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게임 오디션인 ‘게임 창조 오디션’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렸다. ⓒ 허필은 기자
인터넷이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등장한 국내 게임시장은 어느새 내수시장 포화에 따른 레드오션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게임의 중심지였던 국내 게임시장은 2013년, 5년 만에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더불어 중국과의 FTA, 미국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와 핀란드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 등 해외 기업 진입 확대는 국내 게임시장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로 다가오는 중이다.
내수시장 포화와 해외 기업과의 시장경쟁 확대가 불거지면서 경기도는 ‘G-NEXT’ 정책의 일환으로 도를 게임 산업의 메카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국내 게임 업계 위기에 적극 대응해 도내 게임 창조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다. 경기도는 지난 1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판교테크노밸리공공지원센터에서 한중 FTA에 대응해 게임관련업계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히 노력하고 있다.
남 지사, “이제는 글로벌로 나아가야 할 때!”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국내 게임 업계의 글로벌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허필은 기자
국내 게임 업계의 위기를 타개하는 일환으로 경기도는 지난 달 3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게임 창조 오디션’을 개최했다. 국내 최초의 게임 오디션이기도 한 이번 행사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성우 서유리 씨의 진행과 함께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등 이목을 끌었다.
지난 6월 동안 서류 심사를 거쳐 1차로 선발된 총 10개의 게임 제작 프로젝트 팀의 본선 오디션인 이번 행사는 5개의 게임을 선정해 개발, 유통 등 상용화를 지원한다. 일종의 ‘복면’을 쓰고 숨어있는 보석 같은 게임을 찾는 오디션인 셈이다. 특히 이번 오디션 현장에는 강신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을 포함해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 등 대형게임사 관계자들이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해 유망 콘텐츠를 직접 선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남 지사는 이번 행사에 대해 “참가자들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심사위원들이 대단한 것 같다”며 게임 업계 활성화에 적극 참여한 대형게임사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참가한 프로젝트 팀에게는 “재능과 끼, 열정을 보여 달라”고 강조하는 한편, “이제 글로벌로 갈 때가 됐다”고 말해 해외시장 공략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국내 최초의 게임 오디션에 다양한 반응을 보여
‘게임 창조 오디션’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인 청중들. ⓒ 허필은 기자
한 팀씩 콘텐츠를 소개하고 심사위원들의 질의에 대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게임 창조 오디션’은 ▲‘판삼국지’를 제작한 ‘주식회사 판고’ ▲‘타워오브소울’의 ‘아스날 게임즈㈜’ ▲‘굴려라 굴려 구르르’의 ‘찰라브로스㈜’ ▲‘스톤클라우드’ 제작사 ‘트라이픽스’ ▲‘Push&Escape’를 만든 ‘체리앤 바나나’ ▲‘칠전팔기 영웅 스토리’의 ‘㈜에이투엑스 게임즈’ ▲‘아토큐브’를 내세운 ‘아토큐브 주식회사’ ▲‘LOA : Legend of Asteria’의 ‘매드오카’ ▲‘건즈오브히어로즈’의 ‘㈜볼트홀’ ▲‘양파 기사단’의 ‘뎀 코퍼레이션(Them Corperation)’ 등 총 10개의 팀이 참여했다.
오디션에 대해 청중들은 “남 지사도 게임에 관심이 있는 줄 몰랐다”, “이번 오디션을 통해 세계적인 작품이 나왔으면”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오디션을 시청한 누리꾼들도 댓글을 통해 “앞으로 이런 행사가 계속됐으면”, “경기도지사가 사회라니 재미있다”, “대기업이 아이디어를 들고 가는 건 아니겠지?”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총상금 4,000만원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 ‘게임 창조 오디션’
‘양파 기사단’을 제작한 ‘뎀 코퍼레이션(Them Corperation)’이 1등의 영예를 안았다. ⓒ 허필은 기자
10개 팀의 오디션이 끝나고 심사위원들의 점수 집계가 진행됐다.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은 이미 AWS(‘Amazon’ Web Services) 클라우드 이용가능 적립금, 모바일 비즈니스 플랫폼 ‘IGA Works’에서의 마케팅 펀드 투자, 게임 홍보 동영상 제작 등의 혜택을 제공받지만, 상위 5개 팀에는 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강 협회장은 “예상보다 좋은 작품이 많다”고 심사총평을 내리며 “점수 편차가 매우 적기 때문에 뽑히지 않은 5개 기업도 이후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게임을 개발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시상 결과, 5등은 ‘아토큐브 주식회사’가, 4등은 ‘트라이픽스’, 3등은 ‘매드오카’, 2등은 ‘찰라브로스㈜’, 1등은 ‘양파 기사단’을 제작한 ‘뎀 코퍼레이션(Them Corperation)’이 차지했다.
최종 선정된 5개 팀은 개발지원금으로 총 4,000만원이 지원되고, 대형게임사와의 퍼블리싱 계약 체결을 지원받으며, 글로벌 CDN(Contents Delivery Network) ‘아카마이’의 1년 서비스 이용권과 함께 게임 내 텍스트 번역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해외 퍼블리셔 대상 세일즈킷 제작 및 배포, 게임분석을 통한 글로벌 마케팅 컨설팅 및 FGT(Focus Group Test) 또한 최종 5개 팀에게 제공되는 혜택이다.
국내 게임 업계의 발전을 위한 경기도의 지속되는 노력
국내 게임 업계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 허필은 기자
시상식 이후에도 최종 선정된 5개 팀은 경기도의 선물을 받았다. 경기신용보증재단 김병기 이사장은 “도에서 지원해주는 자금을 활용해 특별금리 1%로 2억원을 지원해주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남 지사는 “나머지 팀에게도 1억원씩 지원해달라”며 김 이사장을 설득해 선정되지 않은 팀들도 더불어 혜택을 받게 됐다.
남 지사는 “심사위원으로 수고한 대형게임사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마무리를 지으며 참가자들에 대해서 “여러분들의 꿈을 글로벌하게 펼치도록 열심히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9월에는 아이디어 단계의 게임콘텐츠를 대상으로 오디션이 진행되는 바, 남 지사의 말처럼 경기도는 국내 게임 업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에 열린 ‘게임 창조 오디션’은 국내 최초로 숨어 있는 보석 같은 게임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등 의미가 깊다. 깊은 의미에도 불구하고 삼국지, 보드게임, 퍼즐 등 단순하고 식상한 소재와 형식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또한 모바일에 편중된 성향, 참신함과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은 앞으로 국내 게임 업계가 개선해나가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