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수원 경기도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년 따복공동체 공모사업 주민참여심사에서 접수된 사업 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안양에서 공부하는 청소년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절실함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천장과 바닥이 너무 낡아 아이들이 불편해 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공부방의 운영주체는 어디인가요?”
“공부방 시설개선비를 지원받으면, 경기도 따복공동체 사업과 어떤 방법으로 연계할 수 있을까요?”
안양시 박달1동에서 온 이면자 씨가 ‘우리동네인재를 위한 청출어람 공부방’ 바닥·페인팅 등 시설개선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자, 테이블에 모인 심사위원과 주민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여느 기업 신입사원 채용 압박 면접장을 방불케 하는 이 곳은 8일 오전 수원 경기도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년 따복공동체 공모사업 주민참여심사 현장.
‘따복공동체’란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의 준말로,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공동체공간을 만들어 함께 행복한 삶터를 조성하는 사업을 말한다.
경기도는 따복공동체 확산을 위해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공모사업을 접수해, 주민 대상 3개 분야 315개 주민공동체에서 5800여 명, 시·군 대상 2개 분야 사업에서 15건 등을 접수받았다.
경기도는 심사위원들이 모여 사업계획서를 살펴보며 일방적인 결과발표를 해 온 일반 공모사업 심사장과는 달리, 이 날 공모사업을 만든 마을 공동체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사업계획을 직접 발표하고 상호 심사하는 형태로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심사장에선 178건 사업에 대해 공동체 주민 200여 명이 참석해 따복공동체 사업 계획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열띤 토론도 벌였다.
공모사업 계획으로 아파트단지 관리동, 마을회관 등 유휴 공간을 활용한 공동체 활동 공간 조성 리모델링비 지원 요청이 가장 많았다. 또 주민들이 자체 확보한 커뮤니티 공간에 노래강습, 외국어교실 등 주민활동 프로그램과 공동육아, 마을역사탐방, 재능기부를 통한 평생학습 등 다양한 봉사프로그램 운영비 지원을 신청하기도 했다.
독거노인 생신상차리기, 집수리, 청소년 진로찾기 등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프로그램과 마을 꽃밭 가꾸기, 김장 나눔 등을 신청하는 내용도 있었다.
2015년 따복공동체 공모사업 주민참여심사에서 참여한 김진기 따복공동체지원단 총괄팀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이날 열린 심사는 공간조성·공간활동·새싹활동 등 총 3개 사업별로 나눠 8개 그룹으로 나눠 주민발표·전문가심사·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한 그룹 당 각 마을 공동체에서 모인 8명의 주민과 심사위원 2명이 모여 사업계획 발표를 듣고, 질문을 주고받으며 상호 심사했다.
이들은 주민 참여도, 마을현실과 목적의 연관성, 실현 가능성, 공동체 활성화 방안, 지속가능성 등을 세부적으로 평가했다.
심사에 참가한 용인학일 농촌체험 휴양마을 김시연 위원장은 “공모사업 발표에 여러 번 참여해 봤지만 이번처럼 다른 마을 주민들과 토론형식의 심사는 처음”이라며 “각 마을 대표들에게 여러 사업 내용을 꼼꼼히 듣고, 정보 공유를 다양하게 할 수 있어 굉장히 인상적이고 좋았다”고 전했다.
심사장에선 178건 사업에 대해 주민 200여 명이 참석해 따복공동체 사업 계획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열띤 토론도 벌였다. ⓒ 경기G뉴스 허선량
한편, 경기도는 올해 12억6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주민 대상 3개 유형 100개 사업에 9억 원, 시·군 대상 2개 유형사업 10건에 3억600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6일에는 의정부 경기북부상공회의소에서 137건에 대한 심사가 진행됐으며, 선정된 사업은 5월 중 경기도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 지원비 교부와 사업 시작은 다음 달 시작된다.
경기도 류인권 따복공동체지원단장은 “주민제안 공모사업을 처음 개최했는데, 문화·복지·교육·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이 접수됐다”며 “주민참여심사를 통해 경쟁이 아닌 상생과 상호학습의 시사가 되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