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2시 고양시 어울림누리극장에서 ‘9988 톡톡쇼’ 본선 오디션이 열렸다. 포천시노인복지관 실버농악단의 공연 모습. ⓒ 경기G뉴스 허선량
이날 ‘9988 톡톡쇼’ 본선 오디션에서는 마지막 순서로 공연한 포천시노인복지관의 실버농악단이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올 가을도 풍년이네~ 얼쑤~ 신명난다!”
얇고 고음의 소리를 내는 꽹과리 장단에 맞춰, 파랑색 조끼에 빨강, 노랑색 띠를 매고 짚신을 신은 실버농악단이 등장했다. 저마다 손에 꽹과리, 장구, 북, 징 등을 들고 연주하며 무대를 장악했다. 얼굴과 손에 잡힌 주름들은 숨길 수 없었지만, 이날 무대에서만큼은 열정과 에너지가 20대 청년 부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농악은 단순한 장단으로 시작해 소리가 고조되면서 점차 리듬이 빨라지고 거세졌다.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신명나는 연주에 관람객들은 몸을 들썩이고 끊임없이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농악의 하이라이트 ‘상고돌리기’ 묘기가 이어지며 연주는 극에 달했다. 안정감 있고 빠르게 상고를 돌리며 추임새를 유도해 관람객들은 “좋다~”, “얼씨구~”라고 말하며 함께 즐겼다.
27일 오후 2시 고양시 어울림누리극장에서 개최된 ‘9988 톡톡쇼’ 본선 오디션 현장에서 마지막 순서로 공연한 포천시노인복지관의 실버농악단은 이날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하남시지회 ‘까투리무용단’은 하남시 노인대학 우리춤반 학생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날 음악에 맞춰 한국 무용을 선보였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이날 최우수상을 받은 한국무용 동아리 SK청솔노인복지관 ‘푸른나래’팀의 공연 모습. ⓒ 경기G뉴스 허선량
이날 열린 ‘9988톡톡쇼’는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에서 활동 중인 어르신 동아리가 참여하는 전국 최초 노인문화동아리 오디션이다. 노인들이 은퇴 후에도 활발히 문화와 재능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경기도가 올해 처음 도입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문화를 즐기는 끼가 톡톡 튀는 어르신을 무대로 초대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본선에는 현장오디션과 예선을 거쳐 선발된 10개 팀이 기악, 무용, 풍물, 합창, 국악, 농악 등 갈고닦은 다채로운 재능을 뽐냈다.
본격적인 경연에 앞서 진행된 개회식에는 배수용 도 보건복지국장, 배승룡 경기도 노인복지관협회장, 박준배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지회장 등 내빈 및 10개팀 159명, 일반 도민들이 참석했다.
배수용 도 보건복지국장은 “이곳에서 젊음의 열기가 나오는 것 같아 기쁘다. 처음 54개 팀의 예선 오디션을 거쳐 지금 오늘 10개 팀까지 오시느라 수고하셨다”며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마음껏 끼를 발산하실 수 있도록 내년, 다음해도 계속 진행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준배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는 “마치 어르신들 생신 잔치에 온 것 같이 너무 좋아 보이신다. 어떤 학자들은 노년은 아직 사회로 환원되지 못한 자원이라며, 장수를 기회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여기 오신 여러분들은 도전 끝에 목표를 달성하신 분들이다. 오늘 대상을 못 받으셔도 내년에 또 기회가 있으니 충분히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푸른색 단체복이 눈에 띄었던 여주시노인복지관 ‘여울봉사단 라인댄스동아리’는 자체적으로 만든 댄스와 구도가 아이돌의 ‘칼군무’ 못지않았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신명나는 공연에 관람객들은 몸을 들썩이고 끊임없이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고운 화장을 하고 꽃 자수가 새겨진 분홍색 한복을 입은 아리따운 무용수들이 등장했다. 수원지역 내 문화소외계층을 위해 재능기부로 한국무용의 아름다움과 행복한 삶을 전파하고 있다는 한국무용 동아리 SK청솔노인복지관 ‘푸른나래’팀.
다양한 가락에 맞춰 아름다운 선을 한껏 뽐내며 조화로운 무대를 꾸민 푸른나래팀은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얻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푸른색 단체복이 눈에 띄었던 여주시노인복지관 ‘여울봉사단 라인댄스동아리’는 자체적으로 만든 댄스와 구도가 아이돌의 ‘칼군무’ 못지않았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무대 전체를 뛰어다녔고, 공연이 끝나자 땀이 줄줄 흘렀다.
치열한 경연 결과 ▲대상 포천시노인복지관 ‘실버농악단’ ▲최우수상 SK청솔노인복지관 ‘푸른나래’ ▲우수상 분당구지회 ‘은빛공연단’, 하남시지회 ‘까투리 무용단’, 여주시노인복지관 ‘여울봉사단 라인댄스동아리’ ▲장려상 시흥시노인종합복지관 ‘능골 풍물동아리’, 남양주시노인복지관 ‘춤고운 고전무용’, 단원구노인복지관 ‘어울림합창동아리’, 중원구지회 ‘메아리’ ▲인기상 버드내노인복지관 ‘사운드파파’ 순으로 마무리됐다.
도는 결과에 따라 1등 200만 원 등 70만~200만 원의 활동비를 각 팀에 지원하며, 어른신들의 재능나눔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100만 원 상당의 동아리 홍보동영상 제작도 지원할 예정이다.
또 본선에 오른 10개 팀 모두 도지사 상장을 받았으며, 올해 말까지 도내 어린이집, 요양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찾아가는 문화공연’에 참여하게 된다.
이날 행사장을 방문한 원옥동(남·73) 어르신은 “친구가 합창단으로 노래를 해서 구경왔는데, 다들 너무 멋있었다”며 “친구 따라 복지관에 다니는데 다음에는 오디션에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기상을 받은 버드내노인복지관 ‘사운드파파’는 평균 70대 어르신들로 구성된 밴드동아리로 드럼, 키보드, 트럼펫 등 다양한 악기로 공연을 펼쳤다. ⓒ 경기G뉴스 허선량
‘99세까지 팔팔하게 문화를 즐기는 끼가 톡톡 튀는 어르신을 무대로 초대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날 본선에는 현장오디션과 예선을 거쳐 선발된 10개 팀이 기악, 무용, 풍물, 합창, 국악, 농악 등 갈고닦은 다채로운 재능을 뽐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한편, 이날 어르신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로 효녀가수 현숙이 공연을 펼쳤다. 행사장은 콘서트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어르신들은 무대에 올라와 현숙과 함께 노래를 즐겼다.
“이별 앞에 몸을 숨긴 오빠를 잊어다오~ 세월 속에서 오빠는 잘 있단다~”
현숙의 ‘오빠는 잘 있단다’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경쟁이라는 것을 잊고 축제를 즐기는 듯했다.
현숙은 “오늘 행복하시죠? 저는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여기 어르신들이 젊은 에너지를 가지고 인생을 즐기시는 모습을 보니 부럽습니다. 9988톡톡쇼가 앞으로도 쭉 열리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어르신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로 효녀가수 현숙이 공연을 펼쳤다. 행사장은 콘서트장을 방불케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어르신들은 무대에 올라와 현숙과 함께 노래를 즐겼다. ⓒ 경기G뉴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