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도시화로 자연을 경험하기 힘들어진 요즘, 곳곳에 작은 ‘정원’들이 있다면 하루를 더 산뜻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독려하기 위해 2014년, 세계의 원예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14 국제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 행사장(왼쪽), 한평 텃밭공모전 작품들(오른쪽) ⓒ 김민영 기자
■ 아시아 최초로 경기도에서! ‘2014 국제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
‘2014 국제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가 지난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진행되었다. ‘2014 국제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는 2년마다 각국의 원예전문가들이 모이는 국제 학술대회로, 올해 15회를 맞았다. 특히 이번 행사는 아시아 최초로 경기도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크다.
‘2014 국제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는 5일동안 사전행사, 학술회의 및 워크숍, 도시농업 탐방으로 나누어져 진행되었다.
사전행사는 한평 텃밭 공모전 외 2가지 행사로 구성되었다. 한평 텃밭 공모전은 세시풍속 24절기를 주제로 텃밭을 구성하는 대회로, 산나물의 효능과 우수성을 나타낸 나무꾼과 선녀, 할머니의 손길과 고향의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인 외할머니 집 뜰 외에도 18개의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엿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텃밭채소 및 식용 꽃을 이용한 계절음식 만들기, 도시농업 상품전시회 등의 행사도 있어 사람들이 농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 행사인 ‘학술회의 및 워크숍’은 학술 논문 발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보여주는 행사였다. 농업 활성화를 통한 긍정적 효과를 연구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학술회의는 교도소에서의 텃밭 가꾸기 활동을 통한 우울증 치료와 소통 과정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큰 이목을 끌었다.
마지막 날, 27일 진행된 도시농업 탐방에서는 원예농업관련 전문가인 30여 명의 외국인들이 참석하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의 전통 농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텃밭을 감상하며 타국의 농업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산 커뮤니티 가든’에서의 단체사진 ⓒ 김민영 기자
■ ‘녹색도시’ 성장의 중심, 마스터 가드너
“외국에서부터 시행된 마스터 가드너 인증제도가 우리나라에 맞게 활성화되어 인간과 자연의 조화에 한걸음 다가서는 것이 앞으로의 바람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조창휘 도시농업팀장 의 말이다. 이번 ‘2014 국제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 행사 진행의 주체가 된 마스터 가드너. 그들은 누구이며, 또 ‘마스터 가드너 인증제도’는 무엇일까?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위치한 화성시에서는 도로 위의 정원 등을 종종 볼 수 있다. ‘회색도시’에서 ‘녹색도시’로의 변화를 위한 노력의 흔적이다. 그 노력의 중심에는 ‘녹색 리더’, 마스터 가드너가 있다. 마스터 가드너는 농업을 매개로 한 자원봉사자로, 지역 자연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마스터 가드너 인증제도’를 통해 임명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모두 원예전문가일까? 아니다. 학부모, 무직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도시 곳곳에서 마스터 가드너로서 활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화성 병점중학교의 마스터 가드너 김희란 씨는 학교 텃밭을 조성하여 혼란스러운 시기의 아이들을 치유하였고, 여기산의 마스터 가드너 김현미 씨는 농업 커뮤니티 조성을 통해 지역 갈등을 해결하고 화합을 이끌어 나가는 중이다.
‘마스터 가드너’가 평범한 사람들이 작은 활동(텃밭 가꾸기 등)을 통해 큰 목표를 달성(화합, 조화)하도록 도와주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농업 연구를 하거나, 텃밭을 꾸미는 등 자기 분야에 맞는 재능기부가 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나 마스터 가드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마스터 가드너 인증제도’의 가장 큰 장점이다.
누구나 한번쯤 ‘녹색 도시’에 희망을 품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무와 풀이 우거진 곳에서 상쾌한 하루를 맞이하는 도시 생활을 말이다. 지금의 작은 자연이 조성되기까지, 마스터 가드너 외에도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노력이 있었다. ‘2014 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 역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노력의 결실 중 하나이다.
2년 뒤, 다른 국가에서 개최되는 ‘2014 마스터가드너 컨퍼런스’. 다음 행사에는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녹색 도시’로의 노력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