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와 언니들이 화려하게 치장하고 무도회를 갈 때, 신데렐라는 무도회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울고 있었다. 그때, 요정 대모가 나타나 신데렐라에게 황금마차와 마부, 예쁜 드레스와 유리 구두를 주었다. 그 결과 신데렐라는 무도회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게임업계의 ‘신데렐라’들을 위해 경기도와 대형게임사들이 ‘요정 대모’가 됐다. 경기도가 주최, 경기콘텐츠진흥원과 데모데이가 주관하는 ‘2015 게임 창조 오디션’ 본선이 6월 30일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됐다.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앞에 ‘2015 게임 창조 오디션’의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민정희 기자
‘게임 창조 오디션’은 게임 기획과 개발을 마쳐 상용화가 가능한 게임 콘텐츠를 가진 사업자를 선발하는 오디션이다. 심사는 넥슨, NC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 넷마블 게임즈, 다음카카오 같은 대형게임사와 한국 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 협회가 맡았다. 국내 게임업계의 슈퍼 CEO들이 직접 심사자로 참여해 영세 게임 제작자들을 발굴하고 지원해 게임 창조 생태계를 조성하고 우리나라 게임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디션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성우 서유리 씨가 진행했다. 또한 오디션은 실시간으로 네이버를 통해 인터넷 생중계가 됐다. 남 지사는 행사를 시작하며 “본 행사에 앞서 열띤 예선전이 있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심사위원들은 한 번에 모이기도 힘드신 분들이다. 그런 분들이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해 오늘 모여, 참가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가 준비한 이 행사에서 재능 있는 분들이 꿈과 끼, 열정을 보여주시면 여기에 계신 멘토들과 함께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세계 게임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오디션 시작과 함께 소감을 전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제공
이번 오디션에 참가한 대상은 게임 기획과 개발이 가능한 전국의 사업자였다. 이들은 앞서 6월 16일까지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서류 심사를 거쳤다. 그렇게 뽑힌 10개 팀이 ‘게임 창조 오디션’ 본선에 올라왔다.
오디션 본선에 진출한 팀은 ▲주식회사 판고의 ‘판삼국지’ ▲아스날 게임즈(주)의 ‘타워오브소울’ ▲찰라브로스(주)의 ‘굴려라 굴려 구르르’ ▲트라이픽스의 ‘스톤클라우드’ ▲체리앤 바나나의 ‘Push & Escape’ ▲(주)에이투엑스 게임즈의 ‘칠전팔기 영웅 스토리’ ▲아토큐브 주식회사의 ‘아토큐브’ ▲매드오카의 ‘LOA : Legend of Asteria’ ▲(주)볼트홀의 ‘건즈오브히어로즈’ ▲Them corporation의 ‘양파기사단’이다.
이날 오디션에서는 팀당 12분이 주어졌다. 소개 동영상 2분, 게임 동영상 2분, 그리고 질의응답 8분을 포함한 시간이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강신철 심사위원장,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지종민 넷마블 게임즈 이사 등 각 회사의 대표들이 참가 회사에게 게임에 대한 질문도 하고, 좋은 점은 칭찬, 부족한 점은 지적했다.
주식회사 판고의 ‘판삼국지’라는 모바일 보드게임의 소개를 시작으로 한 이날 오디션에는 RPG게임, 캐주얼 게임, 퍼즐, 슈팅 게임, 모바일 아케이드 게임 등 다양한 종류의 게임이 선보여졌다. 심사위원들은 때로는 그 기발함에 감탄하고, 때로는 어려운 것을 해냈다며 참가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을 했다. 그러나 부족한 점이 보일 때는 그것에 대해 질문하는 전문가다운 날카로움도 잊지 않았다. 진행을 맡은 남 지사 또한 “캐릭터가 굉장히 귀엽다”, “게임이 쉬워 나도 할 수 있고, 대통령도 하실 수 있을 거 같다”며 그때그때 소감을 전했다.
주식회사 판고의 모바일 보드게임 ‘판삼국지’가 영상으로 소개되고 있다. ⓒ 민정희 기자
오디션 결과 1위는 Them corporation의 ‘양파기사단’, 2위는 찰라브로스(주)의 ‘굴려라 굴려 구르르’, 3위는 매드오카의 ‘LOA : Legend of Asteria’, 4위는 트라이픽스의 ‘스톤클라우드’, 5위는 아토큐브 주식회사의 ‘아토큐브’가 선정됐다. 최종 선정된 다섯 팀의 게임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게임콘텐츠 개발 지원금, 해외 게임 관련 전시회 참가, 아마존 웹 서비스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 등 총 10억원의 특전을 제공한다.
최종 우승을 한 Them corporation의 이종훈 대표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작년에 제2의 창업을 했는데, 이후 게임을 만들며 그래픽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 점을 높게 평가해주신 거 같다. 더욱 완성도를 높이겠다. 주변의 권유로 오디션에 나오게 됐는데, 경기도의 지원을 받게 돼 큰 수혜자가 된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그는 “누구나 어렸을 적 오락에 대한 추억이 있다”며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더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 ‘양파 기사단’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종 선정된 게임 제작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경기G뉴스 제공
한편 이날 진행된 ‘게임 창조 오디션’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9월에는 아이디어 단계의 게임콘텐츠를 대상으로 한 오디션이 실시될 예정이다. 전국의 영세 게임 제작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비록 10팀 가운데 5팀만이 최종 선정됐지만, ‘2015 게임 창조 오디션’은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던 열정의 자리였다. 적게는 2명부터 많게는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낸 게임들은 단지 그들만의 꿈이 아닌,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미래이기도 하다. 이런 신데렐라 게임 제작자들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경기도, 대형 게임사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 유저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