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수원 서호공원에 모인 ‘경기도 600년 기념 경기옛길 걷기대회’ 참가자 1천여 명이 이목동 해우재~의왕시청 코스로 출발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경기도의 자연경관, 한국문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경기옛길을 따라 한국과 경기도의 역사를 바로 알고 새로운 문화체험을 할 수 있어 매우 기대됩니다.”
15일 오전 수원 서호공원에서 만난 미국인 아리엘(22·용인 죽전) 씨는 함께 온 한국인 친구와 함께 운동화 끈을 꽉 조여 맸다. 한국이 좋아 미국에서 3년여를 공부하고 경기도로 날아온 아리엘 씨는 “한국과 경기도의 역사문화에 특히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이번 기회에 많은 도민들과 함께 걸으며 역사 이야기를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경기도 600년’을 기념하고 경기옛길 역사문화탐방로를 홍보하기 위한 ‘경기도 600년 기념 경기옛길 걷기대회’가 15일 수원 서호공원 광장에서 도민 1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졌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고양, 과천 등 17개 시·군과 함께 마련한 이번 걷기대회 코스는 수원 화서동 서호공원 광장에서 출발해 이목동 해우재를 거쳐 의왕시청까지 8㎞ 구간으로, 해우재까지의 중급과 의왕시청까지의 상급으로 나눠 진행됐다.
앞서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는 ‘경기옛길 따라 릴레이 종주’를 열고 구간별 30명의 릴레이 종주단이 경기옛길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의주길 50㎞과 삼남길길 80㎞ 전 구간을 종주했다.
이른 아침 영하의 날씨에도 이날 가족,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인 참가자들은 배와 가슴에 부여받은 번호표를 붙이고 걷기대회 홍보풍선을 손에 든 채 들뜬 표정으로 도보에 나섰다.
출발 전에는 삼남길과 의주길 종주단 깃발 인계식과 다양한 문화공연도 열려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으며, 대회 코스 곳곳에는 경기도 600년 역사를 소개하는 패널과 각종 공연 등도 준비됐다.
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와 참가자들이 출발 전 준비운동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딸과 함께 참가한 정혜림 씨는 “집이 가까워 매일 근처에서 걷기 운동을 한다. 이번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딸과 함께 경기도의 역사를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고 전했다.
경기옛길 관련 정보 빈칸을 채우는 퀴즈 이벤트도 함께 진행돼, 걷기 대회 참가자들이 퀴즈를 풀기 위해 경기옛길 설명판 앞에서 문제지와 펜을 들고 공부하는 이색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기옛길 사업은 조선시대 서울, 경기에서 전국으로 뻗어나간 옛 대로를 역사 문화탐방 도보길로 새롭게 조성하는 것으로,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시군, 민간도보단체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개통한 경기 삼남길은 서울에서 충청, 전라, 경상지역으로 향했던 삼남대로를 원형으로 해 총 10개 코스 90㎞(과천~평택)로 이루어져 있다. 같은 해 10월 개통한 의주길은 중국으로 가는 길이었던 의주대로를 기반으로 총 5개 코스 50㎞(고양~파주)가 조성됐다.
올해부터는 부산과 일본으로 가는 길인 영남대로(성남~안성)를 바탕으로 영남길 역사문화 탐방로를 개발, 조성하고 있으며 2015년 상반기 개통 예정이다.
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경기도에는 600년 역사를 상징하는 보물과 같은 명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이번 행사 역시 역사문화체험의 대표적 명소로서 도민들에게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7일부터 14일 열린 ‘경기옛길 따라 릴레이 종주’ 종주단원이 걷기대회 출발 전 참가 대표에게 경기옛길 홍보 깃발을 전달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