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언제나민원실’의 입구. ⓒ 이은주 기자
“무엇이든 상담하세요.”
경기도민을 위한 소통상담, ‘도지사 좀 만납시다’가 어느덧 18회를 맞이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현장에서 답을 찾는 도정 철학에 기반하여 실시하고 있는 ‘도지사 좀 만납시다’는 경기도민과 도지사의 쌍방향적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도지사 좀 만납시다’는 경기도청과 의정부 북부청사를 번갈아가며 매주 금요일에 열리고 있다. 덕분에 금요일마다 민원실은 도지사를 만나고자 하는 민원 신청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지난 23일, 경기도청 언제나민원실에서 열린 ‘도지사 좀 만납시다’에도 총 8명의 민원상담자가 ‘신문고’를 울리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 날 민원상담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신규 허가 완화 ▲사립도서관 지원 확대 ▲도시계획도로 확장에 따른 건물 존치 ▲도로 편입에 따른 사유재산권 제한 해소 ▲공동주택 품질검수제도 개선 ▲아파트 비리 해소 ▲공사 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 특별법 문의 ▲농업진흥구역 개발행위 불허가 부당 등의 문제에 대해 민원인들의 건의와 요청이 이뤄졌다.
민원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 이은주 기자
민원상담의 시작은 고양시에서 온 김모 씨의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신규 허가 완화’ 문제였다. 김 씨는 생계를 위해 1톤 화물트럭으로 용달 운송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나 시에서 허가가 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남 지사는 김 씨가 택배운송사업자와 전속 운송계약을 맺는 방안을 제안하며, 철도물류정책과장과 이를 면밀히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도지사 만났지만… 안타까운 발걸음 돌리는 사람도
‘도지사 좀 만납시다’의 상담시간은 10분이 주어진다. 문제상황을 설명하고 해결책을 논의하기까지에는 어쩌면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이다. 따라서 비교적 차분하게 요청사항을 이야기하는 민원인이 있는가하면 다소 격앙된 어조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민원인도 있었다.
가평군에서 온 김모 씨는 도시계획도로 확장 사업으로 본인의 점포가 속한 건물이 철거됨에 따라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김 씨는 “현재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을 위한 무료 급식봉사를 하고 있으나 시공사 측에서 전기와 가스를 끊어 더 이상 봉사를 할 수가 없다. 국가 재난상황 발생 시에 현장에 나가서 봉사를 해야 하는데 베이스캠프를 잃고 만 것”이라며 도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김 씨는 현재 손실보상금으로 3200만원 가량의 금액을 받는 등 협의를 완료한 상태다. 그러나 이 금액으로는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며 김 씨는 장소이전을 요구했다.
민천식 도시주택과장은 “해결을 위해 가평군 관계자도 만나봤지만 도로공사에 따른 공공사업을 할 때는 영업보상 외에는 법률적으로 (김 씨가 주장하는 바를) 추가적으로 해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법적인 문제와 형평성의 문제를 고려해 민원인께서 양해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남 지사 또한 “도와드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싶지만 국가공무원과 도·시 공무원이 할 수 있는 한계를 이해해주시고 조금 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서 또다시 상담을 요청해달라”며 다시 한 번 민원인의 협조를 부탁했다.
이처럼 민원인은 저마다 생계가 걸린 사연들을 가지고 민원실의 문턱을 밟고 있지만, 정부부처와 시공사, 법적인 한계 등과 같이 복합적인 문제에 얽히게 되면 경기도 차원에서도 불가피하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남 지사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최대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보였다.
남 지사는 무엇보다 이 날 상담에서 “(민원해결이) 될지 안 될지, 결과를 명확하게 민원인에게 알려야 한다. 민원인의 아쉬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도민의 소리 적극적으로 반영” 변화하는 경기도
언제나민원실을 찾은 많은 민원인들의 상담건은 대부분 경기도의 주요 정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민원을 해결하게 되면 경기도 정책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개선방안을 향해 나아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즉, ‘민생’과 ‘제도’의 상생발전이다.
이 날 남 지사는 민원인의 목소리를 들으며 크게 공감하고, 도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용인에서 사립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 씨는 재정 악화로 인해 감축된 도서관 예산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는 후원금을 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인건비와 야간 개장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
경기도에서는 그간 도비로 사립도서관을 지원해왔으나 2013년부터는 재정 위기로 인하여 자료구입비 등 지원을 끊은 상태다.
남 지사는 사립도서관 지원 문제를 시책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쳤으며, “내년부터 예산으로 편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용인시 이동면 천리 도로 편입에 따른 사유재산권 제한 해소 관련 민원상담을 요청한 남모 씨는 행정의 편의대로 도로에 줄을 그어 사유재산을 침해당했다며 15년 동안 보상을 받지 못해 고통을 받아왔다고 호소했다.
이에 남 지사는 “앞으로는 주민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도로편입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겠다”고 약속하는가 하면 “도로교통공사와 얘기해서 6월에 보상 결정을 하고 올해 10월까지는 (보상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공동주택의 품질검수제도 개선을 원하는 민원인에게 남 지사는 도에서 직접 품질검수팀을 구성하여 오는 2월 조직개편에 반영하겠다는 해결책을 제안했다.
경기도에서는 민간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찾아 개인·공동주택에 직접 기술지원을 하는 굿모닝하우스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남 지사는 “굿모닝하우스 자문단에서 건축전문가, 소방전문가 등을 모셔 사후 점검을 하도록 하겠다”며 조속한 문제해결을 약속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주명걸 건축디자인과장의 ‘장기방치 건축물 특별조치법’에 대한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 이은주 기자
남 지사는 또한 공사 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에 대한 특별법 제정에 관해 매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이며 “여러 난관들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좋은 아이디어 주셔서 (민원인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처럼 민원실에 울린 도민의 목소리는 경기도를 바꾸는 힘이 되고 있다. 민원인들은 경기도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기도, 개선책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보다 밝고 투명한 경기도를 향한 발전을 돕고 있다.
‘깨진 유리창’ 없는 경기도를 위하여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사소한 것들을 방치해두면 나중에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이론이다. 언제나민원실에 접수된 민원들은 사소할 수도 있는 것들이지만 때로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도 한다.
경기도에서는 이를 ‘도민의 대표’인 도지사와 함께 해결해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그 결과, ‘도지사 좀 만납시다’ 민원상담에서는 총 132건의 민원을 상담하고, 이 중 111건을 처리 완료했다.
찾아가는 현장 중심의 행정으로 모두가 행복한 경기도정의 실천을 위해 발로 뛰는 경기도. 사소한 문제에도 귀 기울이며 ‘깨진 유리창’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경기도의 행보가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