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서부권역 시장·군수 정례 간담회가 열렸다. ⓒ 은민수 기자
지난 17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서부권역 시장·군수 정례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염태영 수원시장, 김만수 부천시장, 제종길 안산시장, 이필운 안양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유영록 김포시장, 김윤주 군포시장, 곽상욱 오산시장, 김성제 의왕시장, 신계용 과천시장 등 경기도 서부권역 12명의 시장과 경기도 각 실·국장들이 함께해 시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경기도의 입장을 답하는 토론형식으로 진행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악수하는 이필운 안양시장. ⓒ 은민수 기자
이날 이필운 안양시장은 주민들의 불편을 해결하고 사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도록 도로확장 사업에 대한 지원을 건의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간담회의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 다소 민감한 문제로 분위기가 심각해질 때면 웃음으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그러면서도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도의 참여를 제안하며 부천시 발전에 대한 건의도 잊지 않았다.
12개 시장들이 건의 후 경기도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 은민수 기자
특히 이날 12명의 시장 중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김윤식 시흥시장은 순서를 헷갈린 남 지사가 시흥시 발언 차례임을 잊고 생략하려하자 “시흥에서부터 뻗어 나온 과천, 의왕, 군포, 광명, 안양, 안산에게 앞 순서를 양보하고 마지막으로 발언할 때는 큰집의 자존심을 지켜주나 보다 했지만 결국 잊혀졌다”고 한탄해 작은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김윤식 시흥시장은 “도시계획사업은 시·군이 알아서 할 내용이지만 각자 인접한 시·군의 이해관계에 따라 꼭 필요하고 작은 도로라도 제때 처리가 안 되는 상황이 있다. 그런 부분은 도에서 처리를 해줬으면 한다”며 그동안의 답답했던 심정을 내비쳤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100만 도시 특례와 공군비행장 이전 등에 대해 건의했다. ⓒ 은민수 기자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순간은 염태영 수원시장과 채인석 화성시장 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화성권 도로확장, 100만 도시 특례와 함께 수원 공군 비행장 이전에 대해 말하며 “공군기지 이전은 이전 대상지에 대한 주민투표와 그에 따른 보상, 지원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이전 부지 선정 관련 해당 지자체 갈등과 지원 계획 수립시 예산 문제, 행정 절차 등에 대해 경기도의 적극적인 중재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채인석 화성시장이 발언을 마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 은민수 기자
이에 남 지사는 “여기 있는 시·군 가운데 한 곳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각 시·군이 합의를 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채인석 화성시장은 “화성시가 비행기 사고로 여러 번 피해를 봤음에도 경기도는 한 번도 도와주지 않았다. 제가 건의한 것, 아무것도 안 도와줘도 된다. 제가 할 수 있다. 그러나 비행장 이전만큼은 경기도가 심각하게 고려해 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채 시장의 발언에 남 지사는 “비행장 이전은 시·군의 이해만 따져서 결정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국가와 경기도의 입장을 두루 고려해 국방력 증대 제고와 주민 피해 최소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최적지를 선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화성 시화호를 수원 비행장 이전 부지로 고려한다는 내용이 일부 언론에 공개되어, 화성시장이 관련 내용을 건의한 것”이라며 “수원비행장 이전 부지는 현재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시장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은민수 기자
마지막으로 남 지사는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시책추진보전금 공모사업)과 관련해 “올해는 마감이 됐기 때문에 도로 같은 SOC관련 사업들은 시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시(市)가 기업과 손잡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내면 굉장히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서 “대한민국의 21세기형 성장 동력은 첨단지식기반산업과 문화, 관광산업이며 이는 경기도가 앞장서서 선도해 나갈 수 있다”며 “경기도와 31개 시·군이 서로 힘을 합쳐 상생과 협력을 통한 경기도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