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제 2대 임창열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청 이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며 도민들에게 도청 이전을 약속했다. 이후 13년 동안 예산, 부지 선정 등 여러 난관에 부딪히며 미뤄졌던 경기도청 이전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9월 18일 오전 9시, 경기도청 신관4층 제1회의실에서 ‘소통∙공감 신청사건립 토론한마당’이 개최됐다.
토론한마당에 참여중인 남경필 경기도지사 ⓒ 경기도 제공
이날 토론한마당에서는 다양한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공간건축의 김광식 소장, KT청사 이전의 경험을 겪었던 김홍진 전 KT 사장, 신청사 공간디자인을 연구하는 동아리 회원, 경기도청 직원 70여 명이 함께했다.
“굿모닝, 반갑습니다. 신청사 건립 과정은 층수, 평형을 고민하는 과정이 아닌 도민들이 원하는 공간을 고민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토론한마당에 참석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신청사에 대해 ‘도민들이 쓸 수 있는 공간’임을 소개했다. 여러 사람의 제안을 듣고 큰 틀의 방향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도지사실도 확 줄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세웠다.
■ WhatG? 경기도의 G, 게스트의 G, Good Government의 G
신청사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공감건축의 김광식 소장은 신청사를 공공적 역할과 열린 공간이 공존하는 곳으로 소개했다. “도청 이전 예산이 감소함에 따라 신청사가 25층으로 축소된 점, 3개의 시설(민원실, 도청, 의회)을 연결하는 외부 공간과 녹지가 들어설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놀라운 경기도청’ 주제 발표 화면-티팟(주)의 조주연 대표 ⓒ 김수연 기자
이어 티팟(주)의 조주연 대표는 “어떤 사람이, 어떤 내용으로 도청을 오는지 고려해서 신청사가 도민과 호흡하는 소통과 혁신의 공간이 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 대표는 또 ‘놀라운 경기도청’이란 제목의 주제 발표를 통해 신청사의 역할을 지역 재생 중심, ‘협동’을 통한 사회적 경제, 도민의 주체적인 참여∙운영의 현장으로 소개했다. 아울러 “NC소프트사 내의 체육시설, NHN의 개방 도서관, 서울시청 시민청의 벤치마킹을 해왔다”며도민의 수요를 반영한 공간에 대해 소개했다.
김홍진 전 KT 사장은 KT청사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각종 공기업의 지방 청사 이전을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옮기는 정도로 쉽게 생각하는 사례에 대해 비판을 많이 해왔다”고 밝히며 “광교로 이전하는 청사는 일하는 공간의 변화를 넘어서 일하는 방식, 문화,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형태로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도민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들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내세웠다. 임산부인 공무원에게 딱딱한 책상 대신 대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예를 제시해, 일상적인 사례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 모색을 제안했다.
■ 신청사 건립철학은 ‘사람중심’
신청사 건립에 대한 경기도청 공무원의 의견이 담긴 포스트잇 ⓒ 김수연 기자
이어진 토론한마당에서는 현직 공무원들의 의견도 줄을 이었다. 업무공간으로 민원인을 1층에서 데려와야 하는 것에 대해 지정 장소가 아닌 곳이더라도 업무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시작으로 공무원과 도민들이 원하는 공간에 대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공간이 행동에 영향을 주고, 행동이 공간에 영향을 주는 상호작용이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는데 공무원들이 수동적이라면 도태될 것입니다. 현 도지사 집무실도 재배치해서 축소한 상황이고, 신청사 건립 과정을 공유하겠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토론한마당에 참석한 이들의 의견을 통해 앞으로 신청사 건립 과정을 공유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도청 내의 공무원들의 의견이 담긴 포스트잇을 통해 생활체육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 같다”며 이를 신청사 건립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의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는 ‘소통’이다. 내부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도민들과의 소통 또한 중요하다. 건립 과정의 일환을 통해 집단이란 이름 아래에 개인의 의견을 듣기가 어려워진 우리 사회에서 도민들을 위한 공간은 무엇일지, 주체적인 참여와 운영이 이루어지는 방안에 대해 모색하는 과정이었던 토론한마당은 공공기관의 소통의 형식과 내용성을 보여주는 자리가 되었다. 신청사가 도민 모두의 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일환일 뿐만 아니라 13년 전 도민과의 약속을 지켜가는 과정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