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추진하는 다문화가족 모국방문 사업의 첫 번째 가정으로 선정된 쩐티냔(30·과천시) 씨 가족이 쩐 씨의 모국인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쩐 씨의 베트남 방문은 5년 만이다. ⓒ 경기G뉴스
“씬 다 따(Xin đa tạ : ‘고맙습니다’의 베트남어). 경기도에서 가족 모두 함께 친정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경기도의 다문화가족 모국방문 사업이 29일 첫발을 내딛었다. 29일 월요일 오전 9시 인천공항에서 만난 쩐티냔(30·과천시) 씨는 벅찬 표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어머니의 나라인 베트남을 5년 만에 방문하게 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사연의 주인공인 쩐 씨는 지난 2010년 한국인 남편 김운길(50) 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후 경기도 과천에 정착해 현재 각각 3세, 1세인 자녀 2명을 낳아 오순도순 가정을 꾸려왔다.
한국에 거주하는 5년 동안 모국의 부모님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경제적 문제 등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친정을 방문한다는 것에 쉽게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지난 5월, 쩐 씨는 경기도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모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다문화가족을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때마침, 경기도가 모국인 베트남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땐 정말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쩐 씨는 경기도가 추진하는 다문화가족 모국방문 사업에 지원해 첫 번째 가정으로 선정됐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모국 방문의 기회를 얻게 됐다.
도 관계자는 “현재 도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족은 8만6337명으로 전국 29만5842명의 29.2%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중 많은 다문화가정들이 쩐 씨처럼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장기간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도는 다문화가정의 모국방문을 돕기 위해 지난 3월 한국가스공사 경기지역본부와 제주항공에 직접 사업을 제안해 적극적인 후원을 약속받았고 지난 5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원배 한국가스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이사, 김효진 경기사회 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이 참여한 가운데 다문화가족 모국방문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해 본격적인 사업 추진의 기반을 마련했다.
협약에 따라 도는 행정적 지원을 실시하고, 한국가스공사 경기지역본부는 모국방문 사업비를, 제주항공은 왕복항공권 무료 지원을, 경기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모국방문 관련 기부금 접수관리를 맡게 됐다.
도와 한국가스공사, 제주항공은 향후 3년간 총 55가정 220명을 대상으로 왕복항공권, 체재비, 기념앨범제작비, 유류할증료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조영일 도 가족여성담당관은 “이번 다문화가족 모국 방문 사업은 기업의 사회공헌 참여로 추진되는 것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공동체 의식 확산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쩐 씨가 떠나던 당일 아침 인천공항에는 경기도와 한국가스공사, 경기도 다문화거점센터 관계자들이 첫 번째 모국방문 가정의 출국을 격려하기 위해 직접 배웅을 나왔다.
조영일 도 가족여성담당관은 이날 쩐 씨 가족에게 “비록 태어난 곳은 달라도 우리는 경기도의 이름으로 하나”라며 “이번 모국방문이 다문화 가족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길 바라고,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다녀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쩐 씨는 “어제 친정을 방문한다는 설렘으로 인해 한숨도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면서 “베트남의 가족을 만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하며 후원기관인 제주항공 비행기에 몸을 싣고 모국인 베트남으로 향했다.
한편, 도는 다문화 가족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한국어교육, 방문교육, 통번역서비스, 진로지도, 취업교육, 다문화사회 이해교육 등 맞춤형 정책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