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2일 ‘경기 연정 실천, 도지사와 부지사가 찾아갑니다’ 일곱 번째 자리로 군포시니어클럽 셔틀콕 Gooshing 사업단을 찾아 셔틀콕 제작을 체험해보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나이가 드니까 손발에 힘도 없고, 감각도 둔해져 고민이 많았는데, 이렇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작업하고 돈도 버니 정말 좋아요. 일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더 많이 생겨났으면 합니다.”
군포에 사는 일흔 살 지혜숙 할머니는 일주일에 두 번 군포 시니어클럽 고운매 사업단으로 출근한다. 지 할머니는 이곳에서 하루 3시간씩 신생아 겉싸개용 이불 누빔 작업을 한다. 재단, 솜 집어넣기, 누빔 등 각자 맡은 분야가 다른 6명의 어르신들은 일주일에 2회, 3시간씩 작업장에 모여 이불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생산되는 이불은 하루 60장, 한 달이면 500여 장에 이르며, 꼼꼼한 솜씨 덕에 산본 제일병원에 납품하는 등 인기가 좋다.
지 할머니는 “출근한 지 벌써 4년째로, 일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며 “내 여건이 된다면 옆에 함께 일하는 친구들과 쭉 일하고 싶다”며 웃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기우 도 사회통합부지사가 양질의 노인 일자리 증대 방안을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 22일 직접 군포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고운매 사업단’, ‘셔틀콕 Gooshing 사업단’ 등을 찾았다.
‘경기 연정 실천, 도지사와 부지사가 찾아갑니다’ 일곱 번째 자리로,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를 비롯해 김윤주 군포시장, 김경자·김도헌 도의원, 김정호 군포시니어클럽 관장 등이 참석했다.
남 지사는 먼저 군포 당정동 셔틀콕 Gooshing 사업단을 찾아 작업 현장을 둘러봤다.
남 지사는 “배드민턴 동호인이 300만 명에 이르는 등 인기가 많아 셔틀콕의 수요도 높은 편이며, 주요 공정이 수작업이라 어르신에 적합한 일자리”라며 “이곳의 사업을 분석해 도 전역 어르신들의 일자리로 활용하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셔틀콕 Gooshing 사업단은 현재 노인 40명이 4개조 격일로 근무 중이며 깃털 분류, 직모기, 1차 본드칠, 미싱(봉재) 등 작업을 거친다. 어르신들은 일주일에 3번 3시간씩 일하며, 4개월째 한달 1만~2만여 개가 생산되고 있다.
남 지사는 이어 인근 ‘고운매 사업단’을 찾아 신생아 겉싸개 이불 작업을 살펴보고 어르신 직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남 지사는 “어르신들 특유의 장점인 꼼꼼함과 책임감을 살려 다양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괜찮은 분야”라며 “앞으로 대기업과의 납품계약을 통해 안정적 일자리, 고정적 수익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도와 함께 의논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고운매 사업단은 지난 2009년부터 사단법인 성민원, 산본제일병원, ㈜매일유업과 3자 협력기관 협약을 맺고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퍼니넷 등 일반기업체와도 연계해 침대커버, 패드 등도 생산하고 있다.
남경필 지사 등 관계자들이 고운매 사업단을 찾아 작업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남경필 지사가 어르신 일자리 확대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에서 “어르신들의 경험과 기술을 살려 100세 시대에 맞는 지속 가능한 양질의 노인 적합형 일자리를 육성하는 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올해는 코오롱, K2 등 대기업과도 협력관계를 이뤄 생산라인의 일부과정을 위탁 참여, 안정적 일자리 사업 구축을 해 나갈 방침이다.
이날 현장방문에서는 시니어클럽 관계자, 일자리사업 참여 어르신 등과 의견을 나누고 건의사항을 듣는 대화시간도 이어졌다.
간담회 시작 전 남 지사는 “일하는 모습을 보니 여느 젊은이들보다 더 열정적이어서 놀랐다”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노인 일자리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왔으니 많은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전했다.
김종호 군포시니어클럽 관장은 “요즘 같은 고령화시대에 기존의 단순 노동은 어르신들의 일자리에 어울리지 않다. 노인 일자리 분야 발굴이 필요하다”며 “중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드는 제품 관련 일자리를 우리나라와 연계해 역수출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종호 관장은 “노인 일자리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관리 직원들이 사회복지사라는 점이다. 전문 경영인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 창출 등에 취약할 수 있다”며 “시·도에서 사업 컨설팅 등 자문을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김윤주 군포시장은 셔틀콕 사업 확장을 위해 전문 제작 공장을 만들 예산을 도에 요청했다.
김윤주 시장은 “크게 어렵지 않은 작업과 높은 수요로 배드민턴 셔틀콕 사업이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며 “우리나라의 대표 어르신 일자리 본보기로 만들었으면 한다. 이에 사업장 확장을 위한 예산이 절실하다”고 했다.
남 지사는 “현재 군포시와 이전 부지, 건축비 지원에 대해 협의 중으로, 경기도 관련 부서와 상세히 논의해 ‘넥스트경기 창조 오디션’에 참여해 시책추진보전금을 지원받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간담회에서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였다.
실버카페 ‘에스빔’에서 일하고 있는 김필숙(62) 씨는 “직장을 은퇴한 후 집에만 있다가 나와서 일한 지 1년째인데, 정말 행복하다”며 “일하려고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고 제과제빵 공부도 하고 있다. 일할 수 있는 자리만 있다면 나처럼 적극적으로 일할 노인들은 굉장히 많을 것이다. 일자리가 많아져야 한다”고 전했다.
박미라 고운매 사업단 담당자는 어르신 일자리 사업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급여 인상, 근로 환경 개선 등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박미라 씨는 “일할 수 있다는 만족감도 큰 데다 지난해보다 급여가 조금 올라 어르신들의 사기가 높아졌다”며 “급여 인상 지원이나, 협소하고 낡은 작업장 개선 등 환경 개선이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는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모아 어르신 일자리 정책에 반영하면, 인건비 문제로 외국으로 빠져 나가는 기업들을 경기도로 불러모을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며 “성공 가능성이 높은 다양한 아이템을 찾아 해외로 밀려난 사업을 어르신 일자리로 전환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경필 지사는 “어르신들의 경험과 기술을 살려 100세 시대에 맞는 지속 가능한 양질의 노인 적합형 일자리를 육성하는 데 적극 노력하겠다”며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9년 설립된 군포시니어클럽은 노인 일자리사업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전문성을 극대화해 정서적·사회적 노인 참여를 늘리는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셔틀콕 제조업체인 Gooshing, 이불 재봉 사업 고운매 사업단, 커피 전문점 에스빔 등을 운영하며, 할매정성밥상, 문화재 발굴 사업, 실버급식도우미사업, 교육강사 파견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벌여 호응을 얻고 있다.
간담회에서는 남경필 지사, 이기우 부지사 외에 김윤주 군포시장, 일자리사업 참여 어르신 등 20여 명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