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개관 당일 모습과 ‘한글이 걸어온 길’ 상설전시장 ⓒ 김윤지/꿈나무기자단
눈부신 햇살 아래 웅장하게 빛나는 국립한글박물관의 모습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직접 느끼고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의 멋진 건축물은 모음 글자 배경인 하늘, 사람, 땅을 형상화하였고, 주 출입구는 한국 전통 추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한국의 미래를 상징한다고 한다.
한글박물관 상설전시장은 ‘한글이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1부`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2부 `쉽게 익혀서 편히 쓰니`, 3부 `세상에 널리 퍼져 나아가기` 등으로 꾸며졌다.
세종대왕 어필과 용비어천가 ⓒ 김윤지/꿈나무기자단
상실전시장에서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한글의 창제 원리를 설명하고, 1446년(세종 28년)에 반포된 한글의 교육, 종교, 생활, 예술 등의 주제를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다양한 한글 자료와 영상, 체험 자료를 제공하여 한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세종대왕이 이정간에게 직접 써서 내려준 어필이다. 비록 서책에 판각된 것이지만 현존하는 유일한 세종대왕의 친필 자료다. 세종의 흔적이 묻어나는 책 속에서 한글 사랑이 가슴으로 전해졌다.
이두로 쓴 임신서기석 ⓒ 김윤지/꿈나무기자단
이두는 한자의 음과 뜻을 이용하여 우리말의 어순대로 문장을 표기한 것이다. 초기의 표기는 단순히 고유명사 표기에 머물렀던 반면, 이두는 우리말 문장 전체를 표기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두는 주로 행정용 문서를 비롯한 실용 문서에 많이 사용되었다. 임신서기석은 이두 표기 초기 형태자료인데 신라에 충성을 맹세하는 두 사람의 다짐이 새겨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영상과 송기주 박사의 ‘네벌식 한글타자기’ ⓒ 김윤지/꿈나무기자단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1743년에 구입한 것이다. 당시 간송은 ‘훈민정음 (해례본)’ 같은 보물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한다며 제시된 가격의 10배에 달하는 1만 원(당시 기와집 열 채 상당)을 선뜻 지불하였다는 유명한 일화가 남아있다. 어렵게 구한 ‘훈민정음 (해례본)’을 간송은 마치 그의 분신처럼 소중하게 다뤘다고 한다. 한글을 탄압하던 일제의 손으로부터 무사히 지켜냈을 뿐만 아니라 6.25전쟁 중 기나긴 피란길에서도 품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은 그가 ‘훈민정음 (해례본)’ 을 단순히 값이 나가는 문화재로만 여기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일화이다. 간송이 온몸을 바쳐 지켜낸 ‘훈민정음 (해례본)’은 우리 민족의 자긍심이요.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은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1950년 초등 국어와 ‘조선말 큰사전’의 원고 ⓒ 김윤지/꿈나무기자단
송기주 한글타자기라 불리는 네벌식 한글타자기는 송기주 박사가 미국 유학시절 발명한 것으로, 1933년 언더우드 타자기회사에서 제작하고 판매된 것이다. 송기주 한글타자기는 모음의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른 3벌의 자음 글쇠와 1벌의 모음 글쇠로 이루어져 글씨 모양이 고르고 아름답다고 한다. 이 귀한 타자기는 송기주 박사의 손자가 기증했다고 한다. 한글 역사의 뜻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소중한 타자기를 한번 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립한글박물관 관람객들 ⓒ 김윤지/꿈나무기자단
본 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국정 교과서다. 바둑이와 철수의 모습을 통해 당시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느껴졌다.
조선어학회에서 <조선말 큰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써놓은 원고이다. 누런 종이와 서예 글씨에서 우리나라 고유 문자에 대한 정겨움이 느껴졌다.
용비어천가는 세종 때 지은 악장의 하나로, 조선 건국의 위업을 칭송한 서사시다. 10권 5책 125의 가사문학집이다. 세종의 명을 받은 정인지, 권제, 안지 등은 태조 이성계의 선조인 목조, 익조, 도조, 환조와 태조, 태종 6대의 사적을 찬양한 장면 서사시를 1445년에 완성했다. 이를 보고 기뻐한 세종이 제목을 ‘용비어천가’라 지어 1447년 간행했다. 세종의 명에 따라 훈민정음을 처음으로 사용하여 만든 책이다. 세종은 무엇보다도 새 문자인 훈민정음으로 선조들의 창국성업을 노래해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남들이 언문이라고 멸시한 훈민정음에다가 막중한 창업의 노래를 실음으로써 우리 문자의 힘을 보여주고 권위를 높이려 했던 것이다. 현존하는 최초의 창작물로서 그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었다.
한글을 만들어보는 꿈기자 ⓒ 김윤지/꿈나무기자단
한글배움터는 한글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과 다문화 주민 등이 한글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마련된 체험학습공간이다. 한글 자음 글자와 모음 글자의 종류 및 구조와 자음 모음의 합자 방법을 발음과 함께 살펴봄으로써 소리글자인 한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한글을 통해 우리 문화의 일부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많은 어린아이가 이곳에서 각자 만들어 보고 싶은 글자를 만들고 있었다. 가족의 이름을 쓰기도 하고 ‘사랑’이나 ‘행복’과 같은 글자를 만들기도 했다. 꿈기자도 ‘꿈나무’란 글자를 만들어 보았다.
‘습례국’과 ‘백첨과 백첨통’ 19-20세기 ⓒ 김윤지/꿈나무기자단
이것은 백 개의 죽첨(대나무로 만든 제비)을 대나무통에 넣은 후 통을 흔들었을 때 빠져나온 죽첨의 점괘를 읽어 길흉을 판단하는 도구다. 죽점에는 ‘뎨얄첨(제일첨)부터 뎨백쳠(제백첨)’까지 그 순번이 한글로 기록되어 있다. 자신이 뽑은 죽첨의 숫자에 따라 점책의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가령 ‘뎨일첨’을 뽑을 경우 그 점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고조가 함곡관에 들어가다”
높고 높이 홀로 걸어 구름 사이를 향하니,
옥전 천관의 제일 반열이로다.
부귀영화를 하늘이 네게 부쳤으니
복은 동해와 같고 목숨은 뫼와 같도다.
관람 중 만난 정홍원 국무총리님과 함께 ⓒ 김윤지/꿈나무기자단
한글박물관을 관람하던 중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바로 정홍원 국무총리다. 꿈기자는 기자 정신을 발휘하여 인터뷰 요청을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흔쾌히 응해주었다.
꿈기자 : 국무총리께서는 위대한 우리의 한글을 기념하는 이곳 한글박물관을 개관하는 한글날에 마줘 방문하셨는데요. 국무총리로서 소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정홍원 국무총리 : 나라를 대표하는 글자, 우리 한글을 기념하는 한글박물관이 드디어 개관을 하여 많이 기쁘고 뿌듯합니다. 나라 글자로 박물관을 세워 기념하는 건 중국 다음으로 우리나라가 처음인데, 우수한 우리 한글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우리 문화도 앞서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척 뜻깊은 날입니다.
꿈기자: 우리 어린이들이 한글박물관을 찾아 우리의 뿌리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앞으로 어떤 홍보를 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정홍원 국무총리: 먼저 누구나 와도 좋아할 만한 유익한 ‘학습의 장’으로 만들어 홍보를 해서 한글을 바로 알고, 바로 배우고, 바로 쓰면서 우리의 뿌리를 찾아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모두가 한글을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꿈기자: 네, 바쁘신 중에도 좋은 말씀 주시고,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자로서 한글을 바로 알리고 바로 쓰고 바로 기록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립한글박물관을 돌아보면서 한글 속에 담긴 우리의 역사와 다양한 이야기가 곳곳에 배어있음을 느꼈다. 인류 문자 중 유일하게 만든 사람과 시기, 원리가 밝혀진 문자라는 사실도 자랑스럽다. 1443년 창제 이후 오늘까지 이어온 한글이라는 아름답고 고운 씨앗이 알알이 영글고 있는 한글박물관이 세상 앞에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한글이 걸어온 길을 한 발 한 발 따라 걸을 때, 앞으로 한글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기대가 된다.
<한글박물관 관람 안내>
관람 시간: 화요일, 목요일, 금요일 09:00-18:00
수요일, 토요일 : 09:00-21:00 (야간 개장)
일요일, 공휴일 : 09:00-19: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국립한글박물관이 지정한 날
관람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