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9시 30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서 ‘따복경기 어린이집 제1호 개원식’이 열렸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아이 행복, 부모 안심, 보육교사 만족’을 핵심가치로 하는 경기도형 공보육 어린이집 ‘따복어린이집’이 6일 문을 열었다.
경기도는 6일 오전 9시 30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서 ‘따복경기 어린이집 제1호 개원식’을 개최했다. 이날 개원식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경기도의회 최지용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장,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회 이순희 의원, 교육위원회 권미나 의원, 한옥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장 등 내빈 10여 명과 어린이집 관계자, 학부모 50여 명이 참석했다.
따복경기 어린이집은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경기도에서 마련한 새로운 공보육 시스템이다. 도 산하기관인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에서 기존 민간어린이집을 임차해 국공립 어린이집 수준의 보육서비스를 같은 보육료로 제공한다. 도는 따복어린이집 정원 수에 따라 운영비와 취사부 인건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개원식에 참석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도는 영리추구를 배제함으로써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의 따복어린이집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회계에 대한 상시모니터링으로 회계 관리의 투명성 확보 ▲지속적인 서비스 질 관리가 가능한 상시 관리체계 구축 ▲시간 연장 보육 등 수요자 중심의 맞춤보육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따복어린이집은 열린 어린이집을 지향해 학부모에게 상시 개방되며 학부모 품앗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부모가 급식도우미로 나서거나 외부 견학 시 견학도우미로 나설 수 있다.
또 보육교사에게는 도가 제작한 교육교재로 사전자 직무교육을 실시해 전문성과 공공성을 높이고 국공립 어린이집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게 된다.
이날 개원한 따복경기 어린이집은 공모를 통해 원장을 선임했고, 보육교직원은 7명이 근무 중이다. 현재 전체 정원 62명 중 21명의 유아가 다니고 있다.
개원식에서 남경필 지사는 “모두가 만족하는 어린이집을 시작하게 됐다. 앞으로 성남에 2호, 하남에 3호를 시작으로 경기도 전체에 따복어린이집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최선을 다해 지역사회와 도가 함께 힘을 합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막식에서 하얀 천을 거둬내자 따복 어린이하우스를 상징하는 브랜드 마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최지용 도의회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장은 “따복어린이집이 민간어린이집의 문제점과 국공립 어린이집의 한계를 보완한 모델이 되길 바란다”며 “원장님을 비롯해 선생님들께서 주변 어린이집의 우수 모델로 만들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스스로 솔선수범해서 최고로 만들겠다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옥자 도 가족여성연구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부모, 어린이집 원장, 아동 그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어린이집 시스템을 바꿔보고자 시작한 것이 따복어린이집 사업”이라며 “아이를 키우는 것은 가정의 주요 기능이긴 하지만 사회가 함께 도와야 한다. 그동안 보육정책에서 소외됐던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어린이집을 세우겠다”고 전했다.
내빈 인사에 이어 이날 행사는 ▲제막식 ▲테이프 커팅식 ▲원내 둘러보기 ▲어린이집 학부모와의 간담회 순으로 진행됐다.
알록달록 칠해진 어린이집 벽면 위에 하얀 천막이 덮여있었다. 내빈들이 힘을 모아 천막 끈을 잡아당기자 ‘따복어린이집’ 브랜드 마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이날 테이프 커팅식은 앉아서 진행됐다. ⓒ 경기도청
제막식에 이어 어린이집 개원을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식이 진행됐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이날 테이프 커팅식은 앉아서 진행됐다.
야외 행사를 끝낸 내빈들은 어린이집 실내로 들어가 시설을 둘러봤다. ‘즐거운 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실내에는 햇빛이 들어와 따듯하고 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이곳에서는 뾰족한 모서리를 발견할 수 없었다.
등근 모서리에 주목한 남 지사는 “이런 디자인을 유니버셜디자인이라 한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말하는데, 곳곳에 어린이들을 배려한 점들이 돋보이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학부모 30여 명과 함께하는 간담회에서는 어린이집에 바라는 점, 교육 정책의 변화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어린이집 둘러보기가 끝난 후, 남 지사와 도의원들은 따복어린이집을 다니는 어린이들의 학부모 30여 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교실 바닥에 모여 앉은 이들은 차 한잔을 마시며 어린이집에 바라는 점, 교육 정책의 변화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이 셋을 키우고 있다는 직장인 A씨는 “비싼 어린이집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었는데 국공립 유치원과 같은 비용의 따복어린이집이 들어와 정말 좋다. 어린이집에서 유치원까지 확장할 계획은 없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순희 도의원은 “누리과정을 통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육과정이 모두 통합됐다. 행정상 분리됐을 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배우는 과정이 똑같기 때문에 유치원으로 확장할 계획은 없다. 하지만 분리된 시설에 맞는 또 다른 방안을 설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학부모 B씨는 “도에서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들었다. 따복어린이집도 그러한 정책 중 하나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엄마들의 의식을 바꾸지 않는 한 사교육 제도는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의식을 개선해보는 것이 어떤가?”라고 물었다.
B씨의 의견을 들은 남 지사는 “일리 있는 말씀이다. 사교육만 없애려 했지 사교육을 원하는 구성원들의 사고방식을 바꿀 생각은 못 했다. 실제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교실 한쪽에 마련된 소망트리에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담겨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이날 행사는 교실 한쪽에 꾸려진 소망트리에 ‘어린이집에 바라는 점’을 적어 붙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도는 이번 용인 따복 경기어린이집 개원을 시작으로 12월 내 하남시와 성남시에 각각 따복어린이집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한 2017년까지 시·군과 연계해 민간·가정 어린이집 5개소를 매입, 총 8개의 따복어린이집을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