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행복카셰어’를 통해 가족 나들이를 다녀온 은지 씨. 앞으로는 경기도청뿐만 아니라 가까운 시·군에서도 행복카셰어를 이용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 장현선 기자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최은지(가명) 씨는 이른바 ‘뚜벅이’다. 평소에는 자가용이 없어도 큰 불편을 모르고 지내지만 가끔은 자가용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대중교통이 모두 끊기고 택시도 드문 늦은 밤 4살 난 아들 민준(가명)이가 갑자기 아플 때나,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계절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마음에 그 아쉬움은 더 커진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자가용을 구입하자니 당장 목돈 마련도 부담스러울뿐더러 보험료나 세금 등 유지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말한다. 차량을 렌트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수요가 몰리는 성수기에는 차량 대여도 쉽지 않거니와 빠듯한 살림에 렌트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은지 씨가 지난 2월 직접 자동차를 몰고 아들 민준이와 나들이를 다녀왔다. 경기도가 무료로 지원하는 공유 자동차 서비스인 ‘행복카셰어’ 사업을 통해서다.
“어린 시절 추억이 중요하다는데 민준이에게 별 다른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 같아 늘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렌트카를 빌려서라도 설 연휴동안 어디든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죠.”
이 같은 생각을 주위에 전하자 지인이 행복카셰어 사업을 소개해주었다. 경기도청의 공용차량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사업이 있다는 것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청을 하고 얼마 뒤, 차량을 받아 가라는 연락이 왔다.
“민준이와 지하철을 타고 수원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설레었는지 몰라요. 공용차량을 빌리는 일이라 절차가 까다롭지는 않을까 걱정이 컸는데 생각보다 수월하게 차를 빌릴 수 있었어요.”
가정의 달 특별 시행 후 매 주말 정기 시행
공용차량을 빌린 은지 씨는 민준이와 모처럼 여행을 떠났다. 당초 계획은 시골 친척집을 방문하는 것이었으나,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시간을 버리는 것보다는 대중교통으로 방문이 어려웠던 여러 명소들을 둘러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계획을 변경했다.
그렇게 은지 씨와 민준이는 그동안 자가용이 없어서 못 가던 곳들을 원 없이 둘러보고 왔다. 대여한 공용차량이 LPG차량이라 연료비 부담도 적었다.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 지인들 앞에 제가 경기도청 차량을 끌고 나타나니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더라고요. 웬 경기도 차냐고 묻기에 행복카셰어 사업을 소개해줬더니 다들 부럽다며 너도나도 신청하고 싶다고 난리였어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 성남에 사는데 수원까지 와서 차를 빌리고 반납도 수원에서 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했어요. 도청까지 오지 않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빌리는 게 가능해진다면 더 편할 것 같아요.”
경기도는 지난 2월 설 연휴 기간 동안 운행하지 않는 공용차량을 소외계층 등에 무료로 빌려주는 ‘행복카셰어’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시범사업에 이어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신청자를 모집해 5월 5일부터 8일까지 가정의 달 맞이 특별 시행에 들어간다. 이번 특별 시행에는 경기도청 본청과 북부청, 사업소와 직속기관 등의 차량 80여 대가 투입된다.
특별 시행 후에는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신청을 받아 주말에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이 확대된다. 경기도 회계과 김경완 주무관은 “올 추석 연휴에는 시·군에서도 행복카셰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군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