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영화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는 소위 인기 있는 대중적인 영화가 대부분이다. 조금 어렵고 독특해도 작품성 있고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다양성영화들은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든 실정이다.
다양성영화란 예술성, 작품성, 비관습적 서사, 미학적 가치 등 다양성의 가치를 지닌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통칭하는 말로, 수익 확대가 목적인 상업영화와 달리 제작, 배급, 상영 등이 소규모로 진행된다.
대규모 자본과 대중성, 흥행성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다양성영화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자리가 경기도에서 열리고 있다.
‘G시네마 기획전’을 알리는 포스터. ⓒ 이우원 기자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영상위원회는 다양성영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성영화 전문 상영회 ‘G시네마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이번 기획전은 23일까지 백석(고양), 안산, 수원(영통) 메가박스에서 다채로운 다양성영화들을 상영할 예정이다.
G(GOOD)시네마는 경기도가 지자체 최초로 다양성영화의 상영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3년 4월 11일 멀티플렉스영화관 메가박스(주), 김기덕 감독, 경기영상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경기도 내 메가박스 3개관과 10개의 경기도 지역 공공시설 및 대학교에서 경기도 다양성영화관 G(GOOD)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사업을 시작한 이후 올해 10월까지 총 57편의 다양성영화를 전용관을 통해 상영했으며 총 2만8000명 이상의 관람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다양성영화 축제의 상영 일정표. ⓒ 이우원 기자
9일 동안 열리는 이번 기획전은 3개 주제와 1개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2015년 개봉 예정작 6편을 상영하는 ‘예습편’과 화제작을 상영하는 ‘복습편’, 감독과 관객과의 대화가 가능한 ‘심화편’이 3개 주제이다. 또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경기 남부 대학교의 단편 졸업 작품을 모아 상영하는 ‘G시네마 필름 스쿨(G cinema Film School Select)’이 진행된다.
지난 17일 백석 메가박스에서는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구혜선 연출의 영화 ‘다우더’가 상영됐다. 어긋난 모정의 이야기를 담은 ‘다우더’는 구혜선 감독의 3번째 작품이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감독과 관객 간 대화의 시간이 마련됐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도 즐기고, 감독과 특별한 대화도 하며 일석이조의 재미를 얻었다.
영화 ‘다우더’ 상영 후 구혜선 감독과 관객들이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 이우원 기자
영화 제목을 ‘다우더’라고 정한 이유에 대해 구 감독은 “‘다우더’라는 제목은 영화의 가제로 먼저 사용됐다. 그런데 정식 제목을 짓기 위해 사람들과 상의해보니 ‘딸’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Daughter’를 콩글리시 식으로 표현한 이 제목이 영화 속 엄마의 비정상적이고, 어긋난 모정과 잘 맞는다고 생각돼 가제를 그대로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를 크게 부각시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어머니와 딸, 모녀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싶었다. 어머니의 잘못된 집착과 비정상적인 모정이 아버지의 개입으로 인해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존재는 하지만, 크게 부각시키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양성영화들은 늘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갈망한다. 이번 다양성영화 축제를 통해 평소 대형 영화관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뛰어난 작품성의 다양성영화가 관객들과 마주했으며 감독과 관객이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다양성영화의 저변 확대라는 ‘G시네마’의 기본 취지에 부합하는 자리였음이 분명하다.
한편 이번 기획전은 23일까지 계속된다. 가까운 다양성영화 상영관과 일정표를 확인한 뒤 다양성영화의 매력에 빠져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