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현장 속으로]는 도민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경기도 및 산하기관의 각종 현장 이슈와 활약상을 생생하게 전하는 경기G뉴스의 기획시리즈입니다. 여덟 번째로, 어린이집 일일 현장 체험에 나선 박정란 경기도 여성가족국장을 동행 취재했습니다.<편집자주>
16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수성로 서호꽃뫼공원에서 박정란 경기도 여성가족국장이 ‘수원시립 서호어린이집’ 원생들과 산책을 하고 있다. 박정란 국장은 이날 ‘수원시립 서호어린이집’에서 ‘일일 어린이집 체험’을 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16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수성로 서호꽃뫼공원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환하게 들려왔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따라 박정란 경기도 여성가족국장은 ‘수원시립 서호어린이집’ 원생들의 고사리 같은 손을 맞잡고 한 시간 동안 산책했다.
박정란 국장은 이날 서호어린이집에서 ‘일일 어린이집 체험’을 가졌다. 이날 어린이집 체험에는 보육정책과 김종목 팀장과 김정희 주무관이 동행했다. 이번 현장체험은 경기도가 우수 영·유아 보육시설 사례를 살펴보고,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정책 입안을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2월 개원한 수원시립 서호어린이집은 지상2층, 연면적 836㎡ 규모로 보육실, 유희실, 치료실 등을 갖춰 취학 전 영·유아의 성장단계별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비장애반(만 1~2세)과 장애반(만 1~5세)으로 나눠 보육이 이뤄진다.
서호어린이집은 수원시에서 민간위탁 형태로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이다. 이곳에선 교사 15명(특수 9·보육 4·치료 2)이 장애반 9반, 비장애반 4반 등 총 13개 반 51명의 아동들을 보육하며, 장애보조(2)·누리보조(1) 교사가 보조지원을 하고 있다.
박정란 국장은 이날 어린이집 체험에 앞서 김정희 주무관과 함께 교사용 붉은 앞치마를 착용하고 시설 라운딩, 아동 등원 안내, 서호공원 산책, 서호가족도서관에서 동화책 읽어주기(월 1회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일환), 아동 식사지도 등의 체험활동을 가졌다.
박정란 국장이 수원 서호가족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이날 가장 시선을 끈 것은 박 국장의 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던 한 아이였다. 구미아(여·49) 서호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들이 놀랄 경우에 스킨십이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강지연(5·가명·만 4~5세 장애반) 양은 ‘묘성증후군’(고양이울음증후군)을 가진 아이였다. 아이가 울려고 하자 박 국장은 아이를 안고 손으로 등을 여러 번 쓰다듬어 주었다.
박 국장은 지연 양을 세면장으로 데리고 가서 얼굴을 씻겨주고 돌아왔다. 아이는 좀처럼 쉽게 박 국장의 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박 국장은 점심시간 ‘아동 식사지원’에서 오랫동안 지연 양의 식사를 도와주기도 했다.
구미아 원장은 “행정에 계신 분들이 보육현장을 모르실 수 있는데, 이번 기회에 취학 전 장애 영·유아 보육교사의 어려움을 아실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하다”며 “국장님이 친근감 있게 하시니 아이들이 좋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호어린이집에서 박정란 국장이 아이들의 식사를 돕고 있다. ⓒ 경기G뉴스 유제훈
현장체험 앞서 진행된 간담회에선 장애를 가진 영·유아를 지도하는 특수교사 수급의 어려운 점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서호어린이집에선 구미아 원장의 추천으로 교직원 가운데 5명이 사이버대학·대학원 특수교육과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구 원장도 현재 단국대에서 특수교육 박사과정을 공부 중이다. 구 원장에겐 뇌성마비와 청각장애를 가진 딸(15)이 있다. 구 원장은 “딸 교육과 어린이집 현장에 적용하고자 시작한 공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국장은 “아이를 좋아하지 않으면 이런 직업이 어려울 것”이라며 “일반 어린이집도 아이를 좋아해야 하지만, (특수교육은) 그냥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종목 경기도 보육정책팀장은 “보육정책 업무를 하려면 현장 체험이 중요하다”며 “현장에 와서 배우고, 현장성 있는 보육정책 입안을 추진하기 위해 일일 체험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체험을 마친 박정란 국장은 “장애반은 보육담당 교사도 쉬운 게 아닌 거 같다. 정부 차원에서 법적으로 특수 어린이집의 교사를 보강시켜야 할 것 같다”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조금씩 인식이 바뀌어 배려하는 마음으로 특수교사들도 즐겁게 일하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현장 체험은 경기도가 우수 영·유아 보육시설의 사례를 살펴보고,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정책 입안을 위해 마련됐다. ⓒ 경기G뉴스 유제훈
한편 수원시립 서호어린이집은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 산하 평가인증국의 인증(‘일반 40인 이상 지표에 의한 평가인증’에서 ‘국공립 유형별 어린이집’ 가운데 최고점수인 100점으로 평가됨)을 받아 수원시가 장애아 전문어린이집 특수보육시설로 지정했다.
16일 현재 경기도내에는 수원, 성남, 파주, 의정부, 안산 등에서 18개의 장애 전문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