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경기도, 도 감염병관리지원단, 성남시, 의료기관이 합동으로 신종 감염병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신종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고,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도민건강 안전망 구축에 나섰다.
경기도는 5일 오후 2시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 성남시, 의료기관과 합동으로 신종 감염병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개최했다.
이날 훈련에는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비롯해 김진흥 성남시 부시장, 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장, 전국 시‧도 및 시‧군‧구 감염병 관계자 100여 명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훈련에는 성남시 분당보건소,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참여했다.
신종 감염병 위기대응 모의훈련에서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왼쪽에서 다섯 번째)를 비롯한 참석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이날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신종·재출현 감염병으로 인한 위기상황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 시스템 구축과 훈련된 인력 확대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도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전문적이고 다양한 훈련 실시로 감염병을 사전에 신속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조정옥 경기도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번 훈련으로 신종 감염병의 국내 발생에 대비한 단계별 사전 점검을 마쳤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의 반복된 훈련과 전 시·군에 대한 교육 등 역량 강화를 통해 감염병 대응 체계를 견고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의심환자 상황극으로 감염병 대응 훈련효과 극대화
에볼라 바이러스병 의심환자 도내 유입 상황을 가정한 현장 모의훈련은 ▲에볼라 의심환자 발생에 기관별 대응 ▲개인보호복 착‧탈의 시연 ▲경기도 감염병정보시스템 연계 활용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생물테러로 인한 신종 감염병 발생을 가정해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관계기관별로 역할을 수행하는 현장 훈련으로 진행됐다.
이는 에볼라바이러스 발생국에서 입국한 시민의 의심 신고로 상황극이 시작돼 국가입원치료 병상 격리이송, 검체 채취, 역학조사, 접촉자 관리 등의 과정을 훈련하는 방식이다.
먼저, 상황극에서 김감염 씨는 2017년 8월 23일부터 9월 1일 아프리카 DR콩고에 체류했고, 9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 씨는 검역소에서 건강상태 질문서 작성 후 귀가했고, 이날 오후 4시 30분 분당구 소재 자택으로 귀가해 휴식을 취했다. 이어 분당구보건소는 9월 1일 지침에 따라 발열 등 1일 2회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감염병 대응팀이 감염병 의심환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2017년 9월 4일 오전 8시 30분, 김 씨는 성남시 신흥동에 위치한 회사에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했다. 분당구 보건소 모니터링에 따르면, 김 씨의 증상에 대해 단순한 과로로 판단했다. 9월 5일 분당구 보건소에서 모니터링 전화를 통해 김 씨의 발열, 설사 등을 체크했다. 에볼라 증상으로 의심하고 주변사람과 접속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또한 분당구 보건소에서 경기도 역학조사관에게 김 씨가 금일 자가로 체크한 체온이 31.8℃에 설사 증상을 보인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역학조사관은 경기도 감염병대응 시스템을 통해 유관기관에 알리는 한편,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반에 보고했다. 또한 입원 병상 확보를 주문했다.
이어 경기도 역학조사관과 성남 분당구보건소(감염병 대응팀)는 김감염 씨 집에 도착해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현장 출동에 앞서 감염병 대응팀은 손소독을 비롯해 소독복을 착용했다.
훈련에서 감염병 대응팀이 감염 의심자 집에서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감염병 대응팀이 영상회의를 통해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역학조사는 적외선 체온계의 체온 측정(20분 간격), 감염경로, 증상 최초 발생일 등의 체크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서 감염 의심자의 정보는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해 경기도, 성남시 등이 참여한 영상회의를 통해 공유되고 논의됐다.
경기도 역학조사관은 김감염 씨의 동의를 받고 김 씨의 휴대폰으로 얼굴 등을 찍고, 김 씨의 집에 대해 소독을 실시했다. 이후 감염팀 관계자들은 각각의 탈의 단계에 손소독을 하며 앞치마를 시작으로 걷덧신, 겉장갑, 안면보호구, 보호복 및 속덧신, N95마스크, 장갑 등을 탈의해 폐기물통에 수거했다.
그다음으로 국가지정 입원격리병상(분당서울대병원) 격리 이송에 나섰다. 병원에선 손소독, 장갑, 보호복, 덧신, 마스크, 고글, 겉장갑, 손소독 등 보호복을 착용했다. 차량소독제로 차량도 소독했다. 보호복 탈의 순서는 겉장갑, 덧신, 후두, 보호복, 고글, 속장갑, 마스크 등을 탈의하며 각 탈의 단계마다 손소독을 실시했다. 격리 의료폐기물은 전용 용기 밀폐하고 소독했다.
다음 상황으로 김감염 씨를 국가병동 음압병실에 입원시키고, 혈압‧체온 등 기본진료를 시행했다. 환자로부터 검체를 채취해 인계하고, 정밀조사를 통해 에볼라바이러스병 체크리스트 작성, 1차 접속자 분류를 통해 경기도 방역대책반에 통보했다. 이에 도 방역대책반은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방역 및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성남시보건소는 환자에 대한 정보를 시스템에 등록하고, 김 씨의 회사동료인 의심환자에 대해 유관 보건소 등에서 안내 통화를 실시했다. 자가격리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증상이 나타난 에볼라 의심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마지막으로 위기경보를 경계경보로 상황을 설정하고, 경기도-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경기도 역학조사관-성남시 분당구보건소 등의 관계자들이 긴급대책회의를 통해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 훈련 참여기관별 임무 및 역할 점검
앞서 이날 훈련을 위해 경기도 감염병관리과는 시‧군 보건소 및 전국 감염병 관계자들에게 참석을 독려했다.
또한 성남시 분당구보건소는 훈련 세부계획 수립을 비롯해 예산 집행 등 훈련 전반을 담당했으며,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에선 시나리오 작성 등 준비 및 기술 지원을 하고 훈련에 참여했다.
■ 전국 최초로 마련된 경기도감염병정보시스템 활용 훈련
이번 훈련은 전국 최초로 감염병 예방 및 관리 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구축된 경기도 감염병정보시스템을 활용하는 첫 훈련으로, 이를 참관한 감염병 담당자 및 전문가가 시스템 활용 및 개선 방안 등 의견을 나눴다.
이희영 경기도 감염병관리단장은 “이런 교육이 계속되고, 상시 교육장소가 경기도 안에 마련됐으면 한다”며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서 다양한 상황에 대한 재연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VR로 다양한 실제상황을 개발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진흥 성남시 부시장은 “여러 기관에서 함께 한 실시간 감염병 대응 프로세스를 인상 깊게 봤다”며 “다량의 환자 발생, 환자 잠적 등의 돌발 상황을 훈련을 통해 보완한다면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장은 “감염병 대응훈련이 눈에 안 보이는 것을 시각화하기에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다”며 “역할 분담을 잘 해주셔서 감염병 대응훈련이 발전된 것 같아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지역사회에서 공중보건 관리, 병원 진료가 준비가 잘돼야 하고, 오늘 많은 부분을 보여주셔서 지적할 부분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실제 의사결정 과정을 본 것이 공부가 됐고, 의료기관과 행정기관 간 의사소통이 잘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평했다.
이날 훈련에는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비롯해 김진흥 성남시 부시장, 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장, 전국 시‧도 및 시‧군‧구 감염병 관계자 100여 명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훈련에는 성남시 분당보건소,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참여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현정희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팀장은 “확산 이후 상황에서 유관기관과 협력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며 “(상황극에서) 패널, 영상, 동선 표시 등을 이용한 방법은 이해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김은미 성남시 수정구보건소장은 “실제상황 발생시, 보호복을 입는 순서와 벗는 순서를 지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보호복 착용 및 탈의 방법을 단순화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번 훈련은 매년 중앙에서 주도한 것과 달리 경기도와 시‧군에서 직접 실시했으며, 감염병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훈련 방식을 업그레이드한 것이 특징이었다. 특히 국내외 AI, 메르스, 에볼라 등 신종·재출현 감염병의 발생 위험이 급증한 가운데, 국내 신종감염병 유입 시 신속·정확한 대응 능력 제고를 위해 마련돼 의미를 더했다.
도는 사후 계획으로 훈련 영상을 공개해 토론회를 갖고 교육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도는 현재 신속대응반을 연중 운영하고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3개소 19실 23병상 및 의료진 가동태세 유지, 위험지역 입국자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실시 등을 통해 신종감염병 국내 유입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경기도는 사후 계획으로 훈련 영상을 공개해 토론회를 갖고 교육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 경기G뉴스 고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