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손톱 밑 가시’였던 푸드트럭이 규제가 풀리면서 일자리 창출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올해 2월 남경필 지사의 푸드트럭 활성화 방안 마련 지시 이후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 개정, 창업자금 지원, 푸드트럭 창업 아카데미 개설 등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에 <경기G뉴스>는 푸드트럭 성공사례와 창업교육, 경기도 지원정책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하혁 푸드트럭팩토리 대표와 김수진 입까심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푸드트럭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G-life 제공
따끈따끈한 커피와 와플을 싸고 간편하게 시간을 절약하면서 먹을 수 있을까. 마침 사무실 앞에 푸드트럭이 와 있다면 한 번쯤 발걸음을 옮길 만하다. 푸드트럭 음식은 길거리 음식이라 위생적으로 별로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 푸드트럭 음식, 맛도 위생도 매력 있다.
경기도에는 10월 말 기준 24대의 푸드트럭이 운영 중이며 9대가 영업 준비 중이다. 올해 3월까지 단 1대도 없었지만 4월부터 안양을 시작으로 곳곳의 체육시설, 유원지, 하천부지, 고속도로 졸음쉼터 등에서 영업이 시작됐다.
이미 1년 반, 2개월 정도 푸드트럭을 운영하면서 성과를 거둔 ‘창업 선배들’이 있다. 바로 ‘푸드트럭팩토리’의 하혁 대표와 ‘입까심(IPGGASIM)’의 김수진 대표다. 하 대표는 직원까지 고용해 연매출 70억 원을 달성했으며, 김 대표는 지난 8월 안산시 고잔공원 옆 테니스장에서 경기도 푸드트럭 1호점을 개점해 운영하고 있다.
#1. 하혁 푸드트럭팩토리 대표
2014년부터 푸드트럭 사업에 뛰어든 하혁 푸드트럭팩토리 대표. ⓒ G-life 제공
하혁 푸드트럭팩토리 대표는 2009년 금융위기로 파산의 시련을 겪고 학원강사를 시작했다. 그는 곧 학원을 차린 뒤 푸드트럭을 투잡으로 운영하기 시작, 2014년 본격적으로 푸드트럭 사업에 돌입했다.
이후 ‘무한도전’ ‘전설의 마녀’ 등 TV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에 푸드트럭팩토리 차량을 빌려주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업지를 놓고 여러 가지 문제를 겪었다. 그는 영업을 100군데 뛰었다고 밝히며 영업 장소를 구하는 노하우를 전했다.
“한강, 예술의전당, 송도유원지에도 가봤어요. 이런 장소는 업체를 통해 들어가는 방법이 있죠. 한 레포츠업체가 며칠간의 행사를 위해 해당 장소의 사업소와 계약을 하면 저는 레포츠 업체와 계약을 하고 들어가는 거죠. 사업소가 갑(甲), 레포츠업체가 을(乙), 저희 푸드트럭이 병(丙)인 겁니다.”
하혁 대표가 스웨덴 핫도그를 판매하는 자신의 푸드트럭을 소개하고 있다. ⓒ G-life 제공
푸드트럭팩토리는 지난 4월 서울모터쇼 최초로 푸드트럭을 전시하고 판매까지 하는 성과를 올렸다. 10일간 매출이 어마어마했다는 것이 하혁 대표의 말이다. 7대의 푸드트럭으로 6억 원의 매출이 나왔다.
이후 5월에는 경기도청 대표 인증업체로 등록됐으며, 경기도에 푸드트럭과 관련된 사항을 건의해 많은 내용이 반영됐다. 하 대표는 1년 반 동안의 푸드트럭 운영을 돌아보며 400만 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40평(약 132m²) 사무실 3곳을 운영하고 가맹점이 82곳이나 됐다고 설명했다.
“직원이 4명인데 렌털부터 푸드트럭 제작과 아카데미 등으로 수입을 얻고 있죠. 평균 월 300~400만 원은 벌 수 있을 거예요. 물론 그보다 훨씬 많이 버는 분들도 있고요. 하지만 고정 장소에서만으로는 안 됩니다. 3월, 11월 축제가 많은데 하루에 1000개를 팔기도 해요.”
하혁 대표가 9월 인천광역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지역희망박람회’에 경기도 핵심 콘텐츠인 푸드트럭 전시를 위해 참석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하혁 대표는 경기도와 푸드트럭 활성화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그는 지난 7월 경기도가 도청에서 개최한 ‘굿모닝 푸드트럭 창업지원사업 협약식’에 시식용 및 전시용 푸드트럭을 운영했다. 또 9월에는 인천광역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지역희망박람회’에 경기도와 함께 참석해 푸드트럭 전시와 상담을 하는 등 다양한 행사에서 활약했다.
하 대표는 현재 한국푸드트럭협회를 만들 계획이다. 영업장소를 소개하는 브로커까지 생기고 있는 가운데 공공을 위한 협회의 운영을 구상했다. 그는 푸드트럭이 프렌차이즈 음식에 비해 가격도 싸고 메뉴도 특이한 것을 개발한다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닌 이벤트와 접목해 하나의 문화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2. 김수진 입까심 대표
경기도 푸드트럭 1호점인 입까심의 김수진 대표가 자신의 푸드트럭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G-life 제공
김수진 입까심 대표는 안산시립 호수 테니스장에 고정자리를 받고 영업 중이다. 그는 입찰 공고를 본 뒤 공개입찰방식으로 현재의 자리에 낙찰됐다. 주차장의 한 공간에 약 22만 원을 내고 1년간 사용하는 것.
앞서 김수진 대표는 경기도가 지난 7월 21일 경기도청 운동장에서 진행한 ‘굿모닝 푸드트럭 창업지원사업 협약 체결’ 행사에 참석해 푸드트럭 창업 상담창구에서 자금 문제와 법 관련 부분에 대한 상담을 받고 정보를 모았다.
당시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운동장에 자리한 10여 개의 푸드트럭을 직접 방문해 시식을 하기도 했다.
이후 경기도는 김수진 대표에게 1%대 금리로 창업자금을 지원했고, 안산시, 안산도시공사와 함께 장소 선정 작업도 지원했다. 김수진 대표는 지난 8월 박수영 전 경기도 행정1부지사, 최원호 안산시 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업식을 한 바 있다.
박수영 전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 창업자인 김수진 대표가 ‘굿모닝! 푸드트럭’ 1호점 개업식에서 함께 대박을 기원하는 액자를 걸고 있다. ⓒ 경기도청
김 대표는 합법 푸드트럭 창업을 준비하면서 이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푸드트럭이라는 말은 물론 이와 관련된 관공서의 담당자도 없었다.
“안산시에 푸드트럭 담당자가 있냐고 물어보니 그게 뭐냐고 되묻더라고요. 답답해서 인터넷도 뒤져봤죠. 그러다가 경기도청에서 마련한 푸드트럭 창업상담에 가서 관련된 정보들을 들었어요. 지역시설관리공단 공지에 입찰정보가 있는데 안산도시공사를 보니 이틀 남았더라고요. 서류만 4가지인데 그중 청년을 인증하라는 서류를 가져오라는데 겨우 알아보니 고용보험이더라고요. 전화통보를 받고 계약서를 쓴 뒤 인감을 찍고 사인을 했죠. 지금은 덜 하겠지만 정보를 많이 모으고 전화도 많이 해야 할 거예요.”
김수진 대표는 푸드트럭 운영을 하면서 직장에 다닐 때보다 만족도가 높다고 자신했다. 수동적으로 일하는 직장생활에 비해 능동적이고, 스스로 노력해서 얻는 성취감이 있기 때문. 수입은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고정자리의 한정적인 면이 여전히 있고, 변두리에 내모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영업장소가 수익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부분은 개선이 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진 대표는 푸드트럭 사업에 대해 “아직 운영 트럭이 적어 경쟁자가 많지 않다. 행사에서 트럭끼리 메뉴가 겹치지 않게 핫도그, 와플, 커피 등 다양하게 하는 상생의 조건이라면 메리트가 있다”며 “미국, 일본에서는 이미 푸드트럭이 활성화돼 있다. 잘 알아보고 현시점을 파악하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수진 대표가 자신의 푸드트럭에서 직접 와플을 만들고 있다. ⓒ G-life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