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7일 오후 5시 이재율 행정1부지사 주재로 감염병정보시스템을 활용, 모바일과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신종 감염병 위기대응훈련 평가회’를 가졌다. ⓒ 경기G뉴스 허선량
2015년 5월 60대 남성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발해 바레인을 거쳐 한국에 입국했고, 같은 달 20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15년 하반기 대한민국을 엄습,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는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정부와 의료기관은 제대로 된 매뉴얼 하나 없이 우왕좌왕하며 사태를 키웠고, 그 결과 총 186명 감염, 38명이 아까운 생명을 잃어야 했다.
이를 교훈 삼아 경기도는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감염병관리과를 신설했고, 전국 최초로 감염병 예방 및 관리 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경기도감염병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 빈틈없는 준비만이 위기 막아
경기도는 지난 5일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 성남시 분당보건소,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내 신종감염병 유입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2017 감염병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7일 오후 5시 이재율 행정1부지사 주재로 감염병정보시스템을 활용, 모바일과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신종 감염병 위기대응훈련 평가회를 가졌다.
이날 평가회는 이재율 행정1부지사를 비롯해 경기도의료원 유병욱 원장, 감염병관리지원단 이희영 단장, 조수남 부단장, 유석현 역학조사관이 참석한 가운데 송유면 도 복지여성실장, 명재일 분당구보건소장, 명지병원 곽상금 감염관리실장, 도내 46개 시·군 보건소 관계자가 함께 영상 토론을 진행했다.
이재율 행정1부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경기도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많은 반성과 함께 이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준비를 해왔다”며 “특히 5일 진행한 ‘감염병 위기대응 모의훈련’은 경기도가 그동안 준비해 온 체계적인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다시금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일 훈련 후 인근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음압시설을 갖춘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둘러봤다. 메르스 사태 당시 이 시설과 시스템을 갖췄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며 “시설과 시스템을 갖췄으니 이제는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해 위기상황에 대처할지가 관건이다. 지난 훈련의 아쉬움과 개선점을 허심탄회하게 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지난 5일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해 음압시설을 갖춘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둘러봤다. ⓒ 경기도 감염병관리과
이날 회의는 이희영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장의 위기대응훈련 모델 영상자료 브리핑과 훈련 성과보고에 이어 보건소와 주요 감염병관리기관이 참여하는 전체토론으로 진행됐다.
이희영 단장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발생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진행했다”며 “기존 훈련과 다른 점은 도와 시·군이 합동으로 훈련을 추진했다는 것과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구축한 감염병정보시스템을 활용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훈련을 계기로 앞으로 참여 시·군을 더욱 확대해 다양한 대응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상황의 모의훈련 실시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시나리오 개발 ▲담당 실무자의 지속적인 반복훈련 ▲상시 훈련장 구축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 감염병정보시스템 활용방안 논의
이재율 부지사는 “모의훈련 당시 감염병 발생 시 민간병원과의 협력 상황은 어땠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양경호 도 역학조사관은 “훈련이 진행된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감염병 환자와 의료진이 들어오는 공간이 분리된 만큼 다른 환자와 차단이 잘됐다”며 “특히 올해 분당서울대병원에 음압병동이 생기면서 경기도에서 대량으로 감염병 환자가 발생하더라도 1차 저지선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곽상금 명지병원 감염관리실장도 “의료진 안전 확보를 위해서라도 보호복 착탈의 훈련이 반복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이 외에도 감염병 환자들의 경우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병원으로 이송되다보니 병동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율 부지사는 “도민이 건강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재난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G뉴스 허선량
이날 토론 결과, 도는 신종·해외유입감염병의 신속대응과 감염병 위기상황 대응을 위해 감염병정보시스템을 활용한 전문가 개입 및 유관기관 간 정보공유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또 시·군과 감염병관리기관에 대한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급성호흡기 감염, 접촉감염 등 질병 특성에 따른 매뉴얼도 현장감 있게 개선하기로 했다.
조정옥 도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번 모의훈련은 경기도가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감염병관리과를 신설하고 마련한 대규모 합동훈련”이라며 “특히 올해 훈련은 감염병정보시스템을 활용해 단순히 훈련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훈련과정을 공유해 교육적인 효과를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실시간 방송중계 시스템을 보완하는 등 현장 상황을 전국에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재율 부지사는 “혹시 헛점이 없는지 단계별로 확인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도민이 건강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감염병으로 인한 사회재난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는 메르스 등 신종감염병 발생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국가지정 수준의 음압병실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음압병실은 기압차를 이용해 병실 내부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병원균과 바리어스의 외부 확산을 막는 병실을 말한다.
도내 음압병실은 명지병원 11병상, 국군수도병원 3병상, 분당서울대병원 9병상 등 총 23병상이 가동 중이다.
조정옥 도 감염병관리과장은 “올해 훈련은 감염병정보시스템을 활용해 단순히 훈련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훈련과정을 공유해 교육적인 효과를 높였다”고 말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