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현장 속으로]는 도민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경기도 및 산하기관의 각종 현장 이슈와 활약상을 생생하게 전하는 <경기G뉴스>의 기획시리즈입니다. 33번째로 최근 인플루엔자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도내 감염병 관리 현장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을 찾았습니다. [편집자 주]
23일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내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 긴급상황실에서 도와 분당보건소, 보건환경연구원 업무 담당자들이 ‘감염병관리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영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환자 186명, 사망 38명, 치사율 20.4%, 격리 인원 1만6,693명, 손실액 약 10조원 추정’
이는 지난 2015년 발생한 메르스(MERS·메르스) 사태가 남긴 상처다. 당시 정부는 초기대응 실패로 방역의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감염을 확산시켰다.
뿐만 아니라 감염병 방역의 기본인 확진자의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를 키운 요인으로 ▲준비 부족 ▲초기 대응 실패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부재를 꼽았다.
국가적 재난이었던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이후 도내 감염병 관리와 의료현장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최근 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제2의 메르스’를 막기 위해 감염병 관리 현장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을 찾았다.
■ 경기도 감염병 관리의 ‘컨트롤타워’
“날씨가 많이 춥죠? 한동안 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하더니 다행히 이번 주에는 주춤하네요.”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에서 만난 조수남 부단장. 감염병 감시와 관리에 늘 촉을 세우고 있는 감염병관리지원단의 업무를 반영하듯 그의 인사에는 도내 감염병의 동향이 담겨 있었다.
조수남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효과적인 감염병 관리를 위해선 ‘철저한 감시와 정보의 공유’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감염병관리지원단 홈페이지(www.gidcc.or.kr)에 들어오면 감염병의 종류는 물론이고 31개 시·군 신고건수, 발생률 등 도내 현황을 누구든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요. 현재 어떤 감염병이 유행하는지 알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조심할 수 있는 셈이죠.”
조 부단장은 효과적인 감염병 관리를 위해선 ‘철저한 감시와 정보의 공유’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상황을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정확한 정보가 공유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어요. 그나마 도는 1년 앞선 2014년, 전국 최초로 개설된 경기도감염병관리본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면서 메르스 확산 방지에 나설 수 있었죠.”
경기도감염병관리본부는 메르스 사태 당시 메르스 확진 환자가 격리돼 있던 수원병원으로 사무실을 이전, 환자 입원과 이송을 전담하는 것은 물론 메르스 확산에 따른 공포감을 해소하기 위한 도민과의 소통도 전담하는 등 최일선에서 메르스 극복을 위해 활동했다.
경기도는 지난 2014년 광역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지역실정에 맞는 감염병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해 ‘감염병관리본부’를 설립했다. ⓒ 경기G뉴스 허선량
■ 전국 최초 지역 맞춤형 감염관리 체계 구축
감염병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관리하게 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은 중앙부처인 질병관리본부가 주도해 관리해 온 게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도는 지난 2014년 광역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지역실정에 맞는 감염병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해 ‘감염병관리본부’를 설립했다.
“전국이 아닌 경기도 차원의 주도적인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어요. 예를 들어 감염병이 유행할 때, 질병관리본부는 발생지역과 발생량 등이 일정기준에 도달하면 주의보를 발령해요. 문제는 경기도에서 감염병이 먼저 발생했을 경우죠. 주의보 발령까지 시간차로 인해 초기대응에 실패하게 되는 것이에요.”
즉, 경기도 감염병관리본부의 등장은 도 차원의 감염병 발생현황 감시와 데이터화를 통해 지역 실정에 맞는 촘촘한 감염병 관리와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2014년 설립 초기, 지원단의 역할에 대한 고민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점점 구체화됐어요. 2016년에는 메르스 사태를 통해 도출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염병 대응 민관협력 의료전달체계’ 구성과 ‘감염병 위기대응 종합계획’ 등 감염병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어요.”
특히, 지원단은 위기 대응 소통시스템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감염병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은 지난해 9월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신종 감염병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 경기G뉴스 고정현
■ 감염병관리정보시스템으로 위기대응능력 UP!
지난해 4월 구축 완료한 ‘감염병관리정보시스템’의 기능은 ▲위기대응 영상회의 ▲도와 감염병관리지원단, 시·군 보건소, 보건환경연구원 등 도내 감염병 업무 담당자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 ▲감염병 정보생성·공유 목적의 홈페이지 ▲빅데이터 시스템 등이다.
우선, 위기대응 영상회의 기능은 환자와의 접근이 불가능한 감염병의 특성을 고려한 소통프로그램이다. 감염병 발생 등의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환자나 현장에 있는 사람이 경기도에 신고를 하면 시스템이 가동된다.
도와 감염병관리지원단은 관련 전문가와 질병관리 담당자에게 문자로 상황발생을 알리고, 업무 관련자들은 영상장비가 장착된 PC 또는 모바일 기기로 접속해 최대 180명까지 동시에 영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또, 경기도감여병관리지원단 홈페이지는 도민들에게 감염병에 대한 상세정보와 실시간 경기도 감염병 발생현황, 감염병 지침, 인포그래픽 등을 쉽고 빠르게 제공하고, 커뮤티케이션 채널은 역학조사 요청이나 업무 공유 등 민간의료기관과 감염병관리 담당자간 소통창구역할을 담당한다.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이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 제공
조 부단장은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현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영상으로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각 기관 간 환자 현황, 치료시설 현황 등을 공유하며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며 “또 역학조사 등 업무 공유도 가능한 만큼 현장에서 활용도와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의 ‘감염병관리정보시스템’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6%가 현재 감염병관리정보시스템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고, 68.5%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난용 분당보건소 감염병대응팀 주무관은 “위기 상황에서 유선 상 말로만 상황을 전달하다보면 아무래도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영상회의의 경우 현장을 함께 실시간으로 보면서 정보를 공유하니 상황 이해도가 높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소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감염병연구부 주무관도 “업무를 하다보면 경기도만의 통계가 필요한데 따로 뽑지 않아도 감염병관리지원단 홈페이지를 통해 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다”며 “업무에 도움이 크다”고 밝혔다.
지원단은 이번 만족도조사를 토대로 올해에는 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고도화를 통해 기능을 개선해 업무 활용률을 높일 계획이다.
또 도민에게 도내 감염병 정보를 보다 손쉽게 알리기 위해 도(www.gg.go.kr)와 지원단(www.gidcc.or.kr) 홈페이지 연계는 물론 추후 시·군 보건소와 보건환경연구원 홈페이지를 연계해 시스템을 확대할 예정이다.
경기도감여병관리지원단 홈페이지는 도민들에게 감염병에 대한 상세정보와 실시간 경기도 감염병 발생현황, 감염병 지침, 인포그래픽 등을 쉽고 빠르게 제공한다. ⓒ 경기G뉴스