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가까이하지 않던 사람이 책을 읽기로 결심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어떤 책을 읽을지 결정하는 일이다. 물론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나 시즌별 추천도서를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이왕이면 나만의 도서 선택 기준을 정하고 독서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지 애매하다면, ‘경기’를 추천한다.
경기문학 시리즈는 경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지불하고 그들의 작품을 시리즈물로 출간한 것이다. ⓒ 경기문화재단
문학이라는 경이(驚異)를 기록(記錄)한다는 의미의 ‘2017년 경기문학 시리즈’가 발간됐다. 경기문학 시리즈는 경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지불하는 한편 그들의 선정 작품을 시리즈물로 출간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소설집 7권과 18명 시인의 시를 묶은 시집 1권 등 총 8권이 나왔다. 김기우, 민병훈, 박찬순, 윤순례, 이세은, 정수리, 황시운 등 소설가와 권민경, 김은후, 김진규, 김춘리, 문성해, 민승희, 박완호, 안은숙, 유종인, 윤의섭, 이문숙, 이윤학, 장유정, 정다연, 조경선, 조규남, 최정례, 하린 등 시인의 작품을 읽을 수 있다.
소설집은 권마다 2편의 단편소설 또는 1편의 중편소설로 구성돼 있다. 김기우 작가는 가족과 결별하고 살아가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달의 무늬’를, 신진 작가인 민병훈은 유스호스텔의 몰락 원인을 탐색하러 온 파견 직원이 겪은 일을 담은 ‘파견’을, 박찬순 작가는 남북 음악가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서해 최북단 섬에서 펼치는 연주회를 다룬 ‘북남시집 오케스트라’를 선보인다. 윤순례 작가는 막장 인생을 사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고, 정수리 작가는 경제적 능력 없이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 황시운 작가는 생존의 어려움을 겪고 사육당하는 삶을 택한 주인공을 보여준다.
경기문학 시리즈는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작고 얇은 문고 판형으로 내놨으며, 정가는 4000원으로 책정했다. 한편 2016년부터 시작한 이 시리즈는 지난해 소설가 1인당 단편 2편 혹은 중편 1편을 한 권으로 묶은 소설집 9권과 시인 14인의 시를 모은 시집 1권 등 총 10권을 발간한 바 있다.
2016년 시리즈
01. 학생댁 유씨씨 김종광
02. 인생은 오렌지 김주현
03.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배수아
04. 눈 위, 돋을새김 오은희
05. 인형놀이 이세은
06. 월요일의 게이트볼 이아타
07. 구조조정 정현웅
08. 말의 미소 채영신
09. 슬픈 아다라시 황혜련
10. 언.어.총.회 금은돌, 기혁, 김개미, 김은경, 김지유, 박진이, 박후기, 성향숙, 윤대현, 이종숙, 정수자, 조길성, 최호일, 휘민
2017년 시리즈
11. 달의 무늬 김기우
12. 파견 민병훈
13. 북남시집 오케스트라 박찬순
14. 한여름 비치파라솔 안에서의 사랑법 윤순례
15. 은하철도 쿠팡맨 이세은
16. 아들을 위하여 정수리
17. 홈(HOME) 황시운
18. 언어의 시(時), 시(詩)의 언어 권민경, 김은후, 김진규, 김춘리, 문성해, 민승희, 박완호, 안은숙, 유종인, 윤의섭, 이문숙, 이윤학, 장유정, 정다연, 조경선, 조규남, 최정례, 하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