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맞이하는 현수막이 걸린 경기도의회. ⓒ 오명연 기자
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öder) 전 독일 총리가 22일 도의회를 방문해 경기도의 연정(聯政)과 미래 통일 한국이 나가야 할 길에서 경기도의 역할에 대한 특별 연설을 진행했다. 연설을 방청했던 경대기 기자의 자문자답의 형식으로 슈뢰더 전 총리의 메시지를 풀어본다. <편집자주>
Q. 특별 연설 당시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나?
A. 진지했다.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연설이 시작되자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경기도대학생기자단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메시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았다. 연설 중간 중간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메시지에 박수를 보내기도, 감탄하기도 했다. 그의 논리정연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연설의 매력을 더해주었고 듣는 이를 매료시켰다.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제공
Q.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메시지는 무엇이었는가?
A. 그는 한국과 독일의 우호적이고 긴밀한 관계를 언급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영화 <국제시장>에도 나왔던 파독의 시기부터 정치, 경제, 문화 교류의 관계로 발전해오면서 독일은 ‘라인 강의 기적’을,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놀라운 성과에도 주목했다.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독일 국민들은 진심으로 한국이 머지않아 평화롭고 자유로운 통일을 이루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면서 한국의 분단 상황에 대해 독일의 경험을 공유했다. 독일(당시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 재임 당시 광범위한 긴장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동독은 물론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40여 년의 분단을 청산하고 통일의 길로 나아갔듯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내민 손을 북한이 당장 잡지 않고 끊임없이 후퇴하는 일이 있더라도, 힘든 길이 되더라도 절대 그 손을 거두어서는 안 된다”며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더불어 한국의 통일 과정에서 경기도가 선구자적인 역할을 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한국의 통일이 도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독일의 세 가지 결정’을 소개하며 연설을 이어갔다. 독일은 신속한 경제, 화폐,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 동독에 시장경제를 즉각적으로 도입했고 동독의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작업, 그리고 동독의 낙후된 인프라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이러한 구조개혁을 이루면서 수반된 고통들에 대해 한국의 정치인들이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독일과 대화채널을 통해 교류를 이어가기를 소망했다.
이어서 현재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연정의 방향에 대해서 독일의 정당을 초월한 경험을 공유했다. 독일 역시 연정의 실패 경험이 있지만 이 경험을 바탕으로 협력의 정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그는 “두 개의 뿌리가 자라서 하나의 성공으로 나가야하고 국가의 중대사에는 정당보다는 국가가 그리고 국민들이 더 우위에 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연정의 기본정신을 분명히 했다.
경기도의회 방청석에 마련된 경기도대학생기자단 좌석. ⓒ 오명연 기자
Q. 기자이기 전에 대학생의 입장에서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연설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A. 국가의 중대사에서 정당보다는 국가와 국민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대학에서 배우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가 현실 정치세계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물론 학문은 이상적인 지향점을 이야기하는 것도 있지만 기본 원리만큼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파의 실리를 다투다가 정작 국민이 원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 사안도 발생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말일 수도 있는 이 메시지에 감탄을 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슈뢰더 전 독일 총리도 감탄했듯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연정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정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기도의 연정의 정신이 제대로 정착되어 한반도에 뿌리를 내리고 화합의 정치를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온 국민이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대학생은 앞으로 사회에 나가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청년실업이 심화되면서 대학생이 가지고 있는 청춘의 활기가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대학생의 목소리가 정치인들에게 전해지지 못한 원인도 있다. 당파의 실리를 위해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잘못된 정치의 모습을 개선하려면 정치인들에게 목소리를 내야하고 견제해야 하는 민주주의의 바른 모습이 실현되어야 한다. 이번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메시지가 기자에게 감명을 준만큼 한국의 청년들에게 깊은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
Q. 마지막으로 경기도대학생기자단으로서 경기도정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전하는 메시지는 경기도는 물론 미래 통일 한국에 던져주는 중요한 메시지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있다. 독일의 통일과정 그리고 연정의 경험들이 경기도가 갖추고 나가야 할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
또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언급했듯 미래 통일 한국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했으면 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경기도가 노력해야 할 점도 중요하지만 경기도민들이 먼저 경기도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이번 연설을 방청하게 되면서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연설뿐만 아니라 경기도의회에서 진행하는 본회의를 방청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방청하고 싶다면 경기도의회 홈페이지(www.ggc.go.kr) 도민참여란에서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민이 함께하는 미래 통일 한국에서 경기도의 모습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