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현장 속으로]는 도민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경기도 및 산하기관의 각종 현장 이슈와 활약상을 생생하게 전하는 경기G뉴스의 기획시리즈입니다. 여섯 번째로,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지난 2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공무원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 현장을 찾아갔습니다.<편집자주>
14일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신규공직자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심폐소생술은 돈이 안 드는 ‘보험’입니다. 제일 중요한 건 최초 반응자의 역할입니다. 구급대원과 의료인이 아닌 여러분이 살려야합니다.”
14일 오후 2시 경기도인재개발원 4층 심폐소생술 교육장. 신규 공직자 30여 명은 인재원 내에 배치된 실습용 마네킹과 교육용 심박자동제세동기 등을 활용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다.
인재개발원은 지난 2월부터 도내 31개 시·군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심박자동제세동기 사용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유사시 도민 생명을 구하는 데 공무원들의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2시 ‘신규공무원 과정 D반’ 교육에는 ‘제3기 신규공직자과정’ 공무원 30여 명이 참여했다. 교육 프로그램은 홍보영상 시청을 시작으로 가슴 흉부 압박, 심박자동제세동기 사용법 등의 실습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심폐소생술 교육생들이 홍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먼저 황성훈 경기도소방학교 교관은 초동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교관은 “심장마비 환자의 경우 초기 5분 내 조치가 중요하다”며 “심정지 후 1분 내 심폐소생술을 하면 생존 확률이 90%에 이르지만 5분이 지나면 뇌 손상이 시작돼 생존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교육생들은 황 교관의 지시에 따라 손바닥을 펴고 흔들며 ‘5분’을 강조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심폐소생술 전 지켜야 할 수칙도 강조했다.
황 교관에 따르면 심폐소생술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주변 사람을 지목한 후 119신고와 자동제세동기를 갖다 달라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경우에는 즉시 스스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영상 시청 후 교육생들은 2인 1조로 짝을 이뤄 실습용 마네킹을 누워 놓고 흉부압박을 실시했다. 인공호흡 방법을 모르거나 꺼려지는 경우 가슴 압박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심장마비 환자의 경우 초기 5분 내 조치가 중요하다. 심정지 후 1분 내 심폐소생술을 하면 생존 확률이 90%에 이르지만 5분이 지나면 뇌 손상이 시작돼 생존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교육생들은 양팔이 마네킹 인형 가슴과 수직이 되도록 어깨와 허리를 쫙 피고 가슴을 30차례 눌렀다. 속도는 1분당 100∼120회.
“가슴이 5~6cm 깊이로 눌릴 정도로 강하고, 빠르게 압박하세요. 현장에서 하실 때는 무조건 힘껏 누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슴에 힘을 가하면 몸에 상처가 나 오히려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게 마련. “갈비뼈가 부러지면 어쩌냐”는 교육생의 질문에 교관은 ‘우선순위를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황 교관은 “중요한 장기인 심장과 뇌를 살리고 나서 나머지는 차후에 생각하면 된다”며 “갈비뼈는 나중에 붙지만 심장과 뇌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 2(2008년 12월 시행)’에 따르면 응급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하다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손해를 입힌 경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교육에선 환자의 몸에 전기충격을 가하는 자동제세동기(AED, 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 교육도 마련됐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 교육 모습. ⓒ 경기G뉴스 허선량
교육생들은 자동제세동기 전원버튼을 누른 후 안내방송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였다.
2장의 패드를 각각 오른쪽 쇄골 아래와 왼쪽 젖꼭지 옆에 붙이면 자동제세동기가 환자의 심전도를 분석한다. 제세동(심방세동을 정상조율로 되돌리는 수단) 시에는 환자의 몸에서 손을 떼고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음성 지시가 나올 때 제세동 버튼을 눌러야 한다.
교육생 김미지(30·화성시 위생과) 씨는 “아버지께서 수면무호흡증이셔서 혹시 몰라 전부터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싶었다”며 “앉아서 가만히 동영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습을 통해 몸으로 익힐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우태형(45·구리시 주민생활지원과) 씨는 “초동조치의 중요성을 배웠다”며 “위급상황이 닥치면 오늘 배운 심폐소생술과 심박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해 대처해야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인재개발원 역량개발지원과 박영숙 주무관은 “이번 교육은 행정 일선에서 대처하여야 할 공무원에 대한 안전교육이 미흡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며 “행정 현장에서 유사시에 도민의 생명을 구하는 안전지킴이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동안 130여 명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고, 4월 14일 현재 총 1700여 명이 교육을 이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