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전쟁`의 촬영지로 활용된 가평 에델바이스 일각. ⓒ 경기G뉴스 허선량
‘기억은 사라져도 내가 존재했던 진실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의 열렬한 애청자였다면 마지막 방송의 이 명대사를 기억할 것이다. 아름다운 유럽풍 거리를 천천히 걷는 극중 진우(유승호 분)와 그 뒤를 따라 걷는 인아(박민영 분), 그리고 그 사이로 깔리는 진우의 내레이션은 엔딩 장면의 여운을 더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렇다면 그 엔딩장면을 촬영했던 장소는 어디일까?
유럽풍의 장소.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데 모았던 그 곳은 바로 가평군 소재의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이하 가평 에델바이스)였다고 한다.
가평 에델바이스는 스위스의 작은 마을 축제를 주제로 만든 테마파크로 스위스풍의 건축물과 다양한 테마 박물관, 로맨틱한 포토존 등으로 꾸며진 곳으로, 커플들 사이에서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는 장소로 알려졌다.
드라마 속 진우와 인아의 아련한 대화 장면도 이 곳 에델바이스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이 곳을 기자가 직접 방문해 마을을 걸어보았다.
◆진우와 인아를 한 번 더 연결해 준 ‘하트 메시지 나무’-‘메인 거리’
SBS 드라마 리멤버 20부에 등장한 가평 에델바이스의 하트 메시지 나무 장면 캡처. ⓒ 경기G뉴스
실제 촬영에 쓰였던 커피박물관 1층 내부에 있는 하트 메시지 나무 사진. ⓒ 경기G뉴스 허선량
‘내가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은 너에게 있겠지. 그 기억들 영원히 간직해 줘. 언제 어디서든 너의 행복을 빌어.’
극중에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진우(승호)의 인아(박민영)를 향한 메시지의 내용이다. 인아는 하트 메시지 나무 사이에서 이 메시지를 발견하고 다시 진우를 향해 달려 나간다. 바로 이 장면의 또다른 주인공이었던 ‘하트 메시지 나무’는 에델바이스의 커피박물관 건물 1층 카페에서 볼 수 있다.
하트 메시지 나무는 이 곳에 방문한 커플들이라면 한 번쯤 다 해봤을 거라는 걸 증명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메시지가 걸려 있다. 이 나무는 에델바이스의 4번 건물인 ‘러브 프로포즈관’에서도 볼 수 있다.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전쟁`의 촬영지로 활용된 가평 에델바이스 메인거리. ⓒ 경기G뉴스 허선량
에델바이스 거리로 발길을 옮겼다. 바로 화제의 엔딩장면이 촬영된 메인 거리다. 유려한 스위스풍 건물들은 그 사이를 걷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이국적인 풍취(風趣) 속에서 아련한 분위기를 만든다.
바로 이 거리를 중심으로 테마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어 방문객들의 베스트 포토존으로 꼽힌다. 여기에서 서 있으니 기자도 마치 리멤버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가평 안 작은 스위스를 만나다
가평 에델바이스는 ‘스위스 테마파크’라는 이름에 걸맞게 스위스 테마관·스위스 스토리·하이디 치즈관·스위스 초콜릿관 등 ‘스위스스러운’ 테마관이 많다.
가평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관에 스위스 풍경을 담은 디오라마 모형. ⓒ 경기G뉴스 허선량
스위스 테마관은 스위스의 대표 기차들과 스위스의 환상적인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아기자기한 모형으로 연출한 곳이다. 모형과 함께 골든패스 라인, 빙하(Glacier) 특급 열차, 스위스 초콜릿 열차 등 각각의 특색을 가진 열차에 대한 설명을 읽다 보면 언젠가 떠날 유럽 여행 때 ‘안 가면 큰일 날 나라’ 리스트에 스위스를 올리게 된다.
위층으로 올라가보자. 스위스 도시 인터라켄과 융프라우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전시관과 하얀 설원에서 사람을 찾는 인명구조견 인형들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에델바이스의 또 다른 ‘매력덩어리’는 바로 스위스 초콜릿관이다. 사진은 전시관에 전시된 귀여운 초콜릿 모형. ⓒ 경기G뉴스 허선량
에델바이스의 또 다른 ‘매력덩어리’는 바로 스위스 초콜릿관이다. 이곳은 영화 ‘찰리와 초콜렛 공장’의 주인공 찰리가 들려주는 초콜릿 이야기라는 컨셉으로 귀여운 모형들로 구성해 놓은 테마 전시관이다.
이곳에선 초콜릿의 역사와 제조 방법 등을 모형으로 표현한 일반적인 전시 뿐만 아니라 고대 사람들이 신의 제물로써 카카오 음료를 사용했다는 놀라운 이야기도 중간 중간 발견할 수 있다. 또 전시관 한쪽에선 직접 초콜릿 만들기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앞서 말했던 하이디 치즈관, 산타 빌리지 등 다양하고 귀여운 테마 전시관이 많다. 방문한다면 2시간 정도로 관람시간을 잡고 사진도 찍고 천천히 둘러보며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파주 프로방스 마을 전경 모습. 관람객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드라마 ‘리멤버’의 마지막회 촬영지 가운데 경기도 안에서 작은 유럽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한 곳 더 있다. 바로 파주시 소재의 ‘프로방스 마을’이다.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부 지방의 옛 이름으로 현재 프랑스의 부슈 뒤 론·바르·바스잘프·보클뤼즈·알프 마리팀 등의 5현(縣)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프로방스 마을에선 진우와 인아가 서로의 마음을 재확인하고, 아버지의 무죄를 밝히고자 변호사가 된 것이었다며 이제 그만두겠다고 고백한 장면이 촬영됐다. 극중에서는 빛 축제가 열리는 밤 시간에 촬영이 이뤄졌지만 낮의 프로방스 마을은 또 그것만의 매력이 있다.
◆‘내 오지랖 아니었으면 우리가 이렇게 만나고 있겠어?’
SBS 드라마 리멤버 20부 중 프로방스 빛 축제장을 배경으로 한 장면 캡처. ⓒ 경기G뉴스
낮의 프로방스 빛 축제장, 드라마에 등장한 풍차의 모습. 오픈시간 외엔 개방하지 않는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진우의 고백과 함께 진우와 인아의 마음을 재확인한 이 장면에서 두 주인공은 사방이 환한 빛으로 가득한 정원을 걷고 있다. 바로 이 정원이 프로방스 마을의 빛 축제장이다. 신데렐라, 인어공주, 플란더스의 개 등 동화나라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이 곳은 밤이 되면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불빛들로 가득 찬다.
이 빛 축제장은 `리멤버‘뿐만 아니라 ‘냄새를 보는 소녀’, ‘별에서 온 그대’를 촬영했던 곳으로도 이미 유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낮 시간엔 빛 축제장을 오픈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프로방스 마을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이 마을은 알록달록 프로방스를 재현한 건물들이 방문객의 이목을 끈다. 특히 건물 하나하나가 레스토랑, 카페, 옷 가게, 공방, 허브 온실 등 각각의 컨셉을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직접 재배한 허브와 허브공방… “눈을 뗄 수가 없어요!”
프로방스 마을 내 직접 재배하고 있는 허브를 전시한 허브 온실 내부 사진. ⓒ 경기G뉴스 허선량
마을을 구경하다 보면 허브로 만든 상품, 그리고 공방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상품을 파는 조금 특별한 가게 ‘프로방스 라이프’를 만날 수 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잡화부터 향초, 또 접시 등 주방 용품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곳이라 느끼게 된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로즈마리, 라벤더, 와일드로즈 등을 직접 재배하는 허브 온실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사진도 찍고 허브 향기도 맡으며 휴식을 만끽한다. 잡화점을 둘러보는 사람들 중에선 “다 사고 싶어 죽겠다”, “눈을 못 떼겠다”며 감탄하는 사람도 심심찮게 보였다.
낮 시간대였는데도 불구하고 기자를 포함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특히 프로방스를 재현한 건물 안 이탈리안 레스토랑, 수제 단팥빵집 등 특색 있는 상가가 많아 파주시의 대표 관광지로 꾸준히 사랑받는 이 곳 프로방스 마을. 그리고 마치 어느 스위스 거리 한 가운데 있는 것 같은 낭만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가평 에델바이스. 과연 드라마 ‘리멤버’의 촬영지로서 화제를 일으켰을 만한 아름다운 곳들이다.
앞으로도 방문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경기도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