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번째를 맞이하는 DMZ 국제다큐영화제가 17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울보 권투부’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8일간의 즐거운 여정에 돌입했다.
이번 DMZ 국제다큐영화제는 69개국 661편의 출품작 중 30개국 111편을 선정해 24일까지 고양아람누리, 메가박스 킨텍스, 파주 DMZ 일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영화제의 개막식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인 배우 조재현, 영화 관계자 등이 참석해 뜻 깊은 행사를 축하했다.
17일 경기도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린 제6회 DMZ 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홍보대사인 배우 안재모, 고나은, 집행위원장인 배우 조재현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진혁 기자
강산에의 공연, 그여야만 했다
DMZ 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 ‘울보 권투부’ 상영에 앞서 개막 축하공연을 위해 가수 강산에가 무대에 올랐다. 어찌 보면 허름해 보이기까지 한 차림에 기타 하나와 피아노 한 대. 국제적인 영화제를 축하하기 위한 무대 치고는 아주 조촐한 무대였다. 그러나 그의 담담한 목소리에서는 그 어떤 목소리 보다 진한 진정함이 묻어났다.
가수 강산에는 실향민 2세로, 그의 어머니는 이북에서 남편과 생이별을 하고 새 남편을 만나 강산에를 낳았다. 평생 고향을 그리워했던 어머니 밑에서 자란 강산에가 부르는 노래 속에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져 있었다.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을 가득 채운 그의 목소리에 관객들은 숨죽이며 경청했다.
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 초대가수 강산에와 김진혁 기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진혁 기자
재일동포, 그들도 우리와 한 민족이다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울보 권투부’는 조선학교 권투부에 속해있는 재일동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제목을 ‘울보 권투부’라고 지은 이유는 권투부 학생들이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잘 우는 학생들이었기 때문.
영화의 줄거리는 권투부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차별과 설움 속에 일본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조선인에 대한 차별에 맞서며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한 언젠간 남한과 북한이 통일될 것이라는 그들의 말과 눈빛에서 한 민족에 대한 깊은 염원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DMZ 국제다큐영화제는 24일까지 고양아람누리, 메가박스 킨텍스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부대행사로 계속될 예정이다. 상영작, 시간, 장소 등은 다큐영화제 홈페이지(www.dmzdocs.com)를 참조하면 된다.
‘울보 권투부’ 이일하 감독 미니 인터뷰 |
‘울보 권투부’ 이일하 감독과 김진혁 기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김진혁 기자
이번 DMZ 국제다큐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은?
- 작년 DMZ 국제다큐영화제에서 제작지원금을 받아 이번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무사히 제작을 마치고 개막작으로까지 선정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제 영화를 처음으로 보여드렸는데 설렜고 혹시 맘에 안 들어 하시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두근두근 했습니다.
재일동포 권투부를 소재로 영화를 찍게 된 이유는?
- 재일동포는 한국, 북한, 일본까지 동북아시아를 아우르는 역사의 산증인입니다. 재일동포에 관한 이야기를 꼭 영화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또 ‘권투’라는 것이 헝그리 스포츠입니다. 재일조선인들의 울분과 역사적 차별을 헝그리 스포츠인 권투를 매개로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 아무래도 독립 다큐멘터리라는 장르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웠습니다. 흥행과 거리가 먼 장르라 다큐멘터리는 늘 이러한 어려움이 뒤따르게 됩니다. 앞으로 다큐멘터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