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참석자들이 별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허필은 기자
흔히들 ‘직업’이라는 말이 여전히 한 단어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사회적으로 ‘직업’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독립된 의미를 가지는 각각의 두 단어로 분리됐다. 바로 직업(職業)에서 ‘직(職)’과 ‘업(業)’으로 분리된 것이다. 직장에서의 업무와 자기 능력의 계발을 동일한 활동으로 여겼던 과거와는 달리,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직업’이라는 단어는 직장에서의 업무를 나타내는 ‘직’과 자기 능력의 계발을 나타내는 ‘업’으로 나뉘었다.
이러한 현상과 더불어 자연스레 방점은 ‘직’이 아닌 ‘업’에 찍히게 된다. 길어야 30여 년에 불과한 직장에서의 업무와 달리 평생에 걸쳐 할 수 있는 일인 자기 능력 계발이 중요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평생 해야 할 일인 만큼 ‘업’에 대한 탐색은 누구에게나 중요하게 다가온다. 특히 진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업’에 대한 탐색의 의미는 더더욱 크다.
이러한 ‘업’에 대한 탐색이 가능한 축제의 장이 열렸다. 지난 2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소재한 킨텍스(KINTEX)에서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가 개막한 것. 개막식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대신하여 자리한 이을죽 경기도 여성가족국장, 김선동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함종한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장, 김광철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전시장 2홀 메인무대에서 진행됐다.
“어떤 역경이 있을지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꿈을 찾아라!”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환영사를 대독하는 이을죽 경기도 여성가족국장. ⓒ 허필은 기자
‘꿈을 만나 행복을 만들다’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는 청소년들의 꿈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됐다. 개회사와 환영사에서도 청소년들의 꿈을 강조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김 장관은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는 대한민국 재산목록 1호인 청소년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는 기회”라고 운을 떼며 “더 어린 시절 본연의 꿈을 미래에 실현하기 위한 박람회이다”라고 말하며 행사의 목적을 설명했다.
남 지사를 대신하여 환영사를 대독한 이 국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회기관단체인 닉 부이치치의 말을 인용했다. “어떤 역경이 있을지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꿈을 찾아라!”고 전한 닉 부이치치의 메시지를 언급하며 “꿈을 찾기 힘든 지금의 청소년들이 이번 박람회에서 다양한 체험으로 꿈을 만나 행복을 만드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남 지사의 환영사를 전했다.
개막식은 참석자들이 함께 하는 별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참석자들은 앞에 있는 스크린을 눌러 대형 스크린에 흩어져 있던 별 조각을 하나의 큰 별로 만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는데, 완성된 별은 청소년들의 빛나는 꿈을 상징한다.
꿈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창의마당의 한 부스에서 노래를 부르며 음원녹음스튜디오체험을 하는 청소년. ⓒ 허필은 기자
여성가족부와 경기도가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는 청소년들에게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올바른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3일부터 25일까지 3일 간 진행되는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는 체험프로그램과 무대프로그램, 특별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150여 개 부스가 운영되는 체험프로그램에서 청소년들은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프로그램은 창의마당, 진로마당, 상상마당, 건강마당, 참여마당 총 다섯 개로 이루어져 청소년들이 직접 다양한 활동을 경험함으로써 꿈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창의목공체험, 음원녹음 스튜디오체험 등으로 구성된 창의마당, 청소년 우주체험이 운영되는 상상마당은 특히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 무대프로그램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의 장위안, 알베르토 몬디, 다니엘 린데만이 참여하는 ‘톡톡드림 콘서트’와, 조용갑 테너, 가수 아웃사이더, 서경덕 교수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는 ‘두드림 특강’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청소년참여공모전과 청소년 동아리 공연 오디션이 포함된 특별프로그램도 박람회에서 주목받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진로 탐색이라는 즐거운 여정
참석자들의 별 퍼포먼스로 완성된 청소년들의 꿈을 상징하는 별. ⓒ 허필은 기자
김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의 의의에 대해 말했다. 첫째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활동이라는 점, 둘째로 진로 탐색의 기회라는 점, 마지막으로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축제라는 점이다. 청소년들에게 진로 탐색이라는 작업이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운 여정으로 다가오기를 바라는 김 이사장의 염원이 담겨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입시에서 자신이 원하는 학과보다 대학을 먼저 선택하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꿈이란 이미 의미 없는 단어가 된지도 모른다. 그런 청소년들이 대학에 진학해서는 평생의 ‘업’보다 회사를 먼저 선택하게 되고 결국엔 이러한 진로 고민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청소년기부터 진로 탐색이라는 작업에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번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는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청소년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꿈이 되고 그것이 바로 ‘업’이 되면서 그들의 진로 탐색은 더 이상 의무가 아닌 즐거운 축제로 바뀌고 있다. 청소년기는 인생의 목차를 만드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제10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목차를 아름답게 만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