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수원 경기도청 언제나민원실에서 80번째 ‘도지사 좀 만납시다’를 열고, 민원인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경기도청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9일 오전 수원 경기도청 언제나민원실에서 80번째 ‘도지사 좀 만납시다’를 열고 3건의 민원을 상담했다.
이날 상담된 민원은 ▲창조경제밸리 사업 관련 그린벨트해제 구역 조정 요청 ▲용인시 동천2지구 도시개발사업 내 아파트 매수 요청 ▲광교 택지개발지구 일상3블록, 상업부지로 개발 요청 등이다.
먼저 성남시에서 온 A씨는 현재 판교창조경제밸리 사업을 위해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금토동 일대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현재 거주 중인 주택 등이 위치한 필지가 그린벨트와 일반주거지역 경계선에 있어 철거가 어렵고, 향후 인접한 주택가 주거환경이 열악해질 것이 예상돼 그린벨트 해제 시 제척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만일 제척이 안될 경우, 건물들이 고층으로 올라가면 시각적인 문제나 환경적인 문제 등이 일어날 수 있어 건축물을 최대 50미터 후퇴시켜야 한다. 소방도로와 같은 기반시설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지역의 제척은 어려우나 현재 25미터까지 건축물 후퇴를 받아들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반시설 마련의 건은 국토부와 공동사업시행자(경기도, 성남시, LH, 경기도시공사) 간 협약에 의해 사업 후 개발 이익이 나면 합의하에 설치할 수 있다”며 “향후 검토를 통해 주민 불편 사항을 최대한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경필 지사는 “전체적으로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담당 팀장님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면서 “문제는 제가 잘 알겠으니 상의를 더하셔서 대안을 찾길 바란다. 제가 계속해서 보고를 받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로 남 지사를 만난 용인시 동천2지구 삼성쉐르빌 아파트 주민들은 “우리 아파트는 4층인데 35미터 떨어진 곳에 36층 건물이 짓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앞마당이 될 상황”이라며 “비산먼지와 소음 등으로 여름에 문도 못 열고 커튼을 치고 살았다. 구체적 이주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처음엔 19층을 짓는다더니 어느 날 갑자기 36층으로 변경됐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원인들은 이들 소유의 집을 매수해 줄 것을 용인시에 요구했으나 미수용하고 있어 이에 대해 도에서 조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모든 권한은 시(市)가 갖고 있는 실정이다.
이 자리에는 용인시 주택과 공무원도 자리했다. 그는 “건물의 층수 높이 등은 도시개발사업을 하며 세부적으로 정해졌고, 도시개발법에 의해 사업이 승인됐다. 19층 이야기를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지만 그런 결정은 없었다. 처음부터 37층으로 결정이 났었다”고 말했다.
남경필 지사는 이에 “양쪽의 말씀이 다른데, 정말 우리가 해드릴 게 없느냐”고 담당자에게 질문했다.
이에 배재헌 도 도시개발팀장은 “일조권과 관련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이 건축 예정지는 남측에 위치해 있어서 일조권에 영향을 주는 것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분진과 소음 등으로 인한 피해는 정부의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안내했다.
남경필 지사는 “민원을 상담하면 솔직하게 ‘된다’, ‘안 된다’ 를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민원인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면서 “아쉽지만 이번 문제는 경기도에서 해결해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 오늘 우리 팀장님과 함께 용인시 관계자와 이야기를 더 해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수원 광교지구의 주민들은 “일상3블록에 당초 백화점 입점 개발계획에 부합하도록 상업시설(백화점, 대형마트)이 입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도 공공택지과 이성기 개발관리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지역은 2007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사업을 공모하고 경쟁입찰을 했는데 백화점 유치가 좌절됐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경기도시공사가 MDM플러스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팀장은 “현재 확정된 사업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허가권자는 수원시장이다. 회의를 통해 건축계획을 검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원인들은 “집 주변에 무엇 하나 제대로 살 수 있는 곳이 없다. 광교 중앙이나 인계동까지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상업부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획단계에서부터의 관리를 부탁했다.
남 지사는 “오늘 당장 답을 드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저도 여기 자주 지나다니는 곳이니 앞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경필 지사는 ‘도지사 좀 만납시다’를 통해 지난 79회차까지 총 422건의 민원을 상담했으며, 이 가운데 386건이 처리 완료됐다. 남 지사는 이날 오후에도 의정부 북부청사에서 민원상담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