장애인과 같이 거동이 불편한 관광객들을 위해 낮은 경사와 평평한 길로 이루어진 데크로드도 마련되어 있다.
숲 체험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2인1조가 되어 한 명은 안대를 쓰고 한 명은 길을 안내하기, 맨발로 숲 길 걷기, 명상의 시간 등이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숲 구석구석을 알아가는 것은 물론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목공 체험을 하고 있는 경기도 청소년기자단 ⓒ 이다솔 기자
모든 숲 체험이 끝나면 목공체험이 진행된다. 잣향기 목공방에서는 간단한 목제품이나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 가져갈 수 있다. 목공체험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쉽게 체험할 수 있고 색연필과 버닝펜으로 목제품에 글씨를 새기거나 그림을 그려 자신만의 목제품을 만들 수 있다.
잣향기푸른숲은 산림치유 프로그램, 숲 체험 프로그램, 목공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재료비를 지불하는 목공체험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잣향기푸른숲을 거닐다 보면 땅에 떨어진 잣 열매를 볼 수 있는데 떨어진 잣 열매도 모두 수확해 가공하기 때문에 땅에 떨어져있다 하더라도 잣 열매는 줍지 말아야 한다.
나무나 풀, 흙을 보기 어려운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신선한 공기를 맛보고 싶다면 ‘잣향기푸른숲은 찾는 건 어떨까? 가을이 다가와 하늘은 높고 산이 울긋불긋해지는 요즘 같은 날 가족, 연인, 친구들과 ‘잣향기푸른숲’을 방문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