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사람과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나, 최근 발생한 사건 사고로 유기견 및 맹견 관리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황금 개띠의 해’ 무술년(戊戌年)을 맞아 올바른 반려견 문화 조성을 위한 해법을 찾아본다.[편집자 주]
오래전부터 함께 해온 인간과 개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졌다. 하지만 반려견 및 유기견으로 인해 발생한 각종 사건 사고로 인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집을 지키거나 즐거움을 주는 동물에서 친구 또는 가족으로!”
오래전부터 함께 해온 인간과 개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졌다. 하지만 반려견 및 유기견으로 인해 발생한 각종 사건 사고로 인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 한 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이 모 음식점 대표를 물어 패혈증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반려견은 이전에도 사람을 물었던 개였으나 견주의 제대로 된 관리가 없이 방치돼 사고가 난 것이다.
또한 유기견의 경우 한 해 약 10만 마리가 생기고 그 중 절반의 숫자가 안락사를 당하고 있다.
이에 경기G뉴스는 전문가들을 만나 반려견 사고의 원인과 해결책, 유기견 급증 현상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개도 사람처럼 사회화 과정이 필수” - 최용석 위너스 반려견 스쿨 대표
최용석 위너스 반려견 스쿨 대표가 반려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예전에 한 반려견을 데리러 갔는데 견주가 화를 내더군요. 한 어르신께서 개를 엘리베이터에 태웠다고 화를 내며, 경찰서에 가자고 했다는 거예요. 또 최근에는 거주지 근처 공터에 반려견 입장 금지 팻말이 생기는 등 반려견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아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위치한 위너스 반려견 스쿨의 최용석 대표는 “견주들은 반려견을 충분히 교육시키고, 비애견인은 반려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서로 양보해야 할 것”이라며 “반려견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화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용석 대표는 반려견 관련 사고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화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두려움 때문이에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화 교육이 필수적이죠. 외국처럼 ‘퍼피 파티(Puppy Party)’ 등을 통해 강아지들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거워하는 성견으로 자라나도록 해야 합니다.”
최용석 대표는 “모든 개들이 새로운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며 “반려견 사회화 교육은 태어난 지 4주에서 16주 사이에 진행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질병 감염 예방 등의 이유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사회성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하지 못하니 산책을 나가면 반려견끼리 싸우거나 사람을 공격하게 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견주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졌다.
“반려견들이 차를 타고 제일 자주 가는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병원, 미용실이에요. 개의 입장에서 딱히 즐겁고 좋은 곳은 아니죠. 그렇다 보니 개들은 그곳을 꺼려하게 되고 자연히 사회성을 키우기 어렵게 되겠죠. 결국 차 타는 것조차도 싫어하게 돼요. 마치 노이로제에 걸린 것처럼.”
20여 년간 반려견 교육을 진행해온 최용석 대표는 어질리티 교육, 학생 대상 동물매개활동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해왔다. ⓒ 경기G뉴스
최 대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반려견의 사회화 교육의 첫 번째 단계로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화 교육은 특정 품종에서 태어난 동물이 자신들의 어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한 사회적인 기술들을 어린 시절(4주~16주)에 배우는 과정으로 프로그램은 어린 반려견들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경험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진행된다.
보통 ‘앉아, ’엎드려‘를 반복시켜 연습하는 ‘퍼피 푸쉬업’, 반려견 코에 비스킷을 두고 앉아와 기다려를 학습시키는 ‘비스킷 밸런스’, 반려견을 가장 오래 엎드리게 해 ‘엎드려’와 ‘기다려’를 학습시키는 ‘드롭 데드 도그’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반려견들이 사회화 교육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반려견들은 낯선 사람들과 있는 것을 즐거워하고 다른 종의 구성원의 행위를 예측해 그들과 성공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배운다. 무엇보다 무리와 놀이를 통해 무는 것을 억제하는 것을 배워 물 가능성도 현저히 줄어든다. 단, 반려견들을 만지기 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 후 스킨십을 해야 한다.
최용석 대표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동물매개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경기G뉴스
이 외에도 최 대표는 기본적인 예의와 자리교육, 그리고 일을 부여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통 반려견들은 산책 나가기 전 흥분도가 최고조에 이르게 되거든요. 그때를 잘 잡아줘야지 산책할 때나 평소의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어요. 잡는 법은 어렵지 않아요. 주인이 반려견보다 먼저 나간 다음에 반려견을 불러 순서를 확실하게 정해주는 거죠.”
자리 교육에 대해서는 “반려견들은 자기만의 공간이 있어야 심리적으로 불안해하지 않는다. 그런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특정 자리에 간식을 미리 마련해두거나 그곳에 있을 때마다 던져주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 대표는 많은 견주들이 오류를 범하는 ‘일을 주는 법’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대부분의 반려견들은 일을 주지 않으면 자신의 일을 집 지키는 걸로 인식해 잠도 잘 못 자고 주인을 약한 존재로 인식해 말을 듣지 않게 돼요. 아마 많은 분들이 간식 없이 이름을 불러도 오지 않는 아이들을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견 입장으로서 주인에게 어떻게 해야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를 제대로 인식시켜 주는 게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기본적인 복종훈련으로 상하관계를 잘 형성해 일을 부여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반려견은 꼭 이렇게 입양하길 바란다며 메시지를 전했다.
“반려견을 분양받을 때는 충분히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샵에서의 분양과 어린 강아지들의 분양은 아이들 정서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모르기 때문에 되도록 유기견 및 다른 곳에서 분양받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견주분들이 꼭 공부하셔서 본인의 반려견에 대해 아셔야 해요. 초기에 훈련을 잘 잡으면 이후가 편하니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하며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 “반려동물 등록제 제대로 정착시켜야” - 한병진 작은친구 동물병원 원장
한병진 작은친구 동물병원 원장이 유기견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미국에서도 안락사 당하는 유기견, 반려견들은 대부분 무는 아이들이에요. 방법을 조금만 바꾸면 살릴 수 있는데 너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과거 무는 애들을 입양시키기 위해 송곳니를 자르는 수술을 진행했었는데 윤리적으로 어떨지는 몰라도 한 생명을 구하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고양시에서 유기견을 입양시켜주는 ‘고유거(고양시 유기동물 거리입양 캠페인)’에서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한병진 작은친구 동물병원 원장은 “안락사 당하는 유기견들은 과거 대부분 반려견이었다”라며 “유기견 발생의 원인은 반려견을 잃어버리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 원장은 현재 유기견들 대부분은 집에서 잃어버린 반려견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한병진 원장은 ‘고유거’ 활동을 통해 얻은 통계자료를 설명하며 문제점을 꼬집었다.
“현재 유기견들 80% 이상이 중성화수술이 안 돼 있고 3살 이하의 어린 반려견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반려견들은 발정기 때 집을 많이 나가게 되는데 수컷의 비율이 암컷보다 높습니다. 흔히들 버린다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통계수치죠.”
“또한, 공식적으로 한 해 10만 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하는데 그중 4~5만 마리가 안락사 당합니다. 그래 놓고 ‘자연을 사랑하자’, ‘생명을 소중히 하자’라는 말을 늘어놓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현재 동물등록법이 의무화된 지 4년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단속이 안 이뤄지고 또 견주들도 의지가 없으니 안 좋은 일만 되풀이 되는 것이죠.”
한 원장은 “이렇게 발생한 유기견 문제는 생명존중 사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더 나아가 인간 생명에도 무관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이 외에도 보호비용, 안락사 비용 등으로 발생하는 세금 낭비와 한 사람이 많은 개들을 떠맡고 살아 인생을 잃어버리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유기견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는 한병진 원장. ⓒ 경기G뉴스 허선량
이에 한 원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내장형 동물 등록칩’의 활성화를 제시했다.
“‘내장형 동물 등록칩’은 유기견과 견주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장치인데 윤리적인 문제를 운운하며 목걸이도 되지 않냐는 의견들도 나옵니다. 하지만 집을 나가는 개들은 목걸이를 항상 차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효과는 미비하죠. 칩의 경우 피부를 살짝 도려내어 이식하기에 분실 위험도 적고 질병 감염성도 적어 안전성도 확보됐어요. 제3자가 봐도 효율성이나 다른 면으로 봐도 훨씬 이득이죠.”
실제로 경기도에도 지난 2014년 1월 1일부로 동물등록법이 모든 시·군 내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3개월 이상의 개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미등록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관할 시·군·구에서 지정한 동물병원 등 동물등록 대행기관을 방문해 동물등록신청서를 작성하고, 무선식별장치가 저장된 칩을 피부 밑에 삽입하는 내장형, 목걸이 등 외부에 부착하는 외장형, 등록 인식표로 대체하는 방식 등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해 구입한 후 수수료를 납부하면 된다.
덧붙여 한 원장은 “외국의 경우에는 40시간 교육 이수로 허가증을 받아야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단계적으로 제도를 확립해 반려견에 대한 이해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반려견을 위한 법안도 실질적으로 운영돼야 반려견에 대한 복지제도와 유기견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려견 제도 확립안도 제시했다.
한병진 원장은 매주 토요일 ‘고유거(고양시 유기동물 거리입양 캠페인)’를 운영, 유기견들을 입양시켜 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고유거 봉사활동자들의 모습. ⓒ 경기G뉴스
한 원장은 보통 유기견들을 입양할 때는 무엇보다 그 강아지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자신의 집안 사정과 강아지의 특성을 고려한 뒤 전문가와의 상의가 필요하다고.
“유기견들을 입양할 때 좋은 점은 보통 동물병원에서 종합백신 및 건강검진이 다 된 아이들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익숙지 못한 환경에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게 좋습니다. 이 외에도 목욕을 빨리 시키면 면역력이 떨어지니 천천히 시키고, 교육도 처음에는 칭찬 위주로 진행해 신뢰를 형성한 뒤에 혼을 내시는게 좋습니다. 견주들에게 드리는 팁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원장은 입양이란 생명존중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입양은 한 생명을 구하는 귀중한 일입니다. 유기견이라는 한 생명을 존중함으로써 사회전반의 생명존중 사상이 퍼질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한 동물을 사랑하는 행위가 곧 인간과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같음을 깨달아 반려견과 유기견들을 아껴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